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28

2016.03.09

경제

광명역세권, 나 홀로 상승세 왜?

쇼핑 메카·사통팔달에 초미의 관심…단기간 내 분양가 급등 요주의, 공급 과잉론도 확산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6-03-04 16: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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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경기가 정체 혹은 침체 분위기로 흐르는 요즘 나 홀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지역이 있다. 경기 광명시 ‘광명역세권지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2월 분양을 마친 광명역파크자이2차는 평균 27 대 1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 마감돼 화제를 모았다. 과연 광명역세권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직접 현장을 찾아가봤다.  
    글로벌 홈퍼니싱기업 이케아(IKEA) 1호점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코스트코 등이 입점해 쇼핑의 메카로 떠오른 광명역세권지구는 주중과 주말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주중에는 교통량이 많지 않아 도시 전체가 한산한 데 비해 주말에는 이케아 등 대형 쇼핑몰을 찾는 이들로 전방 1km 가까이 승용차가 길게 늘어선다. 특히 이케아는 주차하는 데만 1시간 가까이 걸린다. 그로 인해 광명역에서 기차를 타려는 이들까지 심각한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열기는 그 어느 곳보다 뜨겁다. 부동산 가격의 견인차로 꼽히는 편의시설(쇼핑)과 사통팔달 교통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2004년 KTX 광명역 준공과 함께 시작된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사업은 행정구역상 광명시 일직동과 소하동, 안양시 석수동과 박달동을 아우른다. 역세권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고 서울 및 인천국제공항 등과 연계 교통망을 구축해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된 이 개발사업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광명역이 ‘유령역’으로 불릴 만큼 지지부진해 사업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2012년 정부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광명역 이용자가 점차 늘기 시작하더니 최근 국내외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입점하자 광명역세권지구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더욱이 지난해 8월 신안산선 착공이 확정, 발표되면서 부동산시장이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경기 안산시 중앙역에서 시작해 광명-구로디지털단지-영등포-여의도-공덕-서울역으로 이어지는 신안산선은 2017년 착공, 2023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져 인구 유입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신안산선 개통을 가장 큰 호재로 꼽았다. 상업지구 내 위치한 한 부동산사무소 관계자는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 광명역세권지구는 해안고속도로, 서부간선도로, 1번국도가 인접해 있고 올해 강남순환고속도로와 수원~광명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광명에서 서울 강남까지 30분 내외로 진입이 가능해지는 등 교통 요지로서 상당한 매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 4채는 125 대 1 청약경쟁률

    현재 광명역 인근에 건설 중인 아파트는 광명역파크자이1차와 광명역푸르지오, 광명역호반베르디움 등 총 3곳이다. 875가구로 이뤄진 파크자이와 640가구의 푸르지오는 2017년 8월, 1430가구의 호반베르디움은 2018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이 3곳이 입주를 시작하면 광명역 주변은 드디어 주거타운으로서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최근 분양을 마친 광명역파크자이2차는 2014년 1차 분양 때와 비교해 3.3m2당 분양가가 200만 원 가까이 올랐음에도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며 1005가구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특히 4채로 구성된 펜트하우스에는 501명이 몰려 125 대 1의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미 프리미엄이 억 단위로 올랐다는 후문이다. 앞서 모델하우스 오픈식 때부터 밖에서 1시간 동안 줄을 서야 입장이 가능했을 정도로 처음부터 인기 조짐을 보였다.
    광명역파크자이가 고평가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서울 여의도공원에 버금가는 규모(19만㎡)의 생태공원 에코드림파크(새물공원)가 아파트단지와 맞붙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사무소 한 관계자는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나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 아파트의 매매가가 다른 아파트보다 높은 것처럼 광명역파크자이도 친환경 조건이 충족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메리트를 지녔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을 단계적으로 철거한 뒤 완전 지하화해 그 위에 조성하는 새물공원은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시공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광명역을 기준으로 동쪽 안양천 방면으로 안양 공업단지의 공업용수를 정화하는 데 사용되며 하루 15만 가구 용량의 하수처리와 더불어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활용해 2만kWh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연간 5500여 가구의 전기 사용량으로 42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도 가져다준다. 그 위에 조성된 공원에서는 주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광명역 서쪽에 조성된 광명역푸르지오와 광명역호반베르디움도 분양가에 비해 20% 정도 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호반베르디움 바로 옆 대지에는 태영 데시앙 아파트가 들어올 예정으로, 4월 분양이 시작된다. 아직 분양가는 책정되지 않았지만 광명역파크자이2차와 비슷할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자들의 추측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태영 데시앙의 호재 요인으로 아파트단지 옆에 조성되는 광명미디어아트밸리를 꼽았다. 지난해 9월 광명시는 광명역세권지구를 방송 및 한류문화 콘텐츠 등 복합문화 중심지로 개발하고자 (주)엠시에타개발과 (주)태영건설, (주)SBS A&T 4자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광명미디어아트밸리에는 한류미디어타워를 비롯해 대규모 케이팝(K-pop) 공연장과 특급 관광호텔, 백화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향후 도시 자급력 갖출지 관건

    그 바로 옆으로는 상업지구가 한창 조성되고 있다. 상업지구에는 식당 등 편의시설이 들어오는 상가 건물과 오피스텔, 관광호텔 등이 자리할 예정이다. 이케아와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쪽으로는 의료복합클러스트가 조성될 계획인데, 이곳에는 의료관광이 목적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병원이 설립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국·일본·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리무진버스로 광명으로 와 의료시술을 받고 케이팝 공연장에서 신나게 즐긴 뒤 상업지구에서 식사하고 호텔에서 묵다 돌아가는 코스”라고 말했다. 실제로 KTX 광명역 안에는 고속·시외버스 복합환승터미널이 들어서 있다.  
    인근의 배후 수요도 강점으로 꼽힌다. 광명역파크자이2차 옆으로 조성되는 안양석수스마트타운에는 오스템임플란트, 잘만테크 등 의료·정보기술(IT) 관련 우량 중소기업 17곳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향후 80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잘만테크, 금강씨엔텍 등 4개 업체는 이미 입주를 완료한 상태다.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임직원들 역시 배후 수요로 꼽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업지구 내 건설 중인 오피스텔 또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분양 예정인 아파트 모두 오피스텔동을 갖추고 있는데, 이 역시 광명역세권지구가 향후 미니도시로 구색을 갖췄을 때 일어날 수요를 예측한 것이다. 인근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상업지구에 들어서는 오피스텔과 아파트단지 내 오피스텔을 다 합쳐 총 2000가구 정도 되는데, 지금으로선 과잉이다 싶어도 향후 예정된 기업들이 다 들어왔을 때를 생각하면 결코 많은 물량은 아니기 때문에 오피스텔 임대수익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지역의 교육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파트 입주와 함께 단지 내 상가에 학원 시설이 들어올 것으로 보이긴 하나, 광명역세권지구 내 학교는 광명역푸르지오 단지 내에 들어서는 초등학교 한 곳이 유일하다. 중고교는 소하동 휴먼시아5단지 내 학교를 이용해야 한다. 거리상으로 그리 멀지 않지만 초중고 자녀를 둔 경우라면 학군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광명역세권지구 내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비교적 안정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만, 향후 모든 시설물이 들어왔을 때 도시 자급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단기간 내 분양가가 상승했다는 점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침체기로 바뀐 상태여서 대출 규제를 비롯해 공급 과잉론도 확산되고 있는 만큼 분양 이후 추가 상승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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