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4

2016.11.23

골프의 즐거움

“치는 건 똑같잖아” 신나는 9홀 이벤트

미국 야구장에서 골프 라운드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nhy6294@gmail.com

    입력2016-11-21 14: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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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이 야구장을 활용한 9홀 골프 이벤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골프용품 회사 캘러웨이와 공동으로 월드시리즈가 끝난 11월 3일부터 8일까지 엿새간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더링크스 앳 펫코파크(The Links at Petco Park)’ 이벤트를 열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시도였지만 이색 골프 이벤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보다 기간을 2배로 늘리고 입장료도 올렸다. 입장료는 75달러(약  8만7000원)에 불과했지만 파드리스의 로고가 박힌 웨지를 포함한 가격은 225달러(약 26만 원)에 이르렀다. 예약을 마친 골퍼 2700여 명이 아침 7시부터 야구장을 찾아 9홀 이벤트를 즐겼다. 라운드는 홈플레이트에서 첫 타를 친 뒤 펫코파크 전체에 꽂힌 깃발을 향해 샷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체 코스 야디지는 지난해보다 길어진 1052야드(약 962m). 가장 긴 거리는 타석 뒤에 마련된 방송부스 지붕 위에서 오른쪽 외야 끝에 조성된 그린을 향해 샷을 하는 165야드(약 150m) 7번 홀이었다. 올해는 매년 5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플로리다 TPC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 17번 홀을 본떠 만든 아일랜드 그린 9번 홀이 호응도가 높았다. 이용객 중에는 골프클럽 대신 하키스틱을 가져온 이들도 있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면서 골프와 야구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는 펫코파크를 넘어 다른 구장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텍사스 주  알링턴에 위치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도 ‘스타이움링크스골프’ 이벤트가 11월 18~20일 개최됐다. 글로브라이프파크는 지난해까지 야외 캠핑, 결혼식, 공연 등 시즌 후 행사를 다양하게 개최해왔지만 이번 야구장 골프 체험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홈구장 터너필드도 스타디움 링크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골프와 야구의 만남에는 마이너리그 구단도 동참했다. 마이너리그 버팔로 바이슨스는 뉴욕 서부와 온타리오 남쪽에 위치한 연고지 관중을 대상으로 ‘더링크스 앳 코카콜라 필드’를 9월 16~18일 사흘간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열었다. 경기가 없는 야간 시간을 활용한 것. 9홀 파26 코스로 만들어 관중석에서 야구장을 향해 샷을 하도록 했다. 곳곳에 이벤트 존을 만들어 시상도 했다. 야구배팅 연습장에 마련된 퍼팅 공간에선 퍼팅 게임이 열렸다.  9홀 라운드 입장료는 50달러(약 5만8000원), 야구단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덤으로 줬으며 좋은 성적을 낸 사람의 이름을 전광판에 새겨주기도 했다.   

    시즌이 끝난 야구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이벤트는 신선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신규 골퍼를 확대하는 홍보 수단이 되기도 하고, 가족끼리 근교에서 함께 즐기는 레저가 되기도 한다. 야구장도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미국에서는 최근 다트게임에 드라이빙 레인지를 합친 톱골프(Top Golf)라는 놀이시설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을 쳐서 원하는 곳에 보내면 점수가 올라가는, 골프와 게임의 중간 형태다. 타석 옆에 바가 있어 술도 마실 수 있고 커뮤니티 공간이 되기도 한다. 골프채를 들고 샷을 하는 곳이 굳이 필드일 이유는 없다. 야구장 타석이어도 좋고, 음악이 나오는 레스토랑 옆이어도 좋다. 미국 골프는 이렇게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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