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8

2012.12.24

차지연과 소냐, 탄탄한 매력 발산

뮤지컬 ‘아이다’

  • 구희언 여성동아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2-12-2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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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비아의 아이다 공주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두 여인이 사랑하는 라다메스 장군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아이다’의 막이 올랐다. 2005년 초연 이후 7년 만이다. 초연 당시 8개월간 공연하며 인기를 끈 작품이다. 2010년 모든 캐릭터를 원캐스트로 공연할 당시 가수 옥주현은 이 작품으로 ‘옥아이다’라고 불리며 뮤지컬 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

    현대 박물관의 이집트관, 고대 왕국의 여왕 암네리스가 이집트와 이웃 나라 누비아 간 전쟁이 최고조를 이루었던 시대의 투쟁과 사랑 이야기로 관객을 초대한다. 이집트 군사령관 라다메스는 군인들이 포획한 누비아 여인 중 용기 있고 매력적인 아이다에게 끌린다. 이집트로 돌아온 그는 누비아인 신하 메렙과 함께 아이다를 정혼자인 암네리스 공주에게 선물로 보낸다. 이집트 파라오는 라다메스와 암네리스가 7일 안에 결혼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만, 라다메스와 아이다는 서로에 대한 끌림을 멈출 수가 없다. 아이다는 포로로 끌려와 적국 장군을 사랑하게 된 자신의 처지에 괴로움을 느낀다. 한편 이집트 군사들이 누비아의 왕이자 아이다의 아버지인 아모나스로를 잡아오고, 둘의 사랑은 시련을 맞는다.

    박물관에서 암네리스의 넘버로 시작해 같은 장소에서 같은 넘버로 극을 닫는 구성이나, 점점 작아지는 사각의 프레임으로 무덤을 표현한 연출이 매력적이다. 극을 여닫는 암네리스의 극 중 성장도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 못지않게 주목할 부분이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한발 더 다가선 배우 차지연과 소냐가 누비아 공주 아이다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박칼린 협력 연출은 “본능적으로 극에 임하는 모습이나 매력, 음색, 음역과 생김새, 움직임까지 두 사람은 모든 게 다르다”고 말했다. 차지연이 잡혀온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공주의 기품을 잃지 않는 당찬 아이다라면, 소냐는 극이 진행되면서 누비아의 지도자라는 소명을 각성하는 공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역에는 최수형과 일본 ‘사계’에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준현이 캐스팅돼 남성미를 발산한다. 암네리스 역에는 2010년 공연에서 원캐스트로 암네리스를 연기하며 ‘강철 성대’를 증명한 정선아와 새롭게 발굴한 중고 신인 안시하가 낙점됐다. 정선아는 배우 중 유일하게 오디션 없이 작품에 재합류했다.



    아름다운 조명으로 표현된 나일강변과 화려함의 극치인 이집트 왕궁 같은 무대디자인 외에도 앙상블의 화려한 패션쇼, 창과 활을 이용한 남성적인 군무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뮤지컬 입문자에게도 장르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대중가요 느낌의 넘버는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부분. 극 중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지는 라다메스와 아이다의 감정에 몰입되지 않는다면 아이다의 나이가 10대 후반에 불과하다는 것을 상기하자. 그 나이 땐 다들 그렇게 열정적이지 않나. 4월 28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

    차지연과 소냐, 탄탄한 매력 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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