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3

2006.07.11

웰컴! 한국계 수지 서 데뷔 음반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7-06 15: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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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은 안으로 굽는다’ 혹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은 어느 분야에서든 유효하다. 하인즈 워드에 대한 우리의 열광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가 한국계라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음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인 그룹 코리아나는 88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 잡고(Hand in hand)’를 부르는 기회를 잡았고, 카레이스키 빅토르 최는 러시아에서도 영웅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더욱 그랬다. 한국계 베이시스트 존 명이 소속된 드림 시어터나 한국계 DJ 조셉 한이 멤버로 있는 린킨 파크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 또한 남다르다.

    최근 주목받는 또 한 명의 한국계 뮤지션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수지 서(Susie Suh). 지난해 발표한 데뷔 앨범 ‘Susie Suh’는 ‘뉴욕타임스’로부터 ‘사랑에의 갈구를 가장 설득력 있게 노래하는 가수’라는 평을 받는 등 각종 매스컴의 호평 속에 거장 조니 미첼로부터 이어져오는 서정주의 포크의 맥을 잇는 수작 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녀는 최근 안 트리오의 내한공연에서 오프닝 무대를 맡으며 국내 팬들에게도 인사를 했다.

    핏줄과 관련하여 스쳐가는 얼굴들이 있다. 먼저 2003년 그래미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하며 화제를 모은 노라 존스, 그녀는 인도계다. 인도의 전통악기인 시타의 명인으로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을 비롯한 많은 팝 스타들의 스승이기도 한 라비 샹카가 그녀의 아버지다. 제2의 노라 존스로 불리며 국내 광고음악으로 쓰인 ‘Be be your love’로 많은 팬을 확보한 레이첼 야마가타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본계 뮤지션이다. 이들 셋의 음악은 잔잔한 서정주의 포크의 느낌이 강하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아마도 그것이 동양적인 그 무엇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역량 있는 한국계 뮤지션을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잔잔하지만 깊은 힘을 남기는 수지 서의 셀프타이틀 데뷔 음반은 근래에 만난 가장 매력적인 포크 음반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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