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1

2014.03.31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경성 모던타임스’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4-03-31 1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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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박윤석 지음/ 문학동네/ 426쪽/ 1만8000원

    일제의 조선 강압통치에 대한 반발은 고종 승하를 불씨로 1919년 3·1운동으로 폭발한다. 1920년대 경성의 공기는 불온했지만 힘을 잃어갔다. 조선의 저항에 일제는 ‘문화정치’라는 이름으로 식민통치 방법을 바꾼다. 이때부터 일본을 통해 영화, 문학, 음악 등 근대문화가 밀물처럼 들어온다. 일본 제국주의 괴물이 배회하던 경성. 조선의 모던걸과 모던보이는 나라 잃은 설움을 가슴속에 숨긴 채 근대문화를 하나 둘 체험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저자는 ‘한림’이라는 가상의 기자를 내세워 1920년대 경성 한복판으로 떠난다. 먼저 일제에 대한 저항운동이다. 천변(청계천)을 따라 내려가던 한림은 장교동에서 망국 대신 한규설을 만난다. 한규설은 망국의 재상이 무슨 면목으로 세상 사람을 대하겠느냐며 두문불출한 지 오래다. 그는 벌써 25년이 지났지만 을사늑약을 앞두고 벌어진 일을 잊을 수 없다. 급박한 어전회의와 격분한 나머지 회의석을 박차고 나간 대신들, 그리고 이완용의 행동 등 나라가 통째로 넘어간 사건은 살아생전 멍이다.

    한림의 눈과 귀는 당시 사람들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는다. 심훈, 최재형 등을 통해 나라를 빼앗긴 백성의 삶이 마치 바람 같았음을 애틋한 사연과 함께 다룬다. 만세 한 번 불렀다고 퇴학당한 심훈은 출소 뒤 실업자가 된다. 순종 이왕에게 파혼당하고 평생 죽은 듯 숨죽이며 살아야 했던 민 규수의 삶도 애처롭긴 마찬가지.

    “축음기, 라디오, 영화와 더불어 조선에서도 카페가 이제 하나의 생활풍속으로 자리 잡았다. 유럽의 카페와 달리 일본과 조선에 새롭게 등장한 카페의 양대 요소는 술 그리고 술을 마시게 만드는 분위기다. 이를 위해 음악과 하나코 같은 여인을 빼놓을 수 없다. 카페는 누추한 일상에서 잠시 해방감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마치 영화가 그러하듯이.”

    경성은 ‘리틀 도쿄’라 불렸다. 도쿄의 생활양식이 몇 달 뒤면 경성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전차와 기차 등 새로운 것에 빠져들었다. 문학, 영화, 음악이 도피처였다. 상세한 자료 조사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1920년대 경성의 모습과 사람 이야기가 생생하다.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늘 웃는 엄마

    구보타 가요코 지음/ 양영철 옮김/ 동아일보사/ 204쪽/ 1만2000원


    어떤 육아서도 아이를 엄마만큼 잘 알지 못한다. 또한 육아는 육아서에 나온 것처럼 쉬운 일도 아니다. 스스로 편하고 익숙한 육아법을 찾는 방법과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인생 최고 기쁨이라는 사실을 들려준다.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페테르부르크가 사랑한 천재들

    조성관 지음/ 열대림/ 272쪽/ 1만8000원


    도시 자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러시아 페테르부르크는 아름다운 건물과 풍광으로 유명하다. 이런 도시에서 예술혼은 자연스럽게 꽃을 피웠다. 시인 푸시킨, 작가 도스토옙스키, 차이콥스키 등 거장 5인을 만난다.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병법

    공원국 지음/ 위즈덤하우스/ 252쪽/ 1만6000원


    오나라 왕 합려가 강대국 초나라를 이길 수 있는 비결을 묻고, 전략가 오자서가 구체적인 전술과 치국을 답한다. 오자서는 전략을 실행하기 앞서 도(道)와 덕(德)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운다. 상황을 뒤집는 통쾌한 반격의 기술을 다룬다.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한국 현대미술의 지형도

    박영택 지음/ 휴머니스트/ 536쪽/ 3만5000원


    한국 현대미술에 계보가 있다면 맨 윗자리에 올릴 작가는 누구일까. 저자는 박생광, 변관식, 이상범, 이인성, 김환기, 이응노, 김종영, 권진규를 꼽는다. 이들 선구자와 함께 후배 작가들의 계보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을 한눈에 보여준다.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꿀꺽, 한 입의 과학

    메리 로치 지음/ 최가영 옮김/ 을유문화사/ 368쪽/ 1만5000원


    인간의 위대한 속사정인 섭취와 분해, 흡수와 배설에 대한 견문록. 코의 숨겨진 작용과 미각의 상대성, 위 해부의 역사와 위산 기능의 신비, 장내 가스의 진실 등 생명을 만드는 소화관 신비를 통해 인체의 존엄성과 정교함을 다룬다.

    응답하라, 1920년대 경성 이야기
    사람들 앞에 서면 나는 왜 작아질까

    크리스토프 앙드레·파트릭 레제롱 지음/ 유정애 옮김/ 민음인/ 328쪽/ 1만5000원


    관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람들 눈치를 보며 진짜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가 많다. 두려운 상황에 자신을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연습함으로써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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