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5

2016.04.27

갤러리

삶과 죽음이 만나는 순간

사진전 | ‘김수남을 말하다’

  • 김현미 기자 kimzinp@donga.com

    입력2016-04-25 15:5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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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어아으 아아 동해 광연왕 남해 광이왕 서해 광덕왕 북해 광태왕 용궁 차사 일체 강신하되 하회 동참하소서. 아아 아으이….” 양중(남자 무당·男巫) 김석출(1922~2005·중요무형문화재 제82-1호 동해안별신굿 보유자)이 서낭대를 흔들며 애절한 음성으로 물에 빠져 죽은 이의 혼을 부른다. 1981년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경북 영일군 지행면 영암3리(현 포항시)에서 1박2일에 걸쳐 진행한 수용포 수망굿의 전 과정이 김수남의 카메라에 담겼다.

    1970년대부터 전국 굿판과 아시아 여러 나라를 찾아다니며 현장을 기록해온 김수남(1949~2006) 작가의 특별전 ‘김수남을 말하다’가 4월 6일부터 6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1부 ‘삶의 시작’, 2부 ‘삶을 위한 기원’, 3부 ‘삶의 경계에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며 유족이 기증한 17만630점 가운데 대표작 100점을 선보인다. 전시와 함께 부대행사로 김수남 관련 다큐영화 상영(매주 수·금요일 오후 2, 4시), 강연회 ‘지인들로부터 듣는 김수남 사진 인생’(5월 6일 오후 2시), 인터넷 포털사이트네이버 연계 온라인 전시 등도 열린다. 굿판에서 방울과 부채 대신 카메라를 들어 ‘사진박수’로 불리던 김수남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죽은 자를 위한 굿이란 결국 산 자를 위한 굿이라는 것을 이내 알게 된다. 죽은 자의 혼을 달래는 행위를 통해 살아남은 자는 자신의 슬픔과 고통을 위로받고자 한다. 죽은 자의 죽음을 통해서 살아 있는 존재의 의미를 확인하는 행위이며, 살아남은 자들이 다시금 활기찬 삶을 영위해나가기 위한 충전소로서 그 기능을 다하는 것이 바로 굿이다.”(한국의굿 4 ‘수용포 수망굿’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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