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주인공

송혜교의 결혼반지, 감출 수밖에 없는 로맨스의 상징?

  • 민은미 주얼리칼럼니스트

    mia.min1230@gmail.com

    입력2019-08-05 08: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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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핀 아그레뜨’와 ‘조세핀 아그레뜨 임페리얼’ 반지를 착용하고 올해 쇼메의 ‘그레이스 앤드 캐릭터’ 광고 캠페인에 참석한 송혜교(왼쪽)와 
그의 결혼반지인 쇼메의 ‘비마이러브’ 컬렉션. [쇼메 홈페이지]

    ‘조세핀 아그레뜨’와 ‘조세핀 아그레뜨 임페리얼’ 반지를 착용하고 올해 쇼메의 ‘그레이스 앤드 캐릭터’ 광고 캠페인에 참석한 송혜교(왼쪽)와 그의 결혼반지인 쇼메의 ‘비마이러브’ 컬렉션. [쇼메 홈페이지]

    38.8%. 2016년 방영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기록한 최고 시청률이다. 이 드라마는 유럽 발칸반도에 위치한 가상 국가 우르크를 배경으로, 극한의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젊은 군인들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냈다. 그 인기의 원동력은 남자 주인공인 군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와 여자 주인공인 외과 의사 강모연(송혜교 분)의 러브스토리였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잠깐 둘의 사랑이 싹트는 극적인 장면을 감상해보자.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 송중기의 키스 씬. [드라마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 송중기의 키스 씬. [드라마 ‘태양의 후예’ 화면 캡처]

    송중기 “그럼 주치의 해주는 겁니까.” 

    송혜교 “상처 소독하는 데 주치의가 중요해요?” 

    송중기 “중요하죠. 특히 주치의의 미모.” 

    송혜교 “주치의 선택 기준이 미모라면 더 나은 선택은 없어요. 예약해놓을게요. 2시에 오세요.” 



    송중기 “의사면 남친 없겠네요. 바빠서….” 

    송혜교 “군인이면 여친 없겠네요. 빡세서….”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허락 없이 키스한 거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같은 수많은 명대사와 명장면을 만들어내면서 주인공 둘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최고 ‘케미’를 보여줬고, 끝내는 현실의 로맨스로 이어졌다. 

    ‘송송커플’은 드라마가 끝난 후인 2017년 7월 열애사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해 10월 부부가 됐다. 그러나 송송커플의 결혼생활은 1년 9개월 만에 끝이 났다. 올해 7월 22일 법원에서 이혼조정이 성립되면서다. 하지만 불화설은 이미 2월부터 불거져나왔다. 송송커플의 불화설이 알려진 계기는 보통의 연예인 커플들과 달랐다. 바로 송혜교가 ‘손가락에서 뺀 결혼반지’ 때문이었다.

    Bee my love

    쇼메의 모나코 매장(왼쪽)과 쇼메의 영원한 뮤즈인 ‘조세핀 황후’ 초상화. [shutterstock, 쇼메]

    쇼메의 모나코 매장(왼쪽)과 쇼메의 영원한 뮤즈인 ‘조세핀 황후’ 초상화. [shutterstock, 쇼메]

    송송커플의 결혼반지는 쇼메(Chaumet)의 ‘비마이러브(Bee my love)’ 컬렉션으로 알려져 있다. 1780년 창립한 쇼메는 파리 방돔광장 중심부에서 239년 동안 장인정신을 축적해온 프랑스의 대표적인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다. 조세핀 황후와 나폴레옹 황제가 공식 주얼러(jeweller)로 임명하면서 황실과도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송송커플의 ‘비마이러브’ 결혼반지는 꿀벌과 벌집 모티프가 장식된 디자인이다. 나폴레옹 1세의 신성하고 영원한 권력을 상징하는 문양으로 사용된 황금색 꿀벌은 황실 부부의 의복과 저택을 화려하게 장식해왔으며, 꿀벌과 벌집 모티프는 영원히 깨지지 않는 굳은 사랑의 서약을 상징한다. 반지 가격은 디자인, 보석의 세팅 여부에 따라 100만 원부터 1000만 원대까지로 알려졌다. 

    그런 결혼반지가 송혜교의 손가락에서 사라졌음을 포착한 중국 연예매체가 먼저 불화설을 제기했다. 반면 송중기는 결혼반지를 낀 모습이 부각되면서 ‘송중기는 끼고, 송혜교는 안 낀’ 결혼반지가 화제를 모았다. 물론 국내외 팬들은 이 보도를 접했을 때 ‘또 소설을 쓰는군’이라고 못마땅해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국 연예매체의 추측에 가까운 오보는 불행히도 들어맞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혼 후 송혜교가 그 쇼메 행사에 참석했다. 무슨 영문일까. 


    쇼메의 다양한 주얼리. [쇼메]

    쇼메의 다양한 주얼리. [쇼메]

    쇼메는 7월 12일부터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Chaumet in Majesty : 1780년부터 이어져온 황실 주얼리’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2017년 중국 베이징, 2018년 일본 도쿄에 이어 2019년 모나코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유구한 쇼메의 역사, 황실과의 오랜 연결고리, 예술성 등을 부각하는 행사로 8월 28일까지 열린다. 

    조세핀 황후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프랑스 황실 주얼리를 포함해 다양한 쇼메의 예술적인 주얼리를 전시하고 있는데, 쇼메의 소장품 외에도 루브르박물관 같은 유수의 박물관 및 개인 소장가로부터 대여 받은 250여 점의 주얼리와 드로잉(그림)도 함께 만날 수 있다. 특히 ‘Chaumet in Majesty’의 하이라이트로는 황실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디아뎀(Diadem·권력이나 지위를 보여주는 머리 장신구)이 꼽힌다. 

