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0

2004.09.02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여름휴가 대신 시간 쪼개 독서 … ‘좋은 기업을…’ ‘실행에 집중…’ ‘성공하는 사람…’등 추천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입력2004-08-27 15:3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우리나라 최고경영자(CEO)들은 한 달에 몇 권 정도의 책을 읽을까. 8월 초 삼성경제연구소가 1058명의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2권을 읽는다’는 답이 62.3%, ‘3~4권’이라 답한 이가 21.1%였다. 평균 잡아 두세 권씩 읽는 셈이다. 가장 즐겨 읽는 책은 역시 경제·경영서(66.4%). ‘역사·철학서를 주로 읽는다’(16.3%)는 답도 적지 않았다.

    지식사회에서 CEO의 지적 역량은 기업 경쟁력을 가늠하는 주요 잣대다. CEO뿐 아니라 빠른 승진을 원하거나, 큰돈을 벌고 싶거나, 취업 전선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이라면 바쁜 일상 틈틈이 독서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 책이나 읽을 수는 없는 일. 그래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CEO 8명에게 물었다.

    ‘이번 여름휴가 동안 읽은 책은 무엇입니까.’

    그러나 아쉽게도 8명의 CEO들은 모두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고 했다. 도저히 쉴 시간을 낼 수 없었다는 것. 대신 최근 읽은 가장 유용하고 공감 갔던 책 한 권씩을 추천해주었다. 전략 수립과 조직 관리의 귀재인 이들을 감동시킨 책은 어떤 것들일까.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실행에 집중하라 (Execution)

    래리 보시디·램 차란 지음, 김광수 옮김/ 21세기북스/ 1만2000원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 힘’이라는 내 평소 지론에 딱 맞는 책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을 완벽하게 증명해내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위대한 것은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놀라운 열정과 실행력으로 직접 증명해냈다는 데 있다. ‘실행력 없는 비전은 비극’이라는 구절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기업인들이 생각하는 ‘CEO에게 요구되는 자질’ 중 최상위는 ‘실행력’이었다. 공동저자 래리 보시디는 그에 대한 해법을 자신 있게 제시해도 좋은 사람이다. GE(제너럴일렉트릭)의 서비스 및 자재부문 사장, GE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얼라이드시그널 CEO로서 31분기에 걸쳐 주당순이익이 13%가 넘는 지속적 성장을 달성했다. 그는 이러한 성과가 “기업 안에서 실행 문제를 끊임없이 추구해온 결과이며 비즈니스의 3대 핵심 프로세스인 인재, 전략, 운영 프로세스의 조화를 철저히 유지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말하고 있다. 책에는 저자들이 직접 경험한 것 외에 제록스, 루슨트 테크놀로지, CDS 등 세계적 기업들의 다양한 사례들이 친절하게 소개돼 있다. 원론이 아닌, 지금 바로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해답을 제시하는 ‘실행력 강한’ 책이다.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신헌철 SK(주) 사장

    신헌철 SK㈜ 사장

    선물(The Present)

    스펜서 존스 지음, 형선호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8500원

    “나는 매일 새벽, 모든 잡념을 떨치고 집 근처 공원의 산책로를 뛰며 그 시간에 집중한다. 과거를 돌아보고 때로는 멋진 미래를 그리며 그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떠올린다. 그러면서 풍요로운 현재(Present)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스스로가 한없이 자랑스럽고 매사에 감사해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다. ‘선물’은 왜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 하는지를 새삼 되새기게 해준 책이다.”

    슈퍼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저자 스펜서 존스가 전하는 또 하나의 ‘복음’. 책의 주인공인 소년은 어린 시절 한 지혜로운 노인에게서 ‘우리 인생을 행복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소중한 선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소년은 성장하면서 숱한 환멸과 좌절을 겪는다. 그리고 마침내 선물의 의미를 깨닫는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자. 내가 성공과 행복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뿐이다. 오직 이 순간에 몰두하자.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면 미래는 정말 두려운 현실이 된다.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정우택 삼성물산 사장

    정우택 삼성물산 사장

    중국인도 다시읽는 중국사람 이야기

    중국 민정부·중국사회출판사 편저,

    김하림 옮김/ 에디터/ 9500원

    “우리에게 중국은 핵심 전략 시장이다. 그러나 인구 약 13억명, 5000년이 넘는 역사와 복잡다단한 민족 구성, 한국의 50배에 달하는 면적 등 거대하기 이를 데 없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은 중국 국무원 산하 연구소가 다양한 지역민 간의 상호 이해와 단결을 촉구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중국 비즈니스에 실질적 도움이 될 책이다.”

    중국인이 직접 쓴 중국인의 기질과 특성에 대한 책. 중국인을 북경인, 상해인, 동북인, 산동인, 광동인으로 나눠 각각의 역사, 문화, 경제 감각, 인생관까지를 다양한 사례와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북경인은 호방하고 용감하며 상대를 배려할 줄 안다. 냉정하고 생존능력이 강하며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상해인은 지위나 재산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광동인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며 새 문화를 쉽게 수용한다. 돈과 시간을 중시한다. 동북인은 기골이 장대하고 호탕하며 용맹스럽다 등등.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GOOD TO GREAT)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김영사/ 1만3900원

