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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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5-11-16 13: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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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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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원숭이 해에 맞춰 ‘트렌드 코리아’가 작명한 슬로건은 ‘멍키 바(Monkey Bars)’다. ‘멍키 바’는 원숭이처럼 매달려 이동하는 구름다리 형태의 놀이기구. 원숭이처럼 능숙하고 재빠르게 경기 침체의 늪을 넘으라는, 대한민국 국민을 향한 응원구호 같다.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제시한 10가지 소비 트렌드 키워드를 보면 △플랜 Z(플랜 B가 차선이라면 플랜 Z는 최후의 보루) △과잉근심사회 △1인 미디어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가면을 쓴 착한 소비 △미래형 자급자족 △ B급의 반란 △ 있어빌리티(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만든다는 뜻) △아키텍 키즈(체계적 육아법) △취향 공동체로 요약된다.

    이 책에서 선정한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도 주목할 만하다. 단맛, 마스크와 소독제, 복면가왕, 삼시세끼, 셀카봉, 셰프테이너,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저가 중국 전자제품, 편의점 상품, 한식 뷔페. 사실 트렌드를 이야기할 때 궁금한 것이 유효기간이다. 이보다 1년 전인 2014년 10대 트렌드 상품은 명량, 의리, 에어쿠션화장품, 해외직구, 꽃보다 시리즈, 빙수 전문점, 스냅백, 컬래버레이션가요, 타요버스, 탄산수였다. 이 가운데 올해까지 살아남은 상품이 무엇일까. 한때 빨간 라면을 누르고 시장을 석권했던 하얀 라면 열풍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난 것처럼 히트 상품의 수명을 통해 트렌드와 유행을 구분할 수 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도 매년 라이프 트렌드 보고서를 낸다. 2013년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 2014년 ‘그녀들의 작은 사치’, 2015년 ‘가면을 쓴 사람들’이 키워드였다. 그렇다면 2016년은? ‘그들의 은밀한 취향’이다. 강원 양양으로 서핑을 하러 가는 2030, 혁오밴드가 ‘무한도전’에 나와서 뜨자 “혼자만 알던 밴드를 뺏겼다”며 원통해하는 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 소장은 취향의 시대를 대표할 9가지 유형을 정리했다. △웰족 : 섭리에 순응하는 삶 △힙스터 : 무심한 듯 시크하게 △영 포티 : 영원히 청춘이고픈 젊은 40대 △메이커 : 일상 창조자들 △테이스테셔널 : 취향이 전문성이 된 사람들 △에지 스몰족 : 작지만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슬로족 : 느리게 살고픈 사람들 △컨시어지 : 플랫폼 기반 집사들 △뉴 에고이스트 : 합리적 이기주의자들.

    마지막으로 ‘모바일 트렌드 2016’은 모바일 생태계에서 온디맨드(on-demand), 즉 ‘요구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라는 개념의 서비스가 등장하게 된 배경과 발전 과정을 추적한 책이다. 앞의 책들과 내용 면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종사자들에게 맞춤 정보가 될 것이다.



    예측에는 정답이 없다. 이 책들이 제시한 트렌드 가운데 무엇이 진짜 트렌드인지는 1년 뒤 평가하면 된다. 물론 빨간색 펜 들고 OX를 치겠다고 벼르는 대신, 자신만의 트렌드 분석 보고서를 만들어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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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와 아침을

    롤랜드 메럴로 지음/ 김선희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432쪽/ 1만3800원


    뉴요커이자 출판편집자인 오토 링글링은 돌아가신 부모의 농장을 정리하려고 노스다코타까지 가는 길에 여동생 부탁으로 한 승려를 차에 태운다. 회의론자인 오토와 모든 질문에 수수께끼 같은 대답을 하는 승려가 엿새간 함께 여행하며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는다. 영적 소재를 다뤘지만 대화는 발랄하고, 상황은 웃음이 터지며, 마침내 일상 속에서 생각지 못했던 것들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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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왜?

