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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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나 홀로 살아도 개성 있게

여성·노년층은 오피스텔, 30대 이상 직장인은 원룸, 대학생은 셰어하우스 선호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6-03-28 11: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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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면서 국내 부동산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원룸, 오피스텔, 셰어하우스 등 주거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1995년 164만 가구에서 2005년 317만 가구로 10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고, 2030년에는 47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3월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1인 가구 비율(2010년 기준)은 전체 가구의 23.9%에 달한다. 1인 가구 증가 추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결혼관 변화에 따른 혼인율 하락과 초혼 연령 상승, 이혼율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1인 가구 가운데 여성 비율이 63%인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빠른 고령화 또한 1인 가구 증가를 부추긴다.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2005년 1인 가구 가운데 38.7%였던 고령층이 2020년에는 52.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65세 이상 노인가구 중 독거노인 비율은 1990년 10.6%에서 2005년 23.2%로 늘어났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1인 가구의 주요 거주 지역은 경기 및 인천(23.2%·이하 총 1인 가구 대비), 서울(20.7%), 5대 광역시(19.9%)로 주로 수도권과 광역시에 분포하며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동일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국가별 1인 가구 비중을 살펴보면 노르웨이 38.5%, 영국 29.6%, 일본 28.3%, 미국 27.1%에 달한다.

    1인 가구의 주거 형태는 원룸과 오피스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원룸과 기숙사 형태를 접목한 셰어하우스도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에게 맞는 1인 하우스는 어떤 것일까. 서울 강북에서 명실공히 오피스텔 거리로 알려진 마포대로 주변을 중심으로 원룸과 오피스텔, 그리고 2013년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된 셰어하우스 등 3가지 유형의 주거 형태와 임대료, 투자 가치 등을 비교해봤다(표 참조). 

    여의도에서 마포대교를 건너 마포역, 공덕역, 애오개역까지 이어지는 마포대로에는 광화문, 여의도, 신촌 등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 ‘나홀로족’을 위한 오피스텔이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신영지웰, 디오빌, SK허브그린, 삼부골든타워, 오벨리스크, 트라팰리스, 하이엘, SK허브블루, 효성인텔리안 등을 꼽을 수 있다. 주거비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70만~80만 원 선이고, 규모로 따지면 21~24㎡(7~8평)쯤 된다. 오피스텔의 장점은 무엇보다 생활의 편리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공덕역은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선을 환승하는 교통의 요지여서 직장인에게 인기가 많다. 공덕역뿐 아니라 서울 시내 오피스텔은 대부분 대로변에 위치해 교통 편리성이 첫손에 꼽힌다. 공덕역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사람이 대부분 직장인이다 보니 가장 중시하는 게 교통이다. 대부분 도보로 회사까지 이동 가능한 곳을 원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버스로 한두 정류장, 택시로도 기본요금 정도 나오는 곳에 집을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족, 임차료 비싸도 편리성 우선시

    오피스텔 이용 연령대는 대체로 20, 30대이며 특히 여성 비율이 높다. 건물 자체가 대로변에 있고,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치안 담당 인력이 상주한다는 점 또한 여성이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이유다. 직장 때문에 혼자 서울에 올라와 있는 40, 50대 남성 비중도 늘고 있다.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가족은 지방에 있고 혼자 올라와 생활하는 중년남성도 꽤 많다. 오피스텔 내에는 세탁소와 밥집도 많아 누가 옆에서 챙겨주지 않아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피스텔의 또 다른 장점은 편의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공덕역 근처만 해도 오피스텔 내는 물론이고 바로 뒤편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어 마트, 식당, 은행 등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오피스텔을 주거지 겸 사업장으로 활용하는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보통 방 2개가 있는 경우인데, 직원 2~3명을 두고 낮에는 거실과 주방을 사무실로 쓰고 밤에는 방 하나를 개인 공간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 사무실이나 에스테틱숍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임차료가 월 140만~150만 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사무실 임차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이점이 있다.

    최근 들어 오피스텔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변화는 노인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애오개역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은 노부모 스스로가 자식과 함께 사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자식이 사는 아파트단지 인근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얼마 전에도 어느 노부부가 딸이 인근 새 아파트에 입주하자 오피스텔을 계약했다”고 말했다. 물론 거주자 비율로 따지면 노령 인구는 아직 소수지만 과거에는 전혀 없던 수요라는 점에서 특이점으로 꼽을 수 있다.