    “우리 회사는 위대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이 될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고 본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는가인데, 이 책에는 바로 그 해답이 담겨 있다. 특히 ‘위대한 기업은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거기에 맞는 인재를 뽑아 쓰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뽑은 후 그들이 할 일을 스스로 찾아 하도록 독려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저자 짐 콜린스는 미국에서만 100만부 넘게 팔린 책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Built to Last)’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좋은 기업…’은 그가 21명의 연구팀과 함께 ‘15년 동안 전체 주식시장의 3배 이상 수익률을 낸 11개 기업’을 5년간 심층 연구한 결과다. 콜린스는 △위대한 리더는 시저보다 소크라테스에 가까우며 △버스에 적합한 사람을 먼저 골라 태운 뒤 어디로 차를 몰지 정하는 것이 현명하고 △여우처럼 좌고우면하기보다 고슴도치처럼 큰 한 가지에 ‘올인’하는 것이 낫다고 역설한다. 국내 번역본이 나오기 전부터 앞서가는 비즈니스맨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책.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노기호 LG화학 사장

    노기호 LG화학 사장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

    (LEADING AT THE EDGE)

    데니스 N.T. 퍼킨스 지음, 최종옥 옮김/

    뜨인돌/ 1만2000원

    “예측 불가능한 상황의 연속인 오늘날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섀클턴의 리더십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찌 보면 그는 실패한 탐험가다. 결국 남극점 정복에 실패한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난파된 배를 부여안고 637일의 악전고투 끝에 27명의 대원 모두를 구하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불가능을 뚫고 미래를 여는 것, 이는 모든 리더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1914년 12월 남극대륙 횡단에 나섰던 어니스트 섀클턴 경의 탐험대는 항해 44일 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빙산에 갇혀 배가 난파되고 만 것이다. 견딜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추위, 완벽한 단절, 아사 직전의 상황. 그러나 섀클턴은 공포와 이기심, 생존 본능으로 인해 자멸할 수도 있었을 팀을 완벽하게 이끌었다. 저자는 이러한 섀클턴의 서바이벌 리더십을 열 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마라, 단기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라 △가시적이고 오래 기억에 남는 상징과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라 △낙천적 마인드와 자기 확신을 가져라 △자신을 돌보라, 스태미나를 유지하고 죄책감에서 벗어나라 등. 그 중에는 ‘축하할 일,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항목도 있다.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김순택 삼성SDI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싸우고 지는 사람, 싸우지 않고 이기는 사람

    송병락 지음/ 청림출판/ 1만2000원

    “전투만 아는 사람이 있고, 전략도 아는 사람이 있다. 누가 승리하겠는가. 오늘날은 지식과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그에 따른 경제 환경도 급변하는 무한경쟁 시대다. 이 책은 ‘變卽生 不變卽死(변화는 곧 생존이요, 불변은 곧 죽음이다)’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전략적 사고의 함양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 구체적 방법은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저자인 송병락 서울대 교수(경제학)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이길 수도, 성공할 수도 없다’는 점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삶의 기본자세이며, 그 위에 전략이 더해져야 비로소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어떤 종류의 경쟁에서건 이길 수 있는 전략은 반드시 있다. 불리한 환경을 탓하기 전, 매사에 강점을 찾아 이를 잘 살려나가야 한다. 특히 전략가가 되려면 하나의 답에만 집착하는 편협함 대신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한다. 또한 남의 지혜까지 이용할 줄 아는,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저자는 또한 ‘경제 전쟁에선 승자가 있다 해서 반드시 패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승자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

    도요타 최강경영

    시바타 마사하루·가네다 히데하루 지음/

    고정아 옮김/ 일송미디어/ 9500원

    “우리 회사의 현 상황이 도요타의 1980년대 모습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있다. 당시 도요타는 본격적인 도약기를 맞아 해외 현지 생산기지 건설에 나서는 등 과감한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책은 당시를 포함, 도요타 67년사를 통해 ‘상식을 초월하는 혁신’이 무엇인지를 세밀하게 그려 보여주고 있다. 원가절감, 물류·생산 혁신 등 도요타식 경영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혁신 마인드 고취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도요타, 그들은 스스로 변화하는 DNA를 갖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실린 도요타 관련 기사의 한 구절이다. ‘도요타 최강경영’은 바로 그 ‘혁신의 비밀’을 밝히고 설명하는 책이다. “변혁에는 매우 강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기존 관념에 따라 움직이는 형식적 조직에 의존해서는 변혁을 일으킬 수 없다. 강한 힘을 가진 사람끼리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어 비형식적인 관계를 맺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 도요타맨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고 △늘 “왜”라는 질문을 하며 △서로 의논하는 자세를 갖고 있고 △현장 중심, 현물주의에 철저하다는 등의 7가지 ‘도요타식 습관’을 역설하고 있다.

    8인의 CEO “이 책에 감동 먹었다”

    남중수 KTF 사장

    남중수 KTF 사장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

    박원순 지음/ 중앙M&B/ 8000원

    “나는 평소 랄프 왈도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를 애송한다. 특히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구절을 좋아한다. 그래서 ‘남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나눔의 마음이 성공의 진정한 기준’이라는 이 책 내용에 퍽 공감이 갔다. 인생에서 진정으로 성공하고픈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1% 나눔운동’을 벌이는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가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우리가 가진 것으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박변호사는 우리나라의 대표 인권변호사이자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러나 그도 한때는 잘나가는 변호사로서 ‘탐욕이라는 열차’에 올라타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나눔의 바다’에 들어서게 됐다. 이제 와선 딸아이에게 간혹 차비를 빌리기도 하는 아빠가 됐지만, 가족 간의 사랑은 더 깊어졌고 삶 또한 풍요로워졌다. 책에는 그러한 박변호사의 체험과 함께 ‘나누지 못할 만큼의 가난은 없음’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이웃들의 감동적인 사연, 어떻게 나눔을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지침들이 실려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