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8

2006.01.10

괴로운 콧물 뚝, 집중력 쑥쑥!

한방 외용치료제로 코 부기와 농 제거 … 2~3개월이면 편안히 숨 쉬는 기쁨 만끽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6-01-04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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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로운 콧물 뚝, 집중력 쑥쑥!

    스프레이를 이용해 비염에 걸린 어린이에게 한방약제를 투여하고 있는 강남신비한의원 류도균 원장.

    고등학교 2학년인 이선호(16) 군은 3년 전부터 앓기 시작한 비염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재채기와 콧물로 인해 늘 휴지를 갖고 다녀야 했다. 콧물이 유난히 많이 나오는 아침 무렵이나 환절기 때는 두통도 심해져 아예 공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곤 했다. 이렇듯 비염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이 군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공부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수험생인 이 군이 비염을 치료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지속적으로 이비인후과 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도 빠짐없이 복용했다. 하지만 약을 먹는 동안에는 살 만하다가 약을 끊으면 바로 증상이 재발했다. 때문에 그간의 치료가 모두 허사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좌절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새벽녘 기침 몰려와 수면장애

    이 군은 여러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수술로 완치된다는 보장도 없고 수술 후 재발 가능성도 높다는 주위의 우려로 어떻게든 수술만은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평생 비염으로 고생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차츰 수술 쪽으로 마음이 기울던 참이었다. 그러던 중 한방치료로 비염을 고쳤다는 친구의 얘기를 듣고, 지금까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치료법이라는 호기심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강남신비한의원을 찾아갔다.

    괴로운 콧물 뚝, 집중력 쑥쑥!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이 한의원의 류도균 원장은 이 군을 진맥한 뒤 알레르기성비염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한약 처방과 함께 12회의 내원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치료받기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이 군은 큰 변화를 경험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코를 풀어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그외의 시간에는 휴지를 찾을 일이 거의 없어진 것. 물론 먼지가 많거나 지하철역처럼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에 가면 콧물이 났지만 그외엔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코를 풀면 바로 또 코가 차서 늘 입을 벌리고 숨을 쉬어야 했던 이 군으로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양약을 먹을 때처럼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쓰리거나 머리가 아픈 부작용이 없는 것도 몸을 가뿐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한 달 반의 치료를 끝마친 지금 이 군은 예전의 건강한 코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들어 주위에서 비염 환자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비염에는 음식물, 담배연기, 진드기, 곰팡이, 꽃가루나 집먼지 등이 원인인 알레르기성비염과 점막에 분포하는 자율신경계통의 이상으로 인한 혈관운동성 비염, 세균 및 곰팡이 감염으로 인한 감염성 비염과 코감기, 코 내부구조의 이상, 임신, 내분비 기능의 이상, 스트레스 등이 원인인 비알레르기성비염이 있다. 이중 가장 흔한 것이 알레르기성비염인데, 알레르기는 유전성이 강하기 때문에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성비염인 경우 자녀의 80% 정도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한다. 요즘에는 극심한 대기오염과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주거환경, 새집증후군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괴로운 콧물 뚝, 집중력 쑥쑥!

    치료 전(왼쪽)과 후

    알레르기성비염이 있으면 재채기나 맑은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차이는 있지만 간혹 아토피성피부염, 결막염과 같은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개중에는 ‘콧물 나는 정도야 뭐’라고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알레르기성비염 환자 중 20~30%는 기관지 천식을 동반한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반드시 치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알레르기성비염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고민은 바로 집중력 저하. 류 원장은 “알레르기성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 중에는 저녁 무렵과 새벽녘에 기침을 자주 해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수면 부족으로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되고 그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 하지만 집중력 저하의 원인은 이것만이 아니다. 코막힘으로 인해 호흡이 곤란해져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목의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코를 자주 풀면 두통과 안구건조 등의 증상이 생기면서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고교 2,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부에 가장 방해되는 질병으로 코 질환을 꼽았다. 그 정도로 집중하는 데 방해되는 질환이 바로 비염, 축농증 등 코 질환”이라는 류 원장의 설명대로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이나 직장인들에게는 ‘적’과 같은 질환인 것이다.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비법

    괴로운 콧물 뚝, 집중력 쑥쑥!

    면봉을 이용해 외용치료제를 바르는 모습.

    류 원장에 따르면 한방에서는 비염이 “폐기능의 저하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폐기능 저하로 비롯된 면역체계의 이상이 폐와 통하는 코에서 나타나게 된 것. 폐에 찬 기운이 들어왔거나 인체 내부의 과도한 열이 폐에까지 침범한 경우, 혹은 노폐물이 축적되어 폐기능이 떨어지면서 면역력이 저하되어 비염으로 나타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류 원장의 치료도 폐기능 강화를 가장 우선시한다. “폐기능 저하에서 비롯된 비염은 단순히 코만 치료한다고 고쳐지는 게 아니다. 비염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여 근본치료를 하지 않으면 증상이 나아졌다고 해도 금세 재발하게 된다. 따라서 폐기능을 강화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류 원장이 하는 치료의 기본이다. 폐기능을 강화시키는 것만으로도 비염 치료의 40%는 이루어진다고 봐도 좋다고. 그런 다음 침과 뜸, 콧속에 바르는 외용 치료법을 병행하면 최대한 재발 없는 비염 치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 외용치료법이 바로 만성비염 환자들 사이에서 강남신비한의원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게 한 주인공이다.

    코 점막에 직접 바르는 한약은 동의보감에 나오는 처방전을 기본으로 한 것으로, 독학으로 한의학을 공부해 인근 동네에까지 소문이 난 조부에게서 물려받은 비법이다. 류 원장은 “점막 내 부기를 가라앉히는 신이화, 유근피, 창이자, 황련 등의 약재를 처방하여 코 안의 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외용치료제를 매주 2회씩, 2~3개월 정도 꾸준히 발라주면 콧물이나 코막힘 등의 증상을 바로 완화시켜 주면서 동시에 코 내부 점막의 면역력도 높여준다는 것이 류 원장의 주장이다.

    류 원장은 “비염은 난치병일 뿐 불치병은 아니다. 적절한 치료와 생활 개선만 따라준다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군의 경우도 한약을 먹는 동안에는 류 원장의 지시에 따라 육류와 인스턴트식품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식습관을 개선한 것이 약효를 높일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 몸 전체의 면역력을 개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총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면, 약물효과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 개선이 아닌 완치도 가능하다는 것이 류 원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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