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0

2015.03.23

“현피 한판 뜨자” 사이버 악마들이 온다

막말 쏟아내는 ‘악플러’…댓글은 존재감 확인과 분노 표출의 수단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5-03-20 16: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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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피 한판 뜨자” 사이버 악마들이 온다
    “인터넷 화제의 뉴스 살펴봅니다. 가장 댓글 많은 뉴스는 총기를 소지하고 탈영한 박 병장이 목을 매단 채 발견된 사건인데요.”

    영화 ‘소셜포비아’는 총기를 소지한 채 탈영한 박 병장이 자살한 사건에 누리꾼 레나가 고인을 모독하는 악성 댓글을 달면서 시작된다. 서울 노량진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던 용민(이주승 분)은 “×년이야. 욕먹어도 돼”라며 악성 댓글에 악성 댓글로 응수하고, 지웅(변요한 분)도 재미삼아 악성 댓글을 단다. 욕먹으면서도 악성 댓글을 계속 다는 것에 화가 난 누리꾼에 의해 레나의 본명을 비롯한 신상정보가 공개되고, ‘레나 현피’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한다. 상황을 실시간 생중계하는 BJ(Broadcasting Jacky·방송진행자) 양게(류준열 분)는 레나를 직접 만날 ‘현피 원정대’를 소집한다. 그는 “우리가 너(레나)한테 공식적으로 사과를 받아낸다. 왜? 정의를 위해서!”라고 외치곤 PC방에 모인 누리꾼들과 레나 집으로 향한다. 이들은 ‘현피를 뜨기’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한 마디씩 악성 댓글을 남기고, 이들의 소동을 온라인방송으로 지켜보는 이들도 채팅창에 폭언을 쏟아낸다. 그리고 그의 집에 당도한 현피 원정대가 발견한 건 목을 맨 레나의 시신이다.

    온라인에서의 다툼을 오프라인까지 이어가는 사람은 대부분 악플러다. 악플러는 사이버 테러리스트와도 같다. 게임이나 메신저상에서 다툼을 유발하기 때문에 ‘눈팅’(인터넷에서 글을 쓰거나 댓글을 달지 않고 눈으로 보기만 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댓글이나 메시지를 적극 활용한다. 호전적 기질이 있거나 쉽게 흥분하는 편이라면 상대방의 도발적인 댓글에 현피를 신청하거나 받아들일 확률이 높다. 이들은 일상생활에서는 하기 힘든 행동을 인터넷상에서 하며 힘을 과시한다. 죽은 사람을 조롱하면서 장난을 치거나, 유명인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은 물론 그들의 부모, 가족까지 들먹이며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내는 식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4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학생의 14%가 최근 1년간 다른 사람에게 사이버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고, 19%는 최근 1년간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이버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사이버폭력을 가했거나 당한 대상은 ‘실제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인 경우가 절반을 넘었다. 성인이라 해서 큰 차이가 있는 건 아니었다. 같은 조사에서 성인의 17.4%는 최근 1년간 다른 사람에게 사이버폭력을 가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고, 30.5%는 최근 1년간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이버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생들의 싸움터가 주로 온라인 게임과 채팅·메신저였다면 성인들은 커뮤니티와 SNS, 채팅·메신저 순이라는 점이 달랐다.

    가해자와 피해자 “서로 누군지 모른다”



    사이버폭력의 가해자, 즉 악플러가 상대방을 공격하는 이유는 상대방에게 보복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상대방 행동에 보복하기 위해’(42.5%), ‘상대방이 싫어서,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38.0%), ‘재미나 장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24.0%), ‘상대방 의견을 비판하기 위해’(16.4%), ‘특별한 이유 없이’(12.1%) 사이버폭력을 행한다고 응답했다. 성인은 ‘상대방 행동에 보복하기 위해’(46.4%), ‘상대방이 싫어서,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34.9%), ‘상대방 의견을 비판하기 위해’(31.4%) 사이버폭력을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연쇄성. 조사 결과 학생과 성인 구분 없이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사이버폭력에 피해를 본 경험이 있고, 피해자 절반 가까이는 가해 경험이 있었다. 학내 왕따 피해자가 인터넷에서는 가해자가 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것.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사이버폭력은 일방적이라기보다 양방적 커뮤니케이션으로 가해 경험과 피해 경험 간 연쇄성이 높다는 게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다. 조사 대상에서는 20, 30대의 사이버폭력 가해 및 피해 비중이 높은 편이었으나, 특정 직업군이나 학력군에서 특별히 사이버폭력 경험이 도드라지는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구석에서 할 일 없이 댓글이나 다는 찌질이들.’ 사회에서 악플러를 보는 시선이다. 정말 그럴까. ‘국민일보’에서 2011~2013년 악성 댓글로 형사처분을 받은 100명을 분석한 결과 60명이 40, 50대였고 30대가 20명이었다. 성별로는 남성(73명)이 여성(27명)의 2.7배였다. 직업별로는 무직(28명)이 제일 많고 회사원·자영업자(23명), 전문직(8명)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희생자 및 유족 모욕이나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악성 댓글로 처벌받은 사람은 총 189명인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불구속기소된 이들 중에는 만 14세 이상~19세 이하 연령대가 32명이었고, 73세 고령 악플러도 있었다.

