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3

2007.02.13

흔들리는 배 조타수 … ‘기대 반 걱정 반’

  • 양정대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torch@hk.co.kr

    입력2007-02-12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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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들리는 배 조타수 … ‘기대 반 걱정 반’
    분당(分黨)을 코앞에 둔 1월31일, 열린우리당의 원내 사령탑이 바뀌었다.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때부터 전주에서 내리 4선을 한 장영달 의원(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장 원내대표는 자신의 15년 정치인생에서 가장 비중 있는 임무를 맡게 됐지만, 그의 앞길은 온통 가시밭이다. 외견상 장 원내대표의 등장은 열린우리당이 강령에 규정된 중도개혁 노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진용을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 물론 김근태 의장의 임기가 2월14일 전당대회까지라 ‘보름 천하’에 불과하지만 열린우리당에서 개혁그룹 인사가 의장과 원내대표 자리를 모두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열린우리당의 진로 자체가 캄캄하다. 천정배, 염동연 의원 등에 이어 직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한길, 강봉균 의원을 중심으로 실용보수파 의원 20~30명의 탈당이 현실화되면서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각종 민생·경제·개혁법안이 산적해 있는 2월 임시국회 전략에 대한 고민은 둘째치고, 당장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온몸을 던져야 할 판이다.

    그렇다고 2월 임시국회를 쉽게 지나칠 수도 없다. 어쨌든 원내대표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의정활동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하지만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 국민연금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사법개혁 관련 법안,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등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게 없다. 설 연휴 이후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노무현 대통령의 4년 연임제 헌법 개정안 발의도 장 원내대표가 짊어져야 할 또 다른 짐이다.

    장 원내대표는 지난해 10월부터 차기 원내대표직을 염두에 뒀다. 원내 정책의 일방적인 보수화 경향이 당 위기의 핵심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동시에 그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점찍어 삼고초려(三顧草廬)했다. 개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되 실물경제 감각을 받아들여야 입법과 정책의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당 안팎의 시선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장 원내대표는 70년대에 긴급조치 위반으로 7년을 복역하고도 김 의장과 함께 민주화운동청년연합을 창립해 초대 부의장을 지냈을 만큼 소신이 뚜렷하다. 일각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위기에 빠진 우리당호(號)를 통합신당이라는 항구에 무사히 정박시킬 그의 비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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