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7

2006.03.21

세일즈의 달인, 보부상 마케팅

  • 이인모 기자 imlee@yahoo.co.kr

    입력2006-03-20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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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일즈의 달인, 보부상 마케팅
    상술(商術) 하면 중국인과 유대인을 먼저 꼽는다. 그러나 한국 보부상의 상술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한 신용과 상품 관리를 원칙으로 삼았고 절약과 근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귀신이 되어서라도 팔아라!’는 상술의 달인 보부상들에 관한 책이다. 그들의 경영전략을 소개하고 막대한 부를 일군 상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보부상은 물건을 보따리에 싸서 머리에 이고 다니는 봇짐장수 보상(褓商)과 등이나 지게에 지고 다니는 등짐장수 부상(負商)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보부상은 삼국시대에 등장했고, 조선시대 들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저자는 보부상의 상술이 현대의 판매, 마케팅 전략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한다. 전국을 돌며 상품과 정보를 전달하고 자기 영역을 개척한 보부상이야말로 노트북과 휴대전화 하나로 사이버 영토를 개척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원조라는 것. 저자가 정리한 보부상의 장사 기술은 6가지로 요약된다. 설득하고 유혹하는 화술(話術), 목표를 세우고 유지해나가는 입지(立志), 사람을 보는 상인(相人), 재산을 보는 상택(相宅), 손님을 보고 대하는 상객(相客), 재산을 일구고 가꾸는 솔재(率財)다.

    이 기술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일군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두산그룹의 모태를 일군 박승직을 비롯 미곡상에서 금융 왕이 된 박기순, 백화점 왕 박흥식, 조선 최고의 거상 임상옥 등 13명이 그들. 이들 중에는 부유한 가문을 발판으로 더 큰 부를 일군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가난을 극복하고 부를 일궜다.

    시대는 변했지만 보부상의 상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들의 상술은 용어만 달라졌을 뿐 현대 경영에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현대의 CEO와 세일즈맨들이 보부상의 상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수광 지음/ 밀리언하우스 펴냄/ 240쪽/ 1만2000원



    Tips

    보부상

    조선시대에는 ‘부보상’이라고 했는데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보부상’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최근 학자들을 중심으로 원래 용어인 부보상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부보상의 쓰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 책에는 ‘보부상’으로 표기돼 있어 그대로 싣는다.


    세일즈의 달인, 보부상 마케팅
    청년 실업 50만 시대. 취업 희망자는 매년 쏟아져 나오지만 일자리는 한정돼 있다. 그러다 보니 취업 재수는 기본이고 삼수, 사수까지 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회사에 단번에 합격하는 사람도 여전히 존재한다. 취업 재수생과 합격생의 차이는 무엇일까? 취업 준비에도 비결이 있는 것일까?

    취업연구소 대표이자 취업 명강사로 꼽히는 저자는 “취업이라는 게임에서는 최고의 인재가 아닌, 가장 잘 준비된 인재가 승리한다”며 “취업 준비에도 원칙이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38개의 취업 준비 원칙을 정리했다. 이력서 쓰는 방법에서부터 면접 잘하는 법, 취업 준비 기간에 갖추어야 할 마음 자세까지 취업과 관련한 모든 것을 망라했다. 이밖에도 삼성전자의 기출 면접 질문과 삼성직무적성검사 기초상식 문제, 구직자가 알아야 할 5대 기업의 문화 등을 담았다.

    저자의 취업 원칙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취업은 1승이다”라는 말. 취업에서 10전10패를 당했다 하더라도 1승을 위해 자신감을 잃지 말라는 뜻이다. 취업 준비생들이여, 하루빨리 1승을 거두기를….

    이우곤 지음/ 청년정신 펴냄/ 432쪽/ 1만6000원이우곤 지음/ 청년정신 펴냄/ 432쪽/ 1만6000원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이유 있는 아름다움’

    세일즈의 달인, 보부상 마케팅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매번 최고가를 경신하는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을까? 화강암같이 투박하고 거친 질감으로 조형된 그림은 시각적으로 복잡하다. 박수근 화백은 물감을 켜켜이 칠한 강한 마티에르(질감)를 통해 시각적 복잡도 문제를 해결, 풍요로운 미적 효과를 선사한다.”

    ‘어떻게 그리면 아름다운가’라는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저자는 작고한 청전 이상범, 박수근 화백부터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석중, 이왈종, 강요배, 이현, 강광, 김원숙, 백정암, 송계일까지 근·현대 작가 11인의 작품에 담긴 아름다움을 과학적으로 조명한다.

    강렬한 색채 충돌을 보여주는 이현의 그림은 보는 사람을 긴장시킨다. 이 긴장을 이완시키는 세밀한 장치가 바로 흰색과 검정 윤곽선, 수평구도다. ‘긴장과 이완’이 그림에 공존하기에 탁월한 미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저자는 작품에 담긴 과학적 요소, 즉 명암의 경계, 색채 충돌, 피나보치 수열 등을 찾아낸다. 미술 작품을 너무 세밀하게 뜯어 본다는 지적도 있지만 작품 속에 숨어 있는 내밀한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상현 지음/ 아트북스 펴냄/ 240쪽/ 1만5000원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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