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

오뚜기… 국내 1위 조미식초의 재발견

1977년 식초 출시 후 시장 선도, 다이어트·청소 등 쓰임새 다양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9-04-02 11:05:2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진 제공 · ㈜오뚜기]

    [사진 제공 · ㈜오뚜기]

    음식 맛을 돋우는 감미료는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식초는 오랜 기간 입맛 돋우는 감미료로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아왔다. 식초는 음식에 한두 스푼 넣는 것만으로도 상큼한 맛과 향을 내 없던 식욕도 생기게 한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각종 나물무침이나 육류, 생선류를 요리할 때 식초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식초 관련 조리법이 발달했다. 

    오랜 기간 우리네 식탁과 함께해온 식초는 최근 몇 년 새 다양한 쓰임새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단순히 신맛을 내는 조미료 정도로만 여겨지던 식초가 피로 해소나 다이어트 보조제, 주방 청소·빨래·과일 세척에 쓰는 살균제, 피부미용 등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미용부터 살균·표백까지

    오뚜기는 식초 소재와 농도를 달리해 여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오뚜기]

    오뚜기는 식초 소재와 농도를 달리해 여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오뚜기]

    특히 요즘에는 식초를 집에서 만들어 다이어트 보조제로 음용하는 젊은 여성이 늘면서 식초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파인애플식초 다이어트는 대중화된 지 오래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파인애플 1개를 썰어 병에 담은 뒤 식초와 설탕을 일대일 비율로 섞어 파인애플이 잠길 정도로 넣고 2주 동안 발효시키면 된다. 많은 이가 파인애플식초로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후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해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젊은 주부는 식초를 좀 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 도마, 행주 등 주방기구를 살균할 때, 장난감이나 과일을 씻을 때, 빨래할 때, 더러운 운동화를 하얗게 만들 때 식초를 한두 스푼 떨어뜨린다. 화학성분이 들어간 독한 세제를 쓰지 않고도 깨끗하게 살균 혹은 표백할 수 있어 만능 천연살림꾼으로 인정받고 있다. 

    나아가 청소할 때 식초를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집 안 기둥이나 다리미가 더러울 때, 책상이나 의자에 볼펜자국이 묻었을 때, 유리제품이나 동제품, 알루미늄제품을 청소할 때 물 1ℓ에 작은 술잔으로 1컵가량의 암모니아와 식초 1티스푼을 넣어 혼합한 뒤 스펀지나 헝겊으로 닦으면 깨끗해진다. 



    또한 식초는 유연제와 같은 효과가 있어 의복을 부드럽게 한다. 정전기를 방지하기도 해 폴리에스테르 커튼이나 아기기저귀 등을 헹굴 때 식초를 넣으면 좋다. 이외에 식초 탄 물에 손을 씻으면 손에 밴 마늘 냄새, 생선비린내 등이 깨끗이 사라지고 주방 도마에 밴 음식 냄새도 식초를 사용하면 제거된다. 머리 감을 때도 린스 대신 식초를 물에 섞어 헹구면 알칼리화된 모발이 중성으로 맞춰져 부드럽다. 

    우리 생활에 자연스레 녹아든 식초는 인간 역사와 오래도록 함께해왔다. 식초는 기원전 5000년 전 사용한 기록이 있어 인류 최초의 조미료로 꼽힌다. 국내 식초시장은 1970년대 들어 ㈜오뚜기, 롯데삼강 등이 양조식초를 생산하면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올해로 42주년, 누계판매수량 6억 병

    오뚜기는 1977년 식초 사업을 시작한 이후 사과식초뿐 아니라 현미식초, 화이트식초 등 소재를 다양화해 식초를 대중화하는 데 큰 몫을 했다. 오뚜기는 1993년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 발효공법에 의한 ‘2배식초’를 개발하기도 했다. 1998년에는 국내 최초 ‘3배식초’를 출시하면서 발효 기술력을 입증하는 한편, 먹거리산업 전반을 뒤흔든 웰빙열풍의 단초를 제공했다. 2011년에는 100% 국산 매실을 사용해 맛과 향이 진한 ‘매실식초’를 선보였다.
     
    올해 식초시장은 1200억 원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 가정에서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조미식초시장 규모는 7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조미식초시장은 2011년부터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며, 지난해 기준으로 오뚜기가 75% 점유율을 기록해 40년 넘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77년 첫 출시된 오뚜기 식초는 올해로 출시 42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조미식초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뚜기 식초의 누계판매수량은 약 6억 병으로 국민 인당 12병 이상을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 식초가 42년간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품질과 깔끔한 맛 덕분이라고 볼 수 있다. 식초마다 원액 함량이 높아 맛과 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산도가 6〜7도로 균일하게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한 오뚜기만의 특수 발효공법으로 제조해 향이 좋고 오래가며 2배, 3배식초의 경우 조금만 넣어도 제맛을 내 ‘가성비’가 뛰어나다. 

    오뚜기 관계자는 “조미식초시장의 선도 기업으로서 식초 소재를 다양화하는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최근 조미식초의 쓰임새가 더욱 광범위해진 만큼 온·오프라인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