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박현주 고문의 ‘뚝심’, 해외투자로 ‘결실’

미래에셋의 올해 상반기 해외 이익, 지난해 전체 육박… 국내 부동산 및 핀테크 분야에서도 영토 확장세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19-09-27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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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글로벌투자전략고문과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인수한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1600억 원 차익을 
남기고 매각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T8 빌딩(왼쪽부터). [flickr@Dydi Lion, ©Taunusanlage8]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글로벌투자전략고문과 미래에셋대우가 최근 인수한 프랑스 파리 마중가타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1600억 원 차익을 남기고 매각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T8 빌딩(왼쪽부터). [flickr@Dydi Lion, ©Taunusanlage8]

    박현주(61) 미래에셋금융그룹(미래에셋) 창업주가 글로벌투자전략고문(GISO)에 취임한 지 1년 만에 그룹 계열사들이 압도적인 해외 실적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1~6월) 미래에셋이 해외에서 거둔 수익이 세전 13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해외 수익 1500억 원의 87%에 해당하는 규모다(그래프 참조). 반년 만에 1년 치에 가까운 실적을 올린 셈. 이 같은 해외 실적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주도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해외법인의 상반기 세전 수익은 약 87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2억 원)보다 70%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4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포함)의 2018년도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약 1351억 원. 올해는 미래에셋 혼자 상반기에만 이에 육박하는 성적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 해외법인 신용공여 제한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 ‘뚝심의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투자은행(IB) 분야 수수료 수입, 부동산 등 대체투자 수익 등에서 나왔다. 미래에셋대우가 1조 원 규모로 평가된 프랑스 파리 랜드마크 건물 마중가타워를 인수하고, 약 4000억 원 규모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복합리조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따내는 등 투자은행 분야의 수수료 수입을 크게 늘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T8 빌딩을 5억 유로(약 5200억 원)에 매각, 2017년 2억8000만 유로(약 3600억 원)에 인수한 지 2년 만에 1600억 원 차익을 냈다. 이 투자는 투자 기간에 7% 중반대 배당이 이뤄졌기 때문에 매각이 완료될 경우 연 25% 넘는 내부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인수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 엑스(Global X)’의 수수료도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에만 ‘1300억 원’

    미래에셋은 국내 투자 중심이던 한국 금융계에서 글로벌 투자를 선도해왔다. 2006년 중국 상하이 푸둥의 대형빌딩(현 미래에셋상하이타워) 인수를 시작으로 2011년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드론기업 중국 DJI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글로벌 투자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코스모폴리탄 호텔(9500만 달러), 아마존 물류센터(7800만 달러), 영국 캐넌브리지 하우스 빌딩, 홍콩 더센터 빌딩 등 글로벌 투자를 주도했다. 올해 들어서도 굵직한 투자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회사 ‘빅바스켓’(약 660억 원), 인도네시아에서는 e커머스 회사 ‘부칼라팍’(약 600억 원)에 투자했으며, L&L홀딩스 등 미국 현지 부동산개발 회사들이 진행하는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새로운 랜드마크 조성 사업에도 3억7500만 달러(약 4200억 원)를 투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6년 미래에셋대우 출범 이후 글로벌 투자에 적극 나섰기 때문에 기존 해외투자 자산에서 향후 기대되는 운용이익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의 해외 부문 수익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에도 5000억 원 투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8000억 원을 들여 
IT 플랫폼 기반 복합시설을 개발 중인 판교 알파돔시티 전경(위)과 11월 네이버에서 분사한 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는 네이버페이. [사진 제공 · 미래에셋금융그룹, 네이버페이 화면 캡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8000억 원을 들여 IT 플랫폼 기반 복합시설을 개발 중인 판교 알파돔시티 전경(위)과 11월 네이버에서 분사한 뒤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 원 이상 투자를 받는 네이버페이. [사진 제공 · 미래에셋금융그룹, 네이버페이 화면 캡처]

    미래에셋은 국내에서도 ‘통 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미래에셋은 경기 성남시 판교의 랜드마크 알파돔시티에 1조8000억 원 규모의 IT(정보기술) 플랫폼 기반 복합시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3개 동의 오피스 빌딩을 2021년 완공하는 프로젝트로, 오피스 등 업무 공간 26만4000여㎡, 리테일 및 상업시설 약 10만㎡ 등 36만4000여㎡(11만 평)에 달해 40개 기업 1만3000여 명의 인력이 한데 모일 수 있다고 한다. 

    인프라 분야에도 진출했다. 미래에셋은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IC를 잇는 서울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에 83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투입해 2020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운용 기간은 향후 35년으로 업계 추산 4~5% 수익이 예상된다. 저금리 시대에 중수익 투자처를 발굴한 셈이다. 

    또한 국내외 자본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전남 여수에 경도해양관광단지를 개발한다. 미래에셋은 기존 경도해양관광단지 시설물과 사업 일체를 인수한 뒤 6성급 리조트 호텔, 테마파크, 워터파크, 단지 내 골프장이 있는 페어웨이 빌라, 마리나, 해상케이블카 등을 건설해 ‘세계적 수준의 아시아 최고 리조트’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이 프로젝트가 1조7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5000여 개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추산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핀테크(금융+기술) 영역 확장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에셋은 전략적 파트너인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분사시켜 11월 설립하는 ‘네이버파이낸셜’에 5000억 원 이상 투자할 예정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바탕으로 간편결제 외에도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나아갈 계획.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2017년 서로 5000억 원씩 투자해 상대방 지분을 매입하며 우호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전자지급결제대행(PG)업에 등록, 해외 간편결제 사업에 진출했으며, 또한 증권업계 최초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해외송금 서비스를 오픈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 도입을 위해 중국 텐센트와 공식 협약서 체결을 논의중에 있다. 미래에셋대우 종합계좌를 보유한 고객은 MTS 애플리케이션(앱)에서 6자리 간편비밀번호(PIN) 인증만으로도 미국,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28개국에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로 돈을 송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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