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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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매수 심리야

12·7 부동산 대책 시장 목소리 외면…강남 부자들을 위한 조치에 알맹이도 빠져

  •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 http://cafe.naver.com/goodrichmen

    입력2011-12-19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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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보야, 문제는 매수 심리야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단지 일대.

    정부가 2011년 12월 7일 발표한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 주거안정 지원방안’(이하 정상화 방안)을 보고 있으면 한숨이 나다 못해 짜증이 밀려온다. 이런 것을 정상화 방안이랍시고 태연히 내놓은 걸 보면 공무원의 배짱이 두둑한 것인지, 머리가 굳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서민을 위해 거래를 활성화하면서도 주택시장을 안정화시켜달라고 했더니 일부 강남 부자를 위한 서비스로 일관해버렸으니 말이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해야겠다는 정부의 의도는 옳다. 불확실한 시장 전망 때문에 실수요자까지 시장을 관망해 거래가 실종된 탓에 가계부채 해결이나 생계 대책을 위해 집을 내놓은 사람의 시름만 깊어졌기 때문이다. 거래가 없으니 부동산 관련 종사자는 물론, 건설회사 역시 파탄 일보 직전이다.

    그런데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핀트가 전혀 맞지 않아 문제다. 카메라 렌즈의 초점을 맞추지 않은 채 셔터를 눌러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다는 얘기다. 지금은 매수세가 없어 거래가 실종된 것이지 매도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물이 넘쳐서 문제다. 그러므로 매수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당근을 이번 정상화 방안에 집어넣었어야 했다.

    먼저 정부가 시장에 폭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양도세 중과세 폐지를 보자. 매수자가 양도세 중과세가 무서워 집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다. 집을 사봐야 시세 차익을 거두기 어렵고 아직도 더 떨어지리라고 생각해서다. 매수세를 일으키려면 양도세 중과세 폐지보다 취득세 감면을 더 연장해야 한다. 취득세 감면이 2011년에 끝나기 때문에 2012년부터 4억 원짜리 집을 사면 880만 원만 지불하면 되던 것을 1840만 원이나 내야 한다. 취득세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취득세 감면 연장이 더 시급



    2012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급매물이 시세를 떨어뜨리는 현상은 줄겠지만 그렇다고 매수세가 살아나겠는가. 오히려 다주택자들이 집값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서 매물이 줄어들 확률이 높다. 따라서 양도세 중과세 폐지 후속으로 보유세를 올려야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강남 재건축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져 거래가 활성화되리라는 판단도 초보 수준이다.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면 조합 설립 이후 전매가 가능해지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매수자가 물건을 마구 살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조합 설립이 임박한 단지에서는 나왔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자들은 조합 설립 이후에도 구입할 수 있으므로 느긋하게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느라 거래가 줄어들 공산이 크다.

    사람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된 이유는 재건축 추진이 불투명한 데다 경기까지 좋지 않아 추가 부담금이 많아져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남 재건축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하루속히 폐지하고 사업성이 더 좋아지도록 재건축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든지, 소형주택 의무비율 등을 축소해야 한다.

    초과이익부담금을 2년간 유보한다는 발상은 더 초보 수준으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고점 대비 20% 이상 가격이 떨어진 시점에서 무슨 초과이익이 있다고 부담금을 2년간 유보한단 말인가. 오히려 초과이익금은 이중과세에 위헌 소지까지 있어 하루속히 폐지해야 할 악법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이 부동산에 대해 더 공부하고 연구했다면 투기과열지구와 함께 주택거래신고지역도 해제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지역,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이 서울 강남3구다.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권 전매와 주택 청약에 제한을 두려 지정한 것이고,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은 취득 후 15일 안에 거래를 신고하고 실거래가액으로 취득세를 부과하려는 의도며, 투기지역 지정은 양도세에서 탄력세율을 적용하려고 제정한 제도다.

    바보야, 문제는 매수 심리야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나붙은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시세표.

    그런데 주택거래신고지역에 또 하나의 족쇄가 있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제31조 임대주택 등에 대한 감면을 보면, 임대사업자가 전용면적 60㎡의 공동주택을 건축하거나 건축주로부터 최초로 분양받아 임대하는 경우에는 2012년 12월 31일까지 취득세를 면제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주택거래신고지역은 제외한다고 규정해놓았기 때문에 강남3구에서 임대사업을 하려고 신축주택을 분양받으려는 사람의 발목을 잡는 것이다.