    전시품은 누가 봐도 진귀하다. 최초로 공개되는 7점의 디아뎀을 비롯해 조세핀 황후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수확의 여신 케레스와 풍요의 의미를 가진 밀이삭 모티프의 디아뎀, 1900년 무렵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세팅한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공주의 디아뎀, 1811년 마리 루이즈 황후의 주문으로 제작한 주얼리 세트와 동일하게 디자인한 디아뎀, 또한 앙리 드 방델의 부인의 주문으로 제작한 카네이션 디아뎀 등이다.

    갈라디너에 참석한 브랜드 앰버서더

    쇼메가 7월 12일부터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개최한 ‘Chaumet in Majesty : 1780년부터 이어져온 황실 주얼리’라는 주제의 전시 포스터(왼쪽)와 
쇼메의 왕관들. [쇼메]

    쇼메가 7월 12일부터 모나코 그리말디 포럼에서 개최한 ‘Chaumet in Majesty : 1780년부터 이어져온 황실 주얼리’라는 주제의 전시 포스터(왼쪽)와 쇼메의 왕관들. [쇼메]

    쇼메의 전시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7월 11일, 쇼메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Casino de Monte-Carlo)에서 이번 행사를 축하하는 갈라디너를 마련했다. 디너쇼가 열린 몬테카를로 카지노 또한 모나코의 역사적인 공간이다. 1879년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가 장 루이 샤를 가르니에가 지은 이 카지노는 벨에포크(Belle Epoque) 건축 양식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벨에포크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풍요와 평화의 시대로 ‘황금보다 빛났던 아름다운 시절’을 의미한다. 

    이날 쇼메는 갈라디너 장소인 몬테카를로 카지노를 ‘드높은 창공, 창공 속의 무수한 변화, 창공을 나는 아름다운 새들’이라는 콘셉트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창공’이라는 말이 조금 뜬구름 잡는 것처럼 추상적이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하늘’은 오랫동안 쇼메 작품에서 영감의 원천이었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의 프레스코화 속 태양에서부터 일본 판화에 등장하는 새, 피카소와 마티스의 새, 반 고흐의 이글거리는 태양, 인상주의 화가 터너의 대기권 하늘에 대한 묘사, 시인 제라르 드 네르발의 작품 ‘Own Star’와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겨울의 태양’에 이르기까지, 쇼메는 위대한 거장들의 발자취에 담긴 하늘과 관련된 소재들을 현대적인 해석을 통해 주얼리로 재탄생시켜왔다. 갈라디너 중간에는 2019년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르 시엘 드 쇼메(쇼메의 창공)’를 발표했다. 


    7월 11일 쇼메의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 갈라디너에 초청받은 내털리 포트먼,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송혜교(왼쪽부터). [쇼메]

    7월 11일 쇼메의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 갈라디너에 초청받은 내털리 포트먼,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송혜교(왼쪽부터). [쇼메]

    이 갈라디너에 쇼메는 전 세계 VIP와 언론, 그리고 쇼메의 브랜드 앰버서더(홍보대사)를 초대했다. 러시아 톱 모델이자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가문의 며느리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내털리 포트먼, 중국의 류이페이(劉亦菲)…, 그리고 송혜교가 초청받았다. 송혜교는 바로 쇼메의 APAC(아시아) 대사다. 갈라디너에서 송혜교는 화려한 주얼리보다 더 아름다운, 여전히 눈부신 미모를 뽐냈다.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송혜교의 모습은 국내외 패션지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송혜교는 ‘엘르 타이완’ 등에서 밝은 미소로 “모나코에 와 있다. 멋진 주얼리와 함께해 행복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매거진 ‘엘르’도 홍콩 공식 인스타그램에 송혜교와의 현지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송혜교는 “지금 모나코에 와 있다. 멋진 주얼리와 시간을 보내게 돼 행복하고 여러분에게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쇼메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라”고 했다. 송혜교는 갈라디너에서 내털리 포트먼,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등과도 친분을 과시하며 함께 사진을 찍어 눈길을 끌었다.

    배우 송혜교가 전하는 그레이스 앤드 캐릭터

    송혜교는 올해 쇼메의 ‘그레이스 앤드 캐릭터(Grace and Characters)’ 광고 캠페인에도 참석했다. 그는 이번 캠페인에서 쇼메의 대표 컬렉션인 ‘조세핀 아그레뜨’와 ‘조세핀 아그레뜨 임페리얼’을 선보였다. 쇼메와 조세핀 황후의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인과관계가 송혜교를 통해 더욱 빛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혜교가 선보인 조세핀 아그레뜨 컬렉션은 쇼메의 영원한 뮤즈인 ‘조세핀 황후’에게 헌정하는 컬렉션이다. 송혜교와 함께한 쇼메의 조세핀 아그레뜨와 조세핀 아그레뜨 임페리얼 컬렉션은 전국 쇼메 부티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 비록 그들의 결혼생활은 끝이 났지만 ‘태양의 후예’ 속 송송커플은 영원할 것이다. 또한 그들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배우이자 스타일 아이콘임은 분명하다. 쇼메의 모나코 행사에 참석해 근황을 전한 송혜교가 더 반가운 이유일 것이다. 부디 이번 갈라디너 콘셉트처럼 아시아를 넘어 세계 창공으로 비상하는 스타가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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