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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소리 나는 프로야구 연봉 변천사

자장면 값 15배 오르는 동안 최고 연봉액 67배 올라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lkh@naver.com

    입력2016-02-29 10: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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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표를 제외한 전문경영인 가운데 최고액 수령자는 배재현 부사장으로 2015년 약 12억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구단주인 NC 다이노스는 지난해 말 삼성 라이온즈 주장 출신인 박석민(31)과 4년 계약을 했다. 발표 액수는 총 96억 원(연봉 30억 원, 계약금 56억 원, 옵션 10억 원). 연평균 24억 원으로 순수 액수만 비교하면 구단 주인이자 국내 게임업체 창업 신화 주인공인 김 대표의 2014년 보수보다 많다. 물론 김 대표의 경우 수십억 원대에 이를 수 있는 배당금이나 스톡옵션은 제외한 순수 보수 액수다. 엔씨소프트 전문경영진은 10억 원대 보수와 함께 매년 수십억 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받고 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상징적인 액수에서 박석민은 모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비슷한 액수의 돈을 받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그룹 오너가 없는 kt 위즈, 야구단 전문기업인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10개 구단 가운데 모기업 규모가 가장 작은 회사다. KIA 타이거즈가 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2014년 순수 보수로만 약 216억 원을 받았다.



    출범 첫해 선수 평균연봉은 1215만 원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들은 대그룹 오너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국내 굴지의 게임기업 전문경영인과는 순수 보수 측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얼마나 부자일까.
    이용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초대 사무총장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을 회고한 인터뷰에서 “당시 실업야구 선수들이 프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은행 등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몇 년 남지 않은 선수생활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직장에 다닐 때보다 10배는 더 받아야 프로선수로 격이 맞다”고 계산했다. 당시 실업야구 최고 스타였던 김봉연이 기준이 됐다. 81년 한국화장품에서 급여와 보너스로 연 480만 원을 받던 김봉연은  계약금 2000만 원과 연봉 2400만 원 수준에 해태 타이거즈(KIA 전신) 입단 계약 조건이 책정됐지만, 해태의 삭감 요구로 연봉과 계약금이 각각 1500만 원과 1800만 원으로 낮아졌다.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전신)에 입단한 박철순은 연봉 2400만 원을 받았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액수였다. 당시는 프로야구에 2군이 없었다. 원년 리그에 참여한 선수 141명의 평균연봉은 1215만 원이었다.
    직장에 계속 다닌다면 10여 년 동안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연봉에 계약금을 더해 보장해줘야 한다는 계산이었다. 연봉 2400만 원은 당시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30평형대 가격이었다. 34년이 지난 2016년 프로야구 최고 보수의 주인공 박석민도 4년 계약으로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는 재력을 갖추게 됐다.
    프로야구 최고 연봉은 그동안 수직 상승했다. 2016년 최고 연봉자인 한화 이글스 김태균은 1982년 최고 연봉자였던 박철순보다 66.7배 많은 16억 원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규모의 발전을 생각하면 프로야구 초창기 정상급 선수들의 체감 수입은 굉장히 높았음을 알 수 있다.
    1982년 OB 매니저였던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은 “당시 이름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 평균월급이 30만 원이 안 되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박철순 투수에게는 연봉 외에 승리하면 20만 원, 완투하면 30만 원 보너스를 경기 후 현금으로 바로 줬다. 타자들도 홈런 1개에 5만 원 정도 보너스를 줬다”고 기억했다.
    2016년 10개 구단에 소속된 선수는 총 270명이다. 연봉 총액은 583억7500만 원이며, 평균연봉은 직장인에게 꿈의 연봉인 1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2억1620만 원에 이른다. 팀당 2?5명씩 보유한 자유계약선수(FA)가 각각 받은 수억 원에서 56억 원에 이르는 계약금은 제외한 평균연봉이다. 실제 프로야구 선수들이 받는 평균보수는 이보다 훨씬 높다.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는 전체 27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약 54%) 148명에 이른다. 2016년에만 25명이 신규 억대 연봉자에 진입했다. 프로야구 선수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매우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고액 연봉자인 셈이다.
    사실상 한국 프로야구 첫 억대 연봉 주인공은 선동열 전 KIA 감독으로 해태 유니폼을 입고 뛰던 1995년 1억3000만 원에 계약했다. 앞서 85년 장명부(삼미 슈퍼스타즈·1억484만 원), 86년 김일융(삼성·1억1250만 원), 87년 김기태(삼성·1억2000만 원)가 1억 원 이상 연봉을 받았지만 모두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던 재일교포였다. 이후 억대 연봉자는 96년 7명으로 늘어났고 2000년 31명, 2004년 82명, 2010년 처음으로 100명을 돌파해 110명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억대 연봉자는 증가하고 있다.





    선수 54%가 억대 연봉자

    그러나 프로야구가 발전하고 리그가 확대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리그 최고 스타들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축적할 기회를 잡았지만, 많은 선수는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최저 2700만 원 연봉을 받고 있다.
    1982년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350원이었다. 2016년 현재 중국집에서 파는 자장면은 대부분 5000원 이상이다. 자료를 찾아보니 82년 서울대병원 약사의 초임은 월 23만 원이었다. 같은 해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600만 원이었다. 2016년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2700만 원으로 고작 4.5배 증가했다. 원년 당시 2군이 없었기에 최저 연봉의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최고 연봉이 66.7배 오르고 자장면 가격이 약 15배 오를 동안 프로야구 최저 연봉은 4.5배 증가에 그쳤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매년 적자를 보고 있다. 각 그룹은 사회 공헌 및 홍보 효과를 위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95억 달러, 우리 돈으로 11조3500억 원 매출을 올렸다. 구단은 매년 수백억 원 적자를 보는데, 연평균 20억 원 이상 수입을 올리고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선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한 고액 연봉 선수는 익명을 전제로 “한 해 한 고교 야구단 졸업자 가운데 한두 명만 프로팀에 간다. 그 가운데 1군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상당수는 3?4년 내 방출된다. 치열한 노력으로 이룬 성과이자 시장에서 형성된 연봉인데, 왜 선수들이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특히 극히 소수만 은퇴 후 감독, 코치, 해설가로 성공한다. 30대 중반에 대부분 은퇴하기 때문에 평생 수입을 지금 올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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