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4

2002.12.19

조촐한 파티, 뜻 깊은 어울림

각자 음식 준비해 오는 ‘포틀럭 파티’ 해볼 만 … 부담 줄고 흥미는 두 배로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2-12-11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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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사람들에게 연말은 ‘두려운 시간’이다. 잘 보내긴 해야겠는데 방법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 공연이나 하나 예매해볼까? 이런, 좋은 공연은 벌써 매진이란다. 바깥에 나가자니 너무 춥고 ‘움직이면 돈’일 것 같다….
    • 이런 식으로 매년 연말을 허무하게 보내버렸다면 올 연말은 좀 색다르게 보내보자. 어떻게? ‘주간동아’가 집에서,
    • 그리고 바깥에서 연말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홍수를 이루고 있는 연말 공연과 이벤트도 옥석을 가려 추천했다. 이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올 연말은 분명 ‘아주 특별한 시간’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조촐한 파티, 뜻 깊은 어울림
    생각해보면, 몇 년간 연말을 연말답게 보낸 기억이 없다. 2년 전 연말에는 만삭이라서 남들 노는데 방에 누워 있기만 했다. 지난해에는 돌도 안 된 아기 보느라 연말이 언제 와서 언제 가는지도 몰랐다. 가만 생각해보니 좀 억울하다. 이번만은 제대로 한번 놀아보리라.

    결심은 단단히 했지만 추운 겨울에 두 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바깥에 나간다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그렇다면 올해도 집에서 시시한 TV 영화나 보아야 할까? 아니다. 집에서 ‘파티’를 한번 해보는 거다. 아마 주위에는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적지 않으리라.

    그동안 맞벌이하느라 변변한 집들이도 한번 못했다. 만나기만 하면 집들이 좀 하라고 채근하는 남편 친구들을 초대해 집들이 겸 연말 파티를 하기로 했다. 사실 ‘파티’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겁부터 낸다. 초대하는 사람은 음식 차릴 것 생각하고 지레 겁을 먹고, 초대받은 사람도 무슨 옷을 입어야 하는지, 선물은 사들고 가야 하는지 등등이 고민스럽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생각만 바꾸면 파티 준비는 간단해진다. 왜 남의 집에 초대받아 가면 지칠 때까지 먹고 마셔야만 하는가.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포틀럭(Potluck)’ 파티를 한번 해보자. 각자 하나씩 음식을 준비해오는 파티다. 집주인에게도, 초대받은 사람에게도 부담이 덜하다.

    아예 ‘BYOB(Bring Your Own Bottle)’ 파티를 할 수도 있다. 미국의 파티 초청장에 가끔 적혀 있는 말인데 ‘자기가 마실 음료를 자기가 가지고 오라’는 뜻. 대학 기숙사 등에서 벌어지는 파티는 대부분 ‘BYOB’다. 파티 주최자는 감자칩 정도만 준비하면 된다. 참가자들은 각기 편한 자리에 앉거나 서서 밤새도록 직접 가져온 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얼마나 ‘쿨’한가. 파티의 목적은 반가운 얼굴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지, 먹고 마시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남편 친구 7, 8명 정도가 오는 파티를 열기로 했다. 결혼한 세 쌍의 부부는 음식 한 가지씩을 가져오기로 약속했다. 이 정도만 해도 주최측의 부담은 크게 준다. 대신 간단한 마실 거리와 먹을거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쿠키와 카나페를 만들고 샴페인으로 파티풍의 칵테일을 만들어보면? 간단한 요리들이지만 파티 상차림으로 손색이 없다.

    조촐한 파티, 뜻 깊은 어울림
    크리스마스 쿠키

    기본적인 쿠키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했다. 예쁜 틀로 모양을 내는 것이 포인트!

    ◎ 재료

    버터 800g, 설탕 20g, 달걀 흰자 1개, 달걀 1개, 박력분 200g, 슈거파우더 250g, 레몬즙,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버터는 미리 상온에 두어 부드러운 상태로 만든다.2. 체에 내린 밀가루와 설탕을 1에 넣고 고루 섞는다.3. 2에 달걀 1개를 넣고 재빨리 반죽한 후, 비닐봉지에 싸서 냉장고에 15분간 둔다.4. 반죽을 꺼내 0.3cm 두께로 민 다음, 천사·산타클로스·별 등의 틀로 찍는다.5. 4를 오븐팬에 담아 170℃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0분간 구운 후 식힌다.6. 슈거파우더에 달걀 흰자를 조금씩 넣으면서 거품을 낸 다음 레몬즙을 넣어 아이싱을 만든다.7. 유산지를 고깔 모양으로 만 후 그 속에 아이싱을 넣고 쿠키 위에 살살 짜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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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채 카나페

    입이 심심할 때 하나씩 집어 먹을 수 있는 요리. 술안주로도 좋다. 비스킷 대신 바게트를 써서 만들어 몇 개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 재료

    미니바게트, 슬라이스치즈 2장, 훈제연어 100g, 케이퍼 2큰술, 방울토마토 15개, 백오이 1개, 게살 80g, 오이 30g, 양파 20g, 마요네즈 3큰술, 식초 2작은술, 설탕 1작은술, 버터, 치커리, 소금, 레몬즙 약간씩.

    ◎ 만드는 법

    1. 미니바게트는 1cm 두께로 썰어 한 면에 버터를 바른다.2. 훈제연어는 얇게 포를 떠서 썰고, 슬라이스치즈는 모양틀로 찍는다.3. 방울토마토는 윗면을 자르고 백오이는 3cm 두께로 자른 다음, 각각 수저로 속을 파낸다.4. 게살과 오이, 양파를 곱게 다져 마요네즈와 식초, 설탕, 소금, 레몬즙을 섞는다.5. 버터를 바른 미니바케트에 훈제연어와 치커리, 케이퍼를 얹는다.6. 3의 방울토마토와 백오이에 4를 채워넣고 치커리를 얹는다.

    조촐한 파티, 뜻 깊은 어울림
    파티에서 마실 거리로는 샴페인이나 와인이 제격. 그냥 내놓아도 좋지만 샴페인으로 간단한 칵테일을 만들어보자. 붉은색의 달콤한 칵테일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더없이 어울린다.

    ◎ 재료

    각설탕 6개, 라임즙 3큰술, 산딸기 200g, 샴페인 750ml.

    ◎ 만드는 법

    1. 산딸기는 물에 흔들어 씻은 후 물기를 뺀다.2. 샴페인 잔에 각설탕과 산딸기를 담은 후 라임즙을 뿌린다.3. 2에 차게 한 샴페인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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