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5

2007.10.09

명사들의 인생 나침반이 된 ‘48권의 책’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www.gong.co.kr

    입력2007-10-04 17: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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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사들의 인생 나침반이 된 ‘48권의 책’

    <b>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b><br>스티븐 코비 외 47인 지음/ 리더스북 펴냄/ 손정숙 옮김/ 396쪽/<br> 1만3000원

    스티븐 코비, 잭 캔필드, 론다 번, 존 그레이, 밥 영….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만큼 자신의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과연 어떤 책을 최고의 책으로 꼽을까. 48명의 유명인이 자신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책을 한 권씩 골라 이에 대한 단상을 정리했다. 바로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다.

    ‘어떤 책일까’라는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지만, 책 읽기를 마무리할 즈음에는 ‘이 책과의 만남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 감동, 유익함이 담겨 있었다. 48명이 추천하는 책은 삶의 나침반, 깨달음의 열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최고의 스승, 끝없는 도전과 용기, 변화의 연금술 등 모두 6개 장으로 나뉘어 있다.

    1974년 완전히 파산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할렘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일명 ‘머니 목사’ 아이크의 설교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인생에서 원하는 것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의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파하는 아이크 목사는 네빌 고더드의 ‘부활’이란 책을 소개해줬다. 파산한 이 사람은 그 책을 수백명의 지인에게 권했을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 그 책에 나오는 원칙들을 31년간 실천했다. 그가 바로 1억 부 이상 팔려나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의 공저자이자 연설가인 마크 빅터 한센이다.

    “내겐 나름의 독특한 절차가 있었다. 파헬벨의 캐논 D장조 같은 부드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눈을 감은 뒤 그 생각을 꼭 그러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생각이 신념체계의 일부로 자리잡을 때까지 되새김질했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도 이런 생각을 자장가로 삼았다. ‘나는 분명히 성공할 거야.’ ‘내일은 어마어마한 판매실적을 올릴 거야.’”

    어떤 사람이 36년간 가을이 되면 꼭 한 번씩 정독하는 책이 있다면 과연 어떤 책인지 궁금하지 않겠는가. 전국에 방송되는 라디오 토크쇼의 제작자이자 진행자로 유명한 존 세인트 오거스틴은 가을이 올 때면 늘 ‘인스턴트 리플레이’라는 페이퍼백을 정독한다고 한다. 그가 그 책을 만난 시점은 열 살 무렵이었다. 1968년 무더운 여름날 그는 아버지가 모는 차 안에서 책 읽기에 푹 빠져들었는데, 미식축구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 책은 승리 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열 살 꼬마에게 “최고가 되려면 무엇을 하든 인생에서 스스로를 가장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어려웠지만, 그는 이 책과의 만남을 통해 더 이상 과거의 어린이가 아니었다. 그는 이렇게 회고한다.



    “해마다 가을이 오면, 나뭇잎이 물들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나는 너덜너덜해진 책을 꺼내든다.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노라면 나는 어느새 아버지의 1959년산 임팔라 뒷좌석에 타고 있는 열 살 소년으로 되돌아가 이후 펼쳐질 인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게 멋진 책과의 만남은 한 인간의 삶을 만남 전과 후로 뚜렷하게 나눠놓는다. 사람의 마음은 일단 새로운 생각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하면 다시는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미 만남 이전은 아득한 과거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책을 만나고 읽는가는 개개인의 삶에서 무척 중요하다.

    평점 C 정도로 학업 성적이 그다지 신통치 않았던 한 학생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책을 무척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를 통해 게임에 계속 참가하면서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비록 우리는 천재가 아니더라도 돈키호테처럼 세상으로 나아가 풍차를 향해 돌진하고, 모험에 뛰어들고, 위험을 감수하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기게 된다. 아니면 적어도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거나.”

    이 학생은 바로 훗날 리눅스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성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루루닷컴 설립자 밥 영이다. 그는 어떤 자리를 지키고 앉았든, 당장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행운을 잡을 수 있다는 교훈을 돈키호테의 세계관에서 배웠다고 말한다.

    전직 경리직원이자 코미디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했고, 지금은 금융지식과 연극적 재능을 결합한 ‘재무적 스트레스 줄이기 워크숍’으로 유명한 전문 연설가 첼리 캠벨은 이혼 직후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 책으로 매뉴얼 스미스의 ‘노라고 말할 땐 죄책감을 느껴요’를 꼽는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행동하기에 앞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도록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첼리 캠벨은 “어떤 사람은 자기계발서를 비웃고, 그런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변하진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름 낀 고속도로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던 나에게 한 권의 책이 나타나 기어를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왼쪽으로 방향을 트는지 가르쳐줬고 성공으로 향한 고속도로를 달리게 해줬다”고 말한다.

    어떤 책이든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지만, 이 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겨줬다. 독서, 인생, 그리고 교훈을 찾아 떠나는 48명의 여행길에 여러분도 동행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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