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8

2007.10.30

NLL 놓고 ‘남북 연합팀’과 한판 승부?

  • 윤상호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ysh1005@donga.com

    입력2007-10-24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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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LL 놓고 ‘남북 연합팀’과 한판 승부?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NLL 논란 속에서 김장수 국방부 장관(사진)의 소신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김 장관은 10월1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NLL을 양보하거나 열어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자 영토 개념인 NLL을 북한이 준수하지 않는다면 공동어로구역이나 평화수역은 무의미하다는 기존 소신을 재확인한 것. 김 장관의 ‘NLL 소신’은 남북 정상회담 전부터 확고했다. “NLL은 영토 개념이 아니라 안보 개념”이라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 장관은 “NLL은 실체가 있는 영토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또 “NLL이 영해선이라는 의미는 위헌적”이라는 서주석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의 언론 기고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주 부적절한 시기에 나온 글”이라며 공개 질책했다.

    권력 핵심부의 의중이 반영된 ‘NLL 재설정론’에 김 장관이 계속 제동을 걸자 군 일각에선 경질설이 나돌기도 했다. 또 김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을 수행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아 ‘꼿꼿 장수’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NLL 소신 발언으로 일거수일투족이 군 안팎의 주목을 받자 김 장관은 “표정 하나, 말 한마디로도 꼬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조심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장관이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NLL 소신을 굽히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게 군내의 지배적인 기류다.

    육군참모총장 출신으로 전형적인 무골(武骨)인 김 장관은 NLL을 지키는 것이 군을 보호하고 명예를 지키는 길임을 측근들에게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의 NLL 발언 직후 김 장관이 서해를 경계하는 해군 2함대사령부를 비롯한 예하부대에 ‘NLL 함구령’을 내린 일도 군이 이번 사태에 휩쓸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장관의 NLL 소신은 현역 시절 북한의 도발을 체험했던 영향도 크다. 육사 27기로 작전 분야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김 장관은 1996년 9월 강릉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1군사령부 작전처장(준장)으로 현장에서 대침투작전을 지휘했다. 따라서 북한의 저의를 간파하고 있는 군 최고수뇌로서 정부의 위험천만한 NLL 인식을 용납하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해 11월 창군 이래 처음으로 육참총장에서 바로 국방장관에 기용된 뒤 일각에서 대가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김 장관은 기자실을 찾아 “나는 절대 대가 약하지 않다. 앞으로 지켜봐달라”고 했다. 그가 임기를 마칠 때까지 그 다짐을 지켜낼지에 군 안팎의 이목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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