    민병철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악플러 비켜! 선플로 악플 정화 나선다


    “현피 한판 뜨자” 사이버 악마들이 온다
    “전사, 영웅을 뜻하는 ‘워리어’라는 표현을 해외에서 보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오독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런 악플러는 ‘사이버불리(cyberbully) 또는 트롤(troll)’이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인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사진)는 기자가 ‘키보드 워리어(warrior)’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하자 용어를 정정해줬다. 역시 영어 전문가다웠다. 민 교수는 악성 댓글과의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선플러들이 모인 단체의 수장을 맡고 있다. 남을 헐뜯어 우위를 점하려는 악플러와 달리 선플러는 악성 댓글로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댓글로 인터넷 문화 정화에 힘쓴다. 민 교수가 선플운동본부를 만든 건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에서 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선플 달기 과제를 내줬는데,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스스로 자신이 과거에 생각 없이 달았던 악플을 반성하고 선플의 필요성을 깨닫더라고요. 그런 변화를 보면서 선플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과거 삼성경제연구소에서 한국의 사회갈등비용이 우리나라 1년 예산에 맞먹는다는 발표를 한 적 있어요. 남을 비웃고 헐뜯는 데 들어갈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선진국 진입에도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현재 6000여 개 학교와 단체가 선플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2013년 학생들의 언어폭력 예방을 위해 전개한 ‘선플달기운동’의 영향으로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50.7%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선플운동본부는 국제적으로도 선플운동을 확산해가고 있다.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는 지진피해 주민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선플운동을 벌였고, 2013년 쓰촨성 루산현에서 지진이 났을 때도 추모와 위로의 선플을 달았다. 민 교수는 최근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게 학생 1300여 명이 인터넷에 올린 위로의 글을 책자로 제작해 전달할 예정이다.

    국외에서도 선플운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초청으로 베이징위옌대에서 선플 특강을 진행하기도 한 민 교수는 3월 말 중국 언론사 경제망과 선플운동 협약식을 진행한다. 그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루웨이 주임(장관급)과 만났을 때 중국에서도 선플운동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정부 차원에서 운동을 펼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월에는 ‘한일 대학생 사이버 언어폭력 예방 토론회’를 연다. 지난해 서울 광화문에서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100만 선플자원봉사단 출범식’을 한 데 이어 선플 문자 보내기와 모바일 세대의 거북목 같은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기 위한 ‘선플 웰니스 걷기대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전국 누리꾼들이 600만 건이 넘는 선플을 온라인상에 올렸습니다. 선플운동을 하겠다고 서명한 사람은 50만 명 가까이 되고요. 앞으로 목표는 1000만 건의 선플을 달고, 100만 명의 선플 자원봉사단을 만들어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겁니다.”


    악플러 40, 50대가 가장 많아

    “현피 한판 뜨자” 사이버 악마들이 온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공익광고제 2013년 은상 수상작 ‘10인의 살인범’(위). 이제석광고연구소에서 만든 공익광고 ‘손가락 하나로 사람을 죽이는 법’.

    인터넷 세상도 약육강식, 적자생존 원리가 통하는 정글 같다는 점에서 현실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강자에겐 ‘좋아요’를 누르며 댓글을 구걸하고, 약자에겐 악성 댓글이 달리거나 ‘악플보다 무섭다는 무플’(댓글이 없는 것) 상태가 지속된다. 다만 현실 세계와 다른 점은 피식자와 포식자, 공격과 방어가 분초 단위로 바뀌고 그런 반전이 댓글 하나로도 쉽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화역기능대응부장은 “사이버 불링(특정인을 사이버상에서 집단으로 따돌리거나 괴롭히는 행위)은 특정 대상에게 이뤄지기에 피해자가 누군지 알 수 있지만, 악성 댓글은 피해자 특정이 쉽지 않고 어디까지 ‘악성’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는 힘센 아이가 약한 아이를 때리면 힘의 차이가 눈에 보이고 폭력을 내면화해 극복 의지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사이버 세상에서는 그런 불균형이 없습니다. 나도 스마트폰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고, 상대방에게도 똑같은 무기가 있어 서로 공격하는 와중에 가해가 전이될 여지가 많죠. 현피는 사건 자체가 충격적이라 매스컴에서 자극적으로 다뤄지지만 실제로 많이 벌어지지 않습니다. 어른들 시각에서는 인터넷에서의 싸움이 실제 폭력으로 이어지는 게 이해되지 않을 겁니다. 실제로 학생 중에는 현피를 하려고 다른 지역으로 원정까지도 가잖아요. 기본적으로 사이버 불링을 당한 사람의 정서를 살펴보면 분노나 화의 비율이 높습니다. 그것을 표출하는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악성 댓글을 다는 이는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 아이들은 극단적으로 고독한 상황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데다, 관계 속에서 자아를 찾거나 존재를 확인하고 소속감을 느낄 기회가 과거보다 적다. 그래서 ‘좋아요’(추천)가 아닌 ‘싫어요’(비추천)를 받는 걸로도 존재를 확인하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 저명한 인물이 악플러가 되는 것도 일상에서 오는 고독감 때문에 사이버상에서나마 존재감을 확인하려 한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개인 대 개인이 아닌 조직적으로 ‘키보드 워리어’를 활용해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유인하는 사례로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있다. 이들은 감정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통해 상대를 오프라인으로 끄집어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술을 마신 사람이 모두 사고를 치는 것은 아닌 것처럼 악플러나 현피도 일부 현상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현피를 즐기는 사람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혼동해 상황 판단력이 떨어진 것”이라며 “학교에서 오프라인 도덕, 예절은 이야기하지만 온라인 에티켓에 대한 교육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개인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관련 교육이 부재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기비하 돌파구로 악성 댓글 달아

