주간동아 637

2008.05.27

‘디토’가 들려주는 슈베르트의 ‘송어’

  • 정현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08-05-21 10:1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디토’가 들려주는 슈베르트의 ‘송어’

    새 멤버들을 보강한 실내악그룹 ‘디토’.

    지난해 6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결성된 앙상블 ‘디토’(Ditto·동감, 기분전환을 뜻하는 divertimento의 줄임말)의 공연은 이름처럼 활기 있고 참신했다. 출중한 외모와 실력으로 ‘클래식계의 꽃미남들’로 불리며 열성팬을 불러모은 디토는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예술의전당 실내악 리사이틀을 전석 매진으로 마감했다. 이들은 브람스 피아노 4중주와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등을 박력 있고 낭만적인 선율에 실어 들려줬다.

    올해 디토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수필가 피천득의 외손자이자 지난해 뉴욕필과 협연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재키, 첼리스트 요요마가 발굴하고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인정받은 베이시스트 다쑨 창을 새 멤버로 영입해 전력을 증강했다. 이들은 기존 멤버인 용재 오닐과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 첼리스트 패트릭 지와 호흡을 맞춰 6월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한다.

    나고 자란 곳이 다르고 현재 전 세계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일시적으로 만났다. 연주곡은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K423, 슈베르트 피아노 5중주 ‘송어’, 베토벤 현악4중주 ‘라주모프스키’. 특히 ‘송어’는 TV 광고에도 삽입될 만큼 유명한 실내악의 걸작이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자신의 친구들을 위해 작곡한 것으로 ‘소중하고 따사로운 햇볕’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다니엘 바렌보임, 이작 펄만, 재클린 뒤프레 등의 연주실황이 유명하다.

    디토는 서울공연 외에 6월15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공연을 시작으로 성남아트센터(18일), 부산시민회관(20일), 대구학생문화센터(21일), 천안시민회관(24일), 하남문화예술회관(25일), 울산현대예술관(7월1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2일) 등 지방공연도 할 계획이다. 디토의 공연에 앞서 멤버인 자니 리와 패트릭 지가 각각 6월12일, 13일 호암아트홀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다.

    ‘디토’가 들려주는 슈베르트의 ‘송어’
    ‘클래식 음악계의 악동’ 나이젤 케네디의 상상력 넘치는 음반이 나왔다. 케네디는 한동안 크로스오버에 매진하는가 싶더니 오랜만에 정통 클래식 곡들을 선보였다. 곡목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모차르트 협주곡 4번 K218.



    케네디는 1992년 클라우스 텐슈테트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15년 만에 다시 같은 곡을 녹음했다. 이번 녹음은 케네디가 직접 지휘(폴란드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겸했다. 그는 “과거의 녹음이 느린 템포에 열정이 가득 차 있어 ‘낭만적이고 올드 패션’했지만 이번 녹음에는 리드미컬한 점이 있다. 아름다운 멜로디 라인뿐 아니라 리드미컬한 생명력이야말로 이 곡의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곡은 모차르트 협주곡이다. 그는 25년 동안 한 번도 모차르트 곡을 연주하지 않았고, 녹음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게다가 악곡이 끝나기 직전 독주자 혼자 연주하는 카덴차에서 전자 바이올린을 사용해 재즈풍으로 연주한 것도 파격이다. 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상쾌한 바람이 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앙코르 곡으로 넣은 호레이스 실버의 재즈곡 ‘Creepin’ In’으로 이어진다. 나이 쉰둘의 ‘악동’이 주는 예기치 않은 선물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