    정부는 순진하게도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면 다주택자들이 임대를 목적으로 집을 더 살 수도 있기 때문에 거래가 활성화되리라고 본다. 그러나 강남3구에서는 임대사업자가 되려 해도 취득세 면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2억 원짜리 다세대주택을 임대 목적으로 구입할 때 취득세가 면제되지 않으면 2012년부터는 취득세가 920만 원이나 된다. 2억 원짜리 주택을 월세로 놓는다 해도 1년에 700만 원 받기 힘든 현실에서 취득세 부담이 너무 큰 것이다.

    실거주자 돈줄 묶어서는 곤란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은 지금이라도 주택거래신고지역을 없애든지,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실거래로 취득세를 부과하는 데다 60일 이내에 실거래 신고를 하게 한 마당에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왜 필요한가. 게다가 지정된 때가 7년 전인 2004년(서초구는 2005년)이다. 강남3구 집값이 많이 떨어진 시점에서 이제 수갑을 풀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정부가 임대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한다면 강남3구의 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는 불가피하다.

    강남3구의 중개업자들은 이번 정상화 방안이 강남 부자들을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알맹이가 빠졌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돈줄이 묶였다는 것이다. 정부도 이 점을 모르지는 않지만 가뜩이나 가계부채가 심한 현실에서 이 규제를 풀면 악영향이 크기 때문에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이 점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투자 목적이 아니라 실거주 목적인 수요자들의 돈줄까지 묶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에게는 DTI 규제를 완화하고 이자 부담도 줄여줘야 매수 심리가 살아난다. 새 집을 사려는 1주택자에게도 이 규제를 완화해줘야 한다. 서울처럼 집이 비싼 곳에서 대출을 끼지 않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부가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면서도 거래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데 고충이 따른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려면 현장 분위기를 꼼꼼히 살펴 시장이 진실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실력도 없는 전문가를 몇 명 불러놓고 의견을 들은 뒤 탁상에서 이리저리 고민해봐야 실효성 없는 대책만 늘어놓게 된다. 진찰만 잘하면 뭐하나, 약발이 들지 않으면 명의가 될 수 없는 법이다.

    12·7 대책 그 후 부동산

    취득세 감면받으려면 12월 31일까지 잔금 지급을


    2011년 12월 31일까지 집을 구입하면 취득세가 50% 감면되고(9억 원 이하 1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는 75% 감면) 2012년부터는 감면되지 않는다는데, 취득세상 취득 시기는 언제를 말하는가.

    “주택을 구입했을 때 취득세의 취득 시기는 그 계약상의 잔금 지급일이며, 계약상 잔금 지급일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일로부터 60일이 경과한 날이다. 따라서 취득세를 감면받으려면 2011년 12월 31일까지 잔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언제부터 폐지되나. 폐지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있나.

    “2012년 국회에서 통과해야 폐지되는데, 야당이 반대해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폐지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당연히 받을 수 있는데, 강남3구는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10% 탄력세율이 추가 적용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는 왜 폐지되지 않는가.

    “정부가 폐지 방침을 밝혔지만 야당의 반대와 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국회에 오랫동안 계류 중이다. 2012년에는 폐지하겠다고 의욕을 보이지만 야당 반대가 심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폐지하지 못하면 하위법을 정비해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소유권이전등기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데다 조합의 사업성도 좋아지지 않아 정비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투기과열지구 해제로 조합 설립 인가 이후 강남3구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므로 거래가 활성화되면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 않는가.

    “호재이긴 하지만 지금의 시장 침체 원인은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때문이 아니라, 재건축 사업 자체에 대한 불신과 사업성 악화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를 활성화하려면 재건축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추가부담금 등을 줄일 수 있는 정부의 지원 및 정책이 필요하다. 초과이익금 유보보다 더 필요한 것은 용도지역의 종 상향, 용적률 상향, 보금자리주택 의무비율 축소 등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는 해제하면서 주택거래신고지역을 해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마도 무지에서 온 듯하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면 다주택자 상당수가 임대사업을 할 것이므로 전월세 안정에 기여하리라 판단한 듯한데, 주택거래신고지역이 되면 공동주택을 신축하거나 분양받은 임대사업자가 취득세 감면을 받지 못한다는 점은 몰랐던 것 같다. 서울에서 전월세난이 가장 심각한 곳이 강남3구인데, 취득세 감면을 받지 못한다면 많은 사람이 임대사업을 위해 주택을 신축하거나 분양받기를 꺼려할 것이 분명하다. 2012년부터는 취득세 부담이 더 커지므로 하루속히 주택거래신고지역을 해제해야 정부의 전월세난 안정대책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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