    앞으로 오피스텔의 노인 거주 비율은 나날이 높아질 전망이다.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규모만 작을 뿐 아파트와 비교해 불편한 점이 거의 없고, 특히 온수 및 난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덩치만 큰 주택보다 오히려 노인이 생활하기에 좋다. 오피스텔 주변은 교통 요지라 병원에 다니기도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피스텔의 가장 큰 단점은 월세가 비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임차료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은 오피스텔 뒤, 다시 말해 주요 도로 뒤편 이면도로에 위치한 다세대 원룸으로 눈을 돌린다. 공덕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만리재고개 원룸촌의 경우 15~21㎡ 기준 평균 주거비가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50만 원 선이다. 보통 한 건물에 원룸 10~15개가 있고, 방 위치에 따라 출입구가 다른 경우가 많다. 연립주택 중에서도 신축 빌라가 특히 인기 있지만 그만큼 월세는 올라간다.

    원룸 거주자의 연령대는 3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젊은 직장인의 경우 여성보다 남성 비율이 높고 여성의 경우 40, 50대 비중이 크다. 만리재고개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오피스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요즘은 원룸 공급이 많아 월세를 제대로 받으려면 집 상태가 좋아야 해 집 주인들이 신경을 많이 쓴 덕분인지 난방이 부실하거나 방범창이 안 돼 있어 치안에 문제가 있는 집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관리비가 없다는 것도 원룸의 이점이다. 오피스텔 3.3㎡당 관리비가 4500~5500원인 반면, 원룸은 수도·전기요금 및 난방비를 자신이 사용한 만큼만 내면 돼 그만큼 생활비를 아낄 수 있다. 단점은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에서 조금 멀다는 것.  



    비교적 싼 월세, 신축 빌라의 원룸 인기    

    최근 1인 가구의 새로운 주거 형태로 주목받는 곳이 ‘셰어하우스’다. 말 그대로 집 하나를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형태로, 일반주택이나 아파트 등에서 2명 이상 거주자가 방은 각자 쓰되 거실과 주방, 화장실 등은 공용으로 사용한다. 3년 전 국내에 셰어하우스를 처음 소개한 사회적기업 ‘우주’의 경우 서울 종로구 권농동에 위치한 1호점 ‘예비창업자를 위한 집’을 시작으로 현재 27개 집에서 입주자 160명이 생활하고 있다. 

    셰어하우스의 목적은 청년 주거 문제 해결과 더불어 1인 가구로서 겪기 쉬운 정서적 소외를 해결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우주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청년은 평균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는 등 심각한 주거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일반 원룸이나 자취방이 500만~1000만 원의 목돈을 보증금으로 요구하는 데 비해, 우주는 월세 2개월분만 보증금으로 받는다. 또 서로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는 입주자들을 매칭함으로써 화목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밝혔다.

    우주는 독서, 요리, 야구, 자전거, 영화, 꽃 등 다양한 주제를 지닌, 콘셉트 특화 셰어하우스로 유명하다. 꽃이 콘셉트인 지점에 사는 사람의 경우 매달 제철 꽃다발을 제공받기도 하고, 동거인 간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내부 인테리어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꾸며 놓아 생활의 질 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월세는 집 규모와 생활 여건에 따라 평균 30만~50만 원 선으로, 35세 이하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우대한다. 계약은 6개월 단위로 하되 복비가 따로 들지 않아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물론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출근시간대 화장실이 붐비거나 자신의 물건에 일일이 표시를 해야 한다는 점 등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우주 홍보담당자는 “보증금이 적어 경제적 부담이 별로 없고, 또래끼리 재미있게 살 수 있는 환경이다 보니 청년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현재 대기자가 2000명이 넘는데, 하우스 매니저가 신청자들과 개별 면담을 해 입주자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셰어하우스가 새로운 주거문화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셰어하우스 회사에 위탁 임대하려는 건물주가 늘고 있다. 낡은 주택을 무료로 리모델링할 수 있는 데다, 임차인 수가 늘어날수록 임대수익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서울 신림동 고시촌에는 셰어하우스 ‘쉐어 어스’가 들어섰는데, 사법시험 폐지와 로스쿨 제도 등으로 고시생들이 서서히 고시촌을 떠나자 공실률이 높아진 한 고시원을 ‘선랩건축사사무소’가 임차해 방을 44개에서 19개로 줄이고 독립된 방과 공유 공간인 라운지, 발코니, 스터디룸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처럼 셰어하우스는 임차인뿐 아니라 임대인에게도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은 셰어하우스

