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24

2020.01.31

특집 | 총선 승패 가를 격전지 대전 · 세종 · 충청남북도

우한 교민 수용 혼선, 충청권 총선 뜨거운 변수로 부상

  • 안태희 소셜미디어태희 국장

    antha@naver.com

    입력2020-01-31 11: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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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뉴시스]

    4·15 총선에서 중원 민심을 대변하는 충북의 여론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크다. 특히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창궐지역인 중국 우한에 거주하던 한국 교민의 집단 수용 여부가 충북 진천은 물론, ‘충청 민심 무시’라는 여론 흐름을 타고 충청권 전역으로 퍼지면서 총선 초반 뜨거운 변수로 떠올랐다. 

    충북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각 4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곳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과연 4 대 4 구도가 깨질 수 있을까,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의 출마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세대교체와 혁신이 뿌리 내릴까가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충북  ·  청주시

    상당구
    현역 2명이 맞붙는 3강 구도

    충북 정치1번지인 청주 상당구는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도농지역구다. 이에 따라 보수 성향이 다소 강한 편이어서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의 5선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곳이다. 

    정 의원의 대항마는 성균관대 후배이자 대구고등검찰청장을 지낸 윤갑근 변호사다. 윤 변호사는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을 폭넓게 만나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의원이 없는 대신 정정순 민주당 상당구 지역위원장,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의 3파전이 치열하다. 이곳은 민주당의 전략공천지역으로 꼽혔지만 자체 경선지로 확정될 개연성이 크다. 청주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던 정 위원장의 노련미, 충북도의회 의장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을 지낸 김 전 사장의 관록, 가장 어린 이 전 원장의 패기가 부딪치고 있다.



    서원구
    민주당 집안싸움 점입가경, 한국당은 ‘불구경’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복심으로 여겨지는 이장섭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서원구 출마를 확정했다. 이 전 부지사의 갑작스러운 등판으로 오제세 의원과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 의원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위원회의 지방의원 등 핵심 당원들이 이 전 부지사의 서원구 출마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는 등 견제가 심상치 않다. 

    자유한국당은 6전 7기의 최현호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으며, 이창록 바른미래당 지역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청원구
    느긋한 변재일 의원, 속 타는 김수민 의원

    민주당은 변재일 의원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경쟁자인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는 출마가 불투명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영호 당협위원장 등이 나서고 있으나 인지도 면에서 변 의원에 비해 약세라는 평가다.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위원장이던 김수민 의원의 출마는 거의 확실하지만, 보수신당 통합 논의에 따라 정당을 옮길 가능성도 있다.

    충주시
    어수선한 민주당, 족쇄 풀린 이종배

    현역인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패스트트랙 수사에서 기소되지 않아 족쇄에서 벗어났다. 민주당에서는 맹정섭 지역위원장이 뒤늦게 당으로부터 적격 판정을 받아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차관, 박지우 전 충북도 서울사무소장과 치열한 경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보은   ·    옥천   ·   영동   ·   괴산
    변수로 떠오른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의 총선 출사표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성낙현 보은지역자활센터장과 김백주 서강대 강사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민주당에 입당하며 이 지역 출마를 공언해 전국적인 주목도가 높아졌다.

    증평   ·   진천   ·   음성
    사상 최초 검경 출신 빅매치 가능성

    우한폐렴 발생 이후 국내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한에서 거주하던 한국 교민의 집단 수용 지역으로 알려진 진천이 포함된 선거구다. 이 지역 여론이 충청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변수다. 이에 앞서 우한 교민 수용을 검토했던 천안과 아산은 우한폐렴 여론 바람을 곧바로 맞을 것으로 보인다. 

    증평·진천·음성 선거구는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에게 이필용 전 음성군수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당에서는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임해종 지역위원장이 세 번째로 출마하며, 임호선 전 경찰청 차장이 출마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박종국 전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장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전시
    중원에서 이겨야 전국 승리 가능

    [GettyImages]

    [GettyImages]

    이기진 동아일보 기자 doyoce@donga.com

    충청권은 선거 때마다 전국 선거 향배의 가늠자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충청권 승리=전국 승리’라는 등식이 적용돼왔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 사는 사람이 많은 데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경향도 강하다. 

