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5

2002.08.01

황홀한 몸짓 속으로 ‘발레 삼매경’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입력2004-10-13 1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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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홀한 몸짓 속으로 ‘발레 삼매경’
    춤추는 것은 즐겁지만 보기는 어렵다고 불평하는 이들에게 무용평론가 제환정씨는 이렇게 말한다. “춤은 인간 신체의 즐거운 반란이자 살아 있음의 증거”라고. 발레는 서양의 가장 고전적인 신체언어다. 처음에는 낯설고 난해해 보여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춤에 빠져든다.

    입문자용으로 적합한 것이 ‘갈라 공연’이다. 스타들의 기량을 음미하고 세계 무대에서 널리 공연되는 레퍼토리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7월27, 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2002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이 펼쳐진다.

    2000년에 이은 두 번째 갈라 공연이지만 레퍼토리로만 보면 훨씬 평이해졌다. ‘지젤’ ‘돈키호테’ ‘에스메랄다’ ‘백조의 호수’ 등 대중적인 발레 작품 가운데 파드되(2인무)만 골라 공연한다. 출연진은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 파리 오페라 발레단, 볼쇼이 발레단, 키로프 발레단, 샌프란시스코 발레 등 세계 정상급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들.

    황홀한 몸짓 속으로 ‘발레 삼매경’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은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팔로마 헤레라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15세에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에 입단해, 19세에 수석 무용수로 발탁되는 등 스타 중의 스타로 성장했다. 94년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30년간 문화계를 이끌어갈 30인의 예술가’로 팔로마를 지목했고, 99년 ‘댄스 매거진’ 독자들이 뽑은 ‘21세기 최고의 무용수 10인’에 드는 등 기량 면에서도 절정에 오른 상태다. 이번 공연에서 같은 발레단 소속의 마르셀로 고메스와 호흡을 맞춰 ‘에스메랄다’ 중 다이애나와 악타이온의 파드되, ‘해적’ 2막 중 파드되를 선보일 예정. 두 작품 모두 빠르고 테크닉 중심이어서 팔로마의 내면적 연기를 접할 기회가 없는 점이 아쉽지만 놓칠 수 없는 무대다.

    키로프 발레단의 율리아 마할리나와 스타니슬라프 페코 조의 ‘세헤라자데’와 ‘레이몬다’ 파드되도 기대를 모은다. 율리아는 긴 팔다리의 타고난 신체적 조건과 완벽한 테크닉뿐만 아니라 여성 무용수에게 부족하기 쉬운 파워를 보유하고 있어 일찍이 키로프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로 자리잡았다.



    샌프란시스코 발레단의 유안유안 탠은 2년 전 세계 발레스타 초청 공연에서 귀여운 외모와 동양인 특유의 나긋나긋한 자태로 관객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던 중국 상하이 출신 무용수.

    황홀한 몸짓 속으로 ‘발레 삼매경’
    세계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한국팀은 김주원, 김용걸 조. 국립발레단의 김주원은 청순 가련형의 지젤부터 요염하고 야심만만한 스파르타쿠스의 예기나까지 무용뿐만 아니라 표정 연기도 완벽하다는 평이다. 2년 전 공연에서 세계적인 스타 이렉 무하메도프와 섹시한 춤으로 갈채를 받은 바 있어 이번 무대에서 어떤 ‘끼’를 표현할지 주목된다. 김용걸은 순수 국내파로 98년 파리 국제무용콩쿠르에서 김지영과 함께 듀엣 1위를 차지하고, 동양인 발레리노로는 최초로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하는 등 이원국에 이어 한국 남자 발레의 주역으로 꼽힌다.

    서울예고 졸업 후 곧바로 모스크바로 발레 유학을 떠났던 배주윤은 현재 볼쇼이 발레단 솔리스트로 활약중이다. ‘파키타’ ‘신데렐라’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미녀’ ‘백조의 호수’ 등 어떤 역도 무난히 소화해내 다양한 무대에 설 기회를 얻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볼쇼이의 이바노프 콘스탄틴과 ‘그랑 파 클라식’ 중 파드되, ‘모차르트’ 중 파드되를 춘다. ‘2002 세계 발레스타 초청 대공연’은 7월27, 28일 오후 7시 이틀 공연(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으로 출연진은 같으나 프로그램이 다르다. 문의 02-2020-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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