    1인 가구 증가로 부동산 투자 흐름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최근 들어 부동산업계에서는 ‘32평 불패 신화’가 깨지고 ‘소형주택 불패’가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인터넷 부동산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전용면적 20㎡ 미만 소형주택의 전국 거래량은 2011년 10만4608건에서 2014년 12만5157건으로 19.6% 늘었다. 전용면적 21~40㎡의 거래량도 2011년 1만6510건에서 2014년 3만9773건으로 240% 급증했다. 그리고 거래 물량의 대부분은 싱글족, 1인 가구를 위한 임차물로 사용되고 있다.

    오피스텔 투자 수요도 꾸준하다. 더욱이 최근 주택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자비용이 적은 소형 오피스텔에 관심을 갖는 이가 많아졌다. 평균수익률은 4%대로 은행금리가 1%대인 것에 비하면 수익 면에서 비교적 안정적이라 볼 수 있다. 마포역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마포의 경우 오피스텔 매물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팔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분양한 지 꽤 돼 성숙단계에 이른 만큼 차익을 노리고 팔려는 사람보다 매달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으려는 집주인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투자를 고려 중이라면 신도시나 재개발지역의 신(新)매물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월세시대 도래, 주택임대관리업 스포트라이트

    1인 가구 증가, 정부의 주택임대 관련 규제 개선으로 임대형 주택, 공동체 주택 등 새로운 형태의 수익형 주택시장이 대두되면서, 본격적인 ‘월세시대’ 흐름에 맞춰 주택임대관리 전문업체가 뜨고 있다. 주택임대관리업체란 집주인에게 일정 비용을 받고 월세주택의 임대부터 시설물 유지 및 보수, 세입자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로, 집주인은 주택임대관리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고 세입자 역시 관리업체를 통해 시설물 보수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일본 등 주택임대문화가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한 서비스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주택임대관리업체 수는 2014년 등록제 도입 이후 19곳에서 지난해 말 174곳으로 2년도 안 돼 9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이 관리하는 주택임대 가구 수도 지난해 6월 8839가구에서 12월 1만4034가구로 63%나 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서울 강남권에 있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이 주 대상이다. 단기임대나 외국인임대, 풀옵션주택 등 특수한 임대상품이 관리업체와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대인은 고가의 임대료를 받는 만큼 주택임대관리업체를 고용하는 비용(월세의 5%)이 아깝지 않고, 세입자 또한 수준 높은 임대관리를 원한다.

    주택임대관리업체가 취급하는 가구 수가 많아질수록 집주인과 세입자의 혜택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주택임대관리업체 라이프테크는 케이블TV 회사와 계약을 맺어 세입자에게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의 케이블TV 및 인터넷 사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향후 주택임대관리업이 세입자들의 조식서비스, 세탁, 주차 등 호텔 고객 서비스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공동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중산층용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가 등장하면서 대기업의 주택임대관리업 진출도 늘고 있다. 대림산업(대림코퍼레이션), 대우건설(푸르지오서비스), 현대산업개발(아이서비스) 등은 아파트관리업을 하는 계열사를, 롯데건설은 본사를 직접 주택임대관리업체로 등록했다. 자신들이 시공한 뉴스테이 단지를 타깃으로 임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뿐 아니라 외국계 부동산업체들도 주택임대관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회사인 JLL(존스랑라살르) 코리아는 3월 14일 국내에 부동산중개법인을 설립하고 주거 부동산 서비스 업무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JLL은 고급 주택단지, 아파트, 빌라 등을 개발 단계서부터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입주자 모집, 시설관리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일본 최대 임대주택 건설업체인 다이와하우스공업이 국내 진출을 선언했고, 또 다른 일본 업체 다이와리빙, 일본종합경비보장 등도 한국에 상륙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 주택임대관리업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업체들이 자금력을 내세워 시장 전체를 독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최근 뉴스테이와 오피스텔 임대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기엔 여전히 월세시장 규모가 작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주택임대관리업 규모는 급속도로 늘고 있는 반면, 서비스 수준은 아직 영세한 곳이 많다. 현재는 선진국형 주택임대관리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과도기라 볼 수 있다. 국내 주택임대관리업이 일본처럼 대형화, 전문화되기 위해서는 주택임대관리업체가 부동산중개를 하지 못하는 것이나 현실성 없는 보증제도 등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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