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7

2006.01.03

가요 통합 시상식 논의하자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6-01-02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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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요 통합 시상식 논의하자

    MBC 10대 가수 가요제 불참 의사를 밝힌 ‘SG워너비’

    ‘MBC 10대 가수 가요제’가 전격 취소되고 KBS, SBS가 각각 주최하는 연말 가요제 역시 올해는 가수들의 잇단 불참 선언으로 반쪽짜리 축제가 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참 달라진 세태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것이 올해 갑자기 벌어진 사태는 아니다. 몇 년 전부터 예견돼왔던 일이다. 가수들은 이제 더 이상 방송 출연에 연연하지 않는다. 방송사와 인기 가수들이 소속된 대형기획사 간의 힘의 역학관계는 역전된 지 이미 오래다.

    잘잘못을 논할 문제는 아니지만 분명 뭔가 아쉬운 점이 있다. 미국의 ‘그래미 어워즈’나 영국의 ‘브릿 어워즈’, 일본의 ‘홍백가합전’처럼 만인이 인정하는 권위 있는 통합 시상식 제정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해의 가요계를 결산하는 자리라면 출연진이 겹치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게고, 개최 시점마저 하루 이틀 상관이니 시청자들 처지에선 어차피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음악적 성과보다는 자사 기여도 위주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잘못된 관행이 생기면서 시상식의 공신력마저 바닥까지 추락했다. 여기에 대한 비판과 대안으로 2년 전 문화연대와 문화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이 생겼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안 음악상의 성격을 띤 또 다른 영역이다. 그나마 아직은 ‘그들만의 리그’일 뿐인 것이다.

    물론 많은 비판이 존재하지만 영화계에는 대종상과 청룡영화제라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 있다. 영화든 음악이든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대중문화계 종사자들은 대중을 즐겁게 할 잔치판을 마련하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나눠줄 의무가 있다. 그런 만큼 이제 대중음악계도 통합 시상식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 방송사, 신문사를 비롯한 관련 업계가 힘 모아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시상식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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