    대전지역 일간지 ‘충청투데이’가 지난해 말 충청권 성인 32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전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37.3%, 자유한국당은 32.6%로 오차범위(±3.4%p)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참조). 대덕구 등 일부 선거구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월 총선에서 표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요소에 대해 ‘경제적 상황’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7.2%로 나타나, 현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과 이를 토대로 한 선거 전략에 따라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묻는 조사에서는 ‘잘하고 있다’가 45.1%, ‘잘못하고 있다’가 49.4%로 부정 평가가 높았다.


    대덕구
    3파전 민주당 경선 결과 주목

    대전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는 대덕구다. 1월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덕구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인물은 9명에 달했다. 민주당 3명, 바른미래당 1명, 국가혁명배당금당 4명, 무소속 1명이지만 현역인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에 맞설 민주당 경선에 더 큰 관심이 가는 지역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정 의원의 본선 직행이 유력하다. 정 의원은 대덕구청장을 두 차례 지냈으며, 재선의원으로서 현재 당 정책위원회 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만큼 조직이 탄탄해 당내에서 마땅한 도전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박종래 지역위원장과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최동식 전 청와대 행정관의 3파전이 예상된다. 인지도 면에서는 박 전 부시장이 가장 앞서지만 박 지역위원장 역시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역을 지키며 바닥 민심을 다져왔다.

    유성을
    인물교체, 시대교체, 세력교체론 변수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지키고 있는 유성을은 모두 9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한 상태다. 이 의원은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시장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여론이 있다. 

    민주당에서도 2명이 출마 의사를 밝혀 본선보다 경선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민주당에서는 안필용 전 국회의원 보좌관, 김종남 전 대전시 민생정책자문관이 나섰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이영수 대전시당 대변인과 육동일 당협위원장,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대전시당위원장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민생정책자문관은 ‘새로운 인물이 이긴다’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이 의원에 도전장을 냈다. 안 전 보좌관은 박영선 의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보좌관을 지내며 정치력을 키워왔다. 지금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소통 특별위원을 맡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충남대 교수를 지낸 육동일 당협위원장과 이영수 대변인의 경선이 예상된다. 이 대변인은 30대(36세)로 ‘최고 혁신은 유성구의 세대교체’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육 당협위원장은 4선인 이 의원이 버티고 있는 유성을을 선택하면서 험지에서 승리를 거두겠다고 벼르고 있다.

    충남
    보궐선거가 보궐선거 낳는다는 비판론 변수

    지명훈 동아일보 대전충청본부장 mhjee@donga.com

    충남의 전체 의석수 11석 가운데 민주당은 6석, 자유한국당은 5석을 차지하고 있다. 20대 총선 때 천안갑을 자유한국당이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당이 팽팽히 양분하는 구도다(2018년 재보궐선거로 민주당 이규희 의원 당선). 두 당의 현 지지율 역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치열한 샅바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 9개 지역 언론사 모임인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를 통해 조사해 1월 2일자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대전·세종·충청 응답자의 37.3%는 민주당, 34.9%는 자유한국당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아직 공공기관 이전 문제를 남겨뒀지만 충남 혁신도시 숙원이 사실상 이뤄졌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전석 석권이 가능하다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현역의원들이 6석을 능히 지켜낼 것이고 나머지 5개 지역구 가운데 4개 지역구에 청와대 출신이 대거 출마해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충청 역할론과 홀대론이 맞물린 데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안보 실정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확산돼 있어 압승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가장 겸손하게 전망하더라도 20대 총선 당초 의석수 ‘6석+알파’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충남 제1 도시이자 정치1번지로 충남 전체의 판세를 가를 천안시 선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천안시장 보궐선거도 총선과 함께 치를 전망이어서 선거판은 민주당 구본영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중도하차한 지난해 11월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민주당은 이규희 의원(천안갑)이 구 전 시장 판결에 앞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최종심을 기다리는 상태라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천안갑
    본선 향한 여야 후보 각축전

    천안갑은 이규희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문진석 전 양승조 충남도지사 비서실장이 1월 14일 출판기념회를 갖고 출사표를 던졌고, 전종한 전 천안시의회 의장도 경선을 준비중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신범철 전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 출신인 이정만 변호사가 거론되고 있다.

    공주   ·   부여   ·   청양
    박수현 대 정진석 접전 가능성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자치단체장이 죄다 자유한국당에서 민주당으로 바뀐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의 향배도 관심거리다. 일단 4선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명예 회복을 노리는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일대 접전이 예상된다. 19대 총선 때 자유한국당으로 부여·청양에서 당선했다 선거법 위반죄로 낙마한 김근태 전 육군 제1야전군사령관이 경쟁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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