    김동춘 지음/ 사계절/ 324쪽/ 1만5800원


    1945년 해방 이후 지난 70년간 이 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사회학자인 저자는 개화·독립·민권국가 수립이 좌절된 해방 공간을 재조명하고, 6·25전쟁 이후 ‘기독교 반공주의’가 국교(國敎)가 되는 과정, 외세와 분단의 압박 속에서 진행된 근대화의 한계 등에 초점을 맞췄다. 1910~2015년 대한민국 역사를 친일, 친미, 반공, 성장 등 4개 키워드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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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탐독

    박상진 지음/ 샘터/ 344쪽/ 1만4000원


    살아 있는 문화재인 천연기념물 고목나무와 궁궐을 비롯해 우리나라 문화 유적지의 나무를 조사하고 연구해온 저자가 쓴 산문. 전남대 임학과 교수 시절 보길도에서 발견한 우묵사스레피, 닭 뼈다귀 모양의 비자나무 가지, 한 번 엉키면 떼어내기 어려워 갈등이란 말의 연원이 된 칡과 등나무, 할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화투장 속 매화 등 우리가 사랑한 나무, 우리를 사랑해준 나무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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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브, 칸막이 사무실의 은밀한 역사

    니킬 서발 지음/ 김승진 옮김/ 이마/ 456쪽/ 1만8000원


    빽빽이 들어찬 큐비클(칸막이가 된 작은 사무공간) 한 칸씩을 차지한 사람들이 형광등 불빛 아래서 일제히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는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이처럼 표준화된 사무실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이 칸막이에 둘러싸인 화이트칼라 노동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저자는 ‘지식노동’ 시대의 개막과 함께 사무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살펴보고, 대규모 칸막이 사무실에서 탈피하려는 다양한 실험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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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로드

    앤드루 롤러 지음/ 이종인 옮김/ 책과함께/ 480쪽/ 1만9500원


    바티칸시국과 남극대륙 외 어디에나 존재하는, 세상에서 가장 흔한 새 닭. 매년 전 세계에서 1억t의 닭고기와 1조 개의 달걀이 소비되며 지구상 고양이, 개, 돼지를 다 합쳐도 닭의 수에는 미치지 못한다. 동아시아 밀림에서 살던 적색야계가 태국을 거쳐 인도를 지나 다시 메소포타미아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닭은 문명 확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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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주얼 경제사

    송병건 지음/ 아트북스/ 312쪽/ 1만8000원


    저자는 경제사를 경제학과 역사학의 속성을 동시에 가진 ‘박쥐 같은 학문’으로 규정하고, 그림이라는 시각매체를 활용해 경제사의 흐름을 탐색한다. 즉 그림에 담긴 내용과 상징을 그림이 제작된 시대와 결부해 해석하는 것. 중세화가가 그린 구약시대 대홍수, 당나라 때 그린 한 무제, 펠리페 5세 시기에 그린 알렉산더 등을 통해 시대적 변화를 읽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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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사는 어떻게 일하는가

    찰스 펠러린 지음/ 유보림·박창우 옮김/ 이콘/ 404쪽/ 1만7000원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천체물리학본부장으로 근무하며 12개 인공위성을 만들고, 우주에서 허블망원경을 수리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우주리더십’상을 받은 저자는, 결과적으로 허블망원경의 반사경 결함이 리더십의 실패라는 진상조사위원회 발표로 곤경에 처한다. 그 후 리더십 연구에 매진한 저자는 실수를 바로잡고 성과를 높이는 이른바 ‘사회적 맥락관리’ 방법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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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엇인가 : 배려의 철학을 위하여

    신창호 지음/ 우물이 있는 집/ 376쪽/ 1만5000원


    교육학자인 저자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자 실천 덕목으로 꼽는 것은 ‘배려’다.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로 시작해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나는 존재하는가 실존하는가’ ‘인간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어떻게 건강한 삶을 건설한 것인가’ ‘우정은 관계의 근원이다’ ‘신이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등을 묻고 답한다. ‘고려대 3대 교양’으로 꼽히는 명강의를 책으로 만날 수 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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