    2007년부터 온라인 ‘선플’(착한 댓글) 운동을 주도하는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인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악플러의 심리에 대해 “한국 사회가 워낙 경쟁사회이다 보니 다른 사람이 잘못돼야 자기가 잘될 수 있다는 심리가 있다. 자존감이 없어 비관적이고, 현재 상황을 비관하다 보니 상대를 헐뜯음으로써 자기 위치를 올리려는 보상심리가 작용한 결과가 악성 댓글 달기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악성 댓글을 다는 시간을 분석해봤는데, 일상적으로 깨어서 활동하는 시간이 아닌 이른 새벽에 댓글을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 시간대에는 세포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해 원활한 사고가 힘들다 보니 감정적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많죠. 알코올의 힘을 빌리는 경우도 있고요. 사이버상의 폭력 행위에 관성이 생기면 실제 사건, 사고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민 교수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 지금도 논란이 있지만, 익명성을 무기로 상대방 명예를 훼손하고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는 일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자유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자유롭게 상대를 린치하고 숨어버리지 않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피도 불사하는 악플러는 현실에서도 공격적이고 충동적일까.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악플러가 현실에서 남과 부딪히는 경우는 적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대면하자마자 싸움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평소 공상만 하던 걸 직접 접촉하지 않고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공간에서 말로 옮길 수 있다 보니 거칠고 날것 그대로의 공격성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악플러는 본인 문제를 남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 자신을 하찮게 보고 낮은 자존감에 시달리다 반대로 상대를 공격하는 거죠. 그를 통해 일시적으로 자기비하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기에 지속해서 악성 댓글 달기를 반복하는 겁니다.”

    영화 ‘소셜포비아’에서 자살한 악플러 레나의 실체를 추적하던 일행은 그의 대학 친구를 만난다. 그는 레나가 합평 수업 때도 남이 써온 글에 독설을 날리면서 정작 자기 글은 써오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한다. “에고는 강했지만, 그 에고를 지탱할 알맹이가 없었던 거죠.” 이런 말도 덧붙인다. “요즘 애들 다 그래요. 다 똑같죠, 뭐.” 지금도 레나 같은 사람은 어딘가에서 불특정 다수에 대한 분노를 컴퓨터 키보드에 실어내고 있다. 때로는 현피같이 관심받을 만한 사건이 터지길 기대하면서.

    성역 없는 악플러의 공격 대상이 됐다면

    일대일 전면전은 금물…무시하거나 심할 경우 신고하라


    옆자리 친구부터 대통령까지 악플러는 물어뜯을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악성 댓글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도 있는 것. 악플러의 표적이 됐다면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무시하라”고 조언한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악성 댓글에 너무 몰입해 민감하게 반응하면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동우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악플러는 상대를 평가절하하는 언사를 쓴다. 우리는 대개 자신에 대한 양면적 평가를 내리는데, 그중에서 낮춰보는 면을 그런 언사로 자극하니 그에 흔들려서 상처받고 분노하는 것이다. 건전한 비판이라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되, 무조건적인 비난이라면 무시하라. 악플러가 자기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남을 비난하는 사람임을 인지하고, 자신이 아닌 악플러에게 문제가 있다는 점도 인지하라”고 말했다.

    정도가 심하다면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신고하겠다고 밝히면 악플러가 실시간으로 자신의 흔적을 지우거나 탈퇴하고 잠수를 타는 경우도 많으니 신고에 앞서 온라인상 ID와 IP, 댓글 내용이 보이도록 화면을 캡처해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김봉섭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화역기능대응부장은 “그냥 ‘차단하거나 탈퇴하면 되지’ 싶지만 청소년에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쉽지 않다. 일대일로 싸우거나 스스로 해결할 생각을 하지 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명예훼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경찰청 사이버테러 대응센터에 신고하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정률의 손정혜 변호사는 “보통 악성 댓글로 재판을 하면 벌금형을 받지만 죄질이 나쁠 경우 실형에 처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한 누리꾼이 징역 1년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악성 댓글 때문에 고통받다 상담을 하는 사례는 있지만 실제로 고소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벌금액이 50만~100만 원으로 큰 편이 아니다 보니 위자료를 청구한다 해도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악플러를 고소할 생각이라면 실시간으로 증거를 삭제하기 전에 화면을 캡처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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