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53

2014.09.01

“아시아 허브 도시로 발돋움 오셔서 확인해보세요 ”

인터뷰 l 유정복 인천시장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4-09-01 13:1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 허브 도시로 발돋움 오셔서 확인해보세요 ”
    유정복 인천시장(사진)은 마음이 바빠 보였다. 복잡한 시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시아경기대회가 다가오면서 집행위원장으로서 할 일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제5단체장, 5대 금융권 은행장 등을 잇달아 만나 대회 관심을 촉구하며 입장권 구매 협조를 구했고, 8월 22일 강원 속초시에서 열린 전국생활체육대축전 행사장으로 달려가 생활체육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방송사를 찾아 ‘대회 분위기 업’ 홍보전도 펼치는 등 눈코 뜰 새 없다는 게 인천시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8월 25일 오후 시장실에서 만난 유 시장은 피곤한 기색이 엿보였지만, 인천아시아경기 얘기가 시작되자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듯 차근차근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 2014 인천아시아경기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무척 바쁘죠. 대회 기간 사용할 49개 경기장과 48개 훈련 시설을 최종 점검하고 있어요. 자원봉사자 1만3500명이 경기 지원, 수송, 통·번역, 환경 정리 등 11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칠 거고요. 조직위원회와 함께 전야제행사, 선수촌 문화행사 같은 다채로운 행사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어요.”

    ▼ 집행위원장의 소임은 무엇인지요.



    “대회가 잘 진행되도록 안정적인 지원을 하는 게 제 소임입니다.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한 대테러훈련과 경찰·소방·군 합동훈련, 경기장 시설 안전점검도 꾸준히 챙기고 있어요.”

    ▼ 예상 밖으로 대회 분위기는 아직 무르익지 않은 듯한데….

    “올해는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 재·보궐선거, 교황 방한 등 굵직한 현안이 많아서 대회 붐업을 할 기회가 마땅히 없었던 거 같아요. 대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 열기를 고조하는 게 남은 기간 우리가 할 일입니다. 8월 14일 성화봉송 행사가 시작됐고, 21일 대회 조주첨도 끝나면서 슬슬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어요. 북한 대표팀과 응원단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세계 언론의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고 있고요. 아이돌그룹의 한류 콘서트와 아시안 푸드 페스티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도 준비한 만큼 성공적인 대회가 될 거라고 확신해요.”

    ▼ 개폐막식 리허설이 한창이네요.

    “임권택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고, 한국 문화의 진수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시인 고은, 성악가 조수미, 한류 스타 장동건, 이영애 씨, 중국 유명 피아니스트 랑랑이 개막식에 출연하고요. 이 밖에 깜짝 스타도 초청했으니 개막식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참여를 두고 남북 간 실무접촉이 한창인데요.

    “그렇죠. 북한은 7월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한다고 공식 발표했어요. 8월 13일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 선수 엔트리를 제출했고, 최근 북한 대표단이 인천을 방문해 조추첨을 끝냈습니다. 북한 선수단은 축구, 수영 등 14개 종목 150명(남자 70명, 여자 80명) 규모로 예상됩니다. 실무 협의가 남아 있지만 이들 외에 스태프와 취재진 등도 찾아올 겁니다. 북한의 대회 참여는 흥행 요소이기도 하지만, 남북 간 긴장 해소와 평화의 축제 만들기에 기여할 거라고 봐요(손광호 북한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8월 28일 조선중앙TV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응원단은 파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세계적인 대회인 만큼 인천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거 같네요.

    “인천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한 번 더 점프하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45개국 선수와 취재진 등 2만3000여 명이 참가하고, 외국인 관람객 20만 명을 포함해 200만 명이 대회를 관람할 걸로 예상해요. 수학여행, 의료 관광, 크루즈 관광 등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도 마련했습니다.”

    유 시장의 인천 자랑이 한참 이어졌다. 인천에서 비행기로 3시간 이내 지역에 100만 명 이상 거주하는 도시가 51개나 되고, 20억 명이라는 대규모 소비시장을 보유한 도시가 인천이라고 했다. 사실 인천은 삼국시대에는 중국과 통교하는 길목이었고, 근대화와 산업화 첨병 구실을 했으며, 1883년 제물포항 개항으로 서양 근대 문물이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인천상륙작전과 한국 경제 성장의 중심 도시였던 역사적인 인천이 이제 아시아 허브도시로 발돋움할 기회가 온 거죠. 대회 기간에 해외투자자 유치도 준비하고 있어요.”

    ▼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대회 개최로 12조9300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6만8500명의 총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해요. 중국 광저우는 2010년 대회 이후 관광객이 몰리고 교역량이 늘면서 중국 제3 도시가 됐어요. 이번 대회가 인천국제공항과 송도, 청라, 영종 국제도시가 들어선 인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해요.”

    ▼ 인천아시아경기를 유치하면서 스포츠 약소국 지원을 위해 ‘OCA-인천 비전 2014 프로그램’을 약속했었지요. 그동안 어떻게 운영됐나요.

    “OCA와 공동으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아시아 45개국 가운데 유망주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이 부족한 스포츠 약소국 29개국을 대상으로 지도자 파견, 전지훈련 지원 등을 펼쳤어요. 지금까지 30개국에서 720명이 참가해 국내 정상급 선수단과 체계적인 훈련을 했고, 이 선수들이 런던올림픽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자긍심 높은 시민의식 보여줄 것

    ▼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인천시민의 협조와 참여도 중요하겠지요.

    “그럼요. 인천시민은 손님을 맞는 주인의 마음으로 협조할 거예요. ‘1가구 1경기 관람 운동’ ‘지역 청결 운동’ ‘차량 2부제 운행’에 동참하고, 질서의식과 자긍심을 갖춘 시민의식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사실 이러한 것들이 모이면 우리나라 국격이 높아지는 것이고, 인천은 국제적인 명품 도시로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지 않겠어요. 국민도 대회 기간 중 하루를 ‘인천의 날’로 정해 경기를 관람하고 각종 문화행사도 둘러보면 좋겠어요.”

    ▼ 우리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내고, 국민적 관심 속에 성공적인 대회로 마무리되면 유 시장의 정치적 역량도 커질 듯한데요.

    “저는 사심 없이 제가 할 일, 대회 성공만 바라보며 뛰고 있어요.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국민에게 올바르게 응답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국민 시각에서 스스로 되돌아보며 국민과 한 약속을 잘 지키는지 살핀다면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추석 직후 아시아경기가 시작하는데요.

    “그러네요. 보통 한가위 보름달을 보면서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끼는데, 이번 추석에는 보름달을 보면서 인천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떠올려보면 어떨까요. 국민에게 자신감과 희망, 즐거움을 드리는 대회인 만큼 전국에 ‘금메달 보름달’이 뜰 겁니다(웃음).”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