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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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새내기’ 한국 그린 완전정복

  • 이종현 골프칼럼니스트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6-12-11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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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물 새내기’ 한국 그린 완전정복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출범 이후 사상 첫 5관왕(대상, 신인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이 탄생했다.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도 이루지 못한 전무(前無)의 기록이다.

    아직 소녀티가 남아 있는 18세의 당당한 새내기 신지애(하이마트)가 바로 그 주인공. 신지애는 국내 최초 3억원대 상금과 시즌 평균 69.72타로 최초의 60대 타수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신지애는 엘리트 코스를 밟지 못했다. 여느 선수들처럼 부모의 물질적 지원도 없었다. 전남 함평군의 한 시골학교에서 골프를 시작한 신지애의 아버지는 월급 85만원을 받는 시골교회 목사였다.

    신지애는 중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같은 차를 탔던 동생들은 목숨을 건졌으나 1년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는 병원 간이침대에서 동생들을 돌보며 골프와 공부를 병행했다.

    두 동생을 할머니에게 맡긴 뒤 신지애는 아버지와 함께 오로지 골프만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그는 시련을 겪으면서 더욱 강해졌다고 한다. 15만원짜리 사글셋방에서 생활하면서도 창피해하지 않았다고.



    신지애는 국가대표 아마추어 상비군을 거쳐 2004년 익성배 1위, 전국체전 1위, 한국 아마추어 2위, 호신배 2위 등의 기록을 거두고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국가대표에 뽑힌 뒤로는 아마추어 강자로 급부상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12월 프로 전향을 선언하고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대한골프협회 김동욱 전무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후보를 프로무대로 일찍 보낸 것이 지금도 아쉽다”고 말한다.

    어려운 사람들의 처지를 잘 아는 신지애는 땀 흘려 벌어들인 상금의 일부를 이웃에게 내놓고 있다. 독거노인과 복지관 등에 쌀 100가마를 기증하고 소년소녀가장 장학금과 수재의연금 등으로 2300만원을 전달했다. 12월에도 불우이웃 돕기에 1000만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아직도 호기심 많은 열여덟 살 소녀는 “고되고 힘들수록 강해진다”고 말한다. 호된 시련을 의지와 노력으로 이겨낸 사람들은 땀의 가치를 제대로 알게 마련이다. 신지애가 어떤 기록을 다시 갈아치울지 벌써부터 2007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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