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40

2014.06.02

월드컵이냐, 블록버스터 영화냐

올여름 흥행 노리는 할리우드, 흥행몰이에 고심

  • 케빈 경 ECG에듀케이션 대표 kevinkyung@yahoo.com

    입력2014-06-02 14: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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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건 더위만이 아니다. 에어컨 빵빵한 극장에서 spectacular(화려한) 볼거리로 잠시나마 더위를 날려주는 Hollywood의 summer blockbuster급 movies도 동행한다. 여기에 이번 여름은 World Cup까지 돌아온다. 여름 대목을 노리는 Hollywood 처지에서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본다는 이 global sporting event가 사실상 불청객이나 다름없다.

    ‘핵심 관람객’의 주목 끌기

    각 studio마다 astronomical(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제작한 summer blockbusters는 적절한 시차를 두고 개봉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사 영화끼리나 다른 studio의 영화와 경쟁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World Cup 같은 변수가 걸림돌이 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해외 수입이 Hollywood 영화 total revenue(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요즘 6월 13일부터 7월 14일(한국 기준)까지 한 달가량 열리는 2014 Brazil World Cup은 이번 여름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BusinessWeek’지의 Hollywood 담당 기자 Anousha Sakoui는 여름 영화와 World Cup 사이에 내재된 경쟁 구조를 다룬 본인의 4월 22일자 기사 headline을 tweet했다.

    Will the World Cup hurt summer movies?

    월드컵이 여름 영화에 피해를 끼칠까?



    답은 당연히 ‘yes’다. World Cup이든, Hollywood blockbuster든 큰 볼거리의 entertainment ‘상품’이라는 점에서 서로 경쟁 상대일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미 3월 초 ‘The Hollywood Reporter’지에서 Paramount International 사장 Anthony Marcoly는 자사가 선보일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4번째 영화인 ‘Transformers : Age of Extinction(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을 언급하며 core audience라는 개념을 설명했다.

    With a film like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and most summer blockbusters, the core audience is identical to that of the World Cup.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같은 영화와 여름 블록버스터 대부분의 경우, 핵심 관람객은 월드컵 관람객과 동일합니다.

    5월 중순쯤, 이번 여름의 즐거운 난제(?)에 대해 Switzerland에 사는 user가 tweet한 내용을 보더라도 절로 실감난다.

    The World Cup, the next X-Men, the last TMI Book,…TOO MANY THINGS HAPPENING

    월드컵, 다음 ‘엑스맨’, 마지막 TMI 책,… 너무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TMI는 판타지 소설 시리즈 ‘The Mortal Instruments’의 준말)

    여기서 대책은 매우 단순하다. ‘전면전’ 아니면 ‘피하기’다. 주로 후자가 우세다. 앞의 Switzerland user가 언급한 next X-Men 영화 ‘X-Men: Days of Future Past(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처럼 아예 World Cup 개최 훨씬 전인 Memorial Day weekend에 개봉한 경우도 있다.

    월드컵이냐, 블록버스터 영화냐
    월드컵과의 전면전 피하기

    월드컵이냐, 블록버스터 영화냐

    앤젤리나 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

    World Cup 개최를 앞두고 Sakurazaka Hiroshi(사쿠라자카 히로시)의 만화 ‘All You Need Is Kill’을 원작으로 한 Tom Cruise(톰 크루즈) 주연의 SF 영화 ‘Edge of Tomorrow(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숲속의 잠자는 공주’이야기를 바탕으로 Angelina Jolie(앤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Maleficent(말레피센트)’가 맞대결을 한다. ‘Variety’지의 5월 23일 headline tweet다.

    Tom Cruise, Angelina Jolie test star power at international B.O. with ‘Edge of Tomorrow,’ ‘Maleficent’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톰 크루즈, 앤젤리나 졸리가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말레피센트’로 스타 파워를 시험하다

    (B.O.는 box office의 준말)

    이 잡지 기사 본문에서도 두 영화가 서둘러 개봉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

    The goal is to get the film into certain countries, particularly those with strong soccer teams, before the month-long World Cup kicks off on June 12.

    한 달간의 월드컵이 6월 12일 개최되기 전 특정 국가, 특히 막강한 축구팀을 보유한 국가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것이 목표다.

    모든 경기가 끝날 때까지 개봉을 연기한 blockbuster도 꽤 있다. Dylan M.이란 user는 Marvel(마블)사의 ‘Guardians of the Galaxy(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배두나가 조연으로 출연하는 Wachowski(워쇼스키) 남매의 ‘Jupiter Ascending(주피터 어센딩)’과 마찬가지로 World Cup final 게임이 끝난 후에나 볼 수 있다.

    My most anticipated movie this summer without a doubt is Guardians of the Galaxy... or is it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Hmm...

    내가 가장 기다리는 영화는 의심할 여지없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다. 아니면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인가? 흠…

    부분적으로 개봉 일자를 미루는 전략도 있다. 결국 Viacom(Paramount의 모회사)사는 core audience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컸던지 이 방식을 택했다. 5월 23일 뉴스 feed를 전문으로 하는 iwantmedia는 ‘Transformers : Age of Extinction’ 개봉을 World Cup을 이유로 특정 지역에서 delay(연기)한다고 tweet했다. 북미와 유럽 일부 지역은 이번 계획에서 제외되지만 독일과 프랑스, World Cup 개최국 브라질, 그리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에서는 final 경기 종료 후 개봉한다.

    Viacom delays new ‘Transformers’ to avoid World Cup

    ‘비아컴’사가 월드컵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트랜스포머’ 영화(개봉)를 미루다

    반면 ‘How to Train Your Dragon 2(드래곤 길들이기 2)’처럼 전면전을 선포한 영화도 있는데, 흥행에 성공한다면 ‘How to Survive the World Cup(월드컵 이겨내기)’이란 부제가 따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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