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닥터 이영수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집사들이 챙겨야 할 수분 섭취법

  • 수의사·백산동물병원장

    vetmaster@naver.com

    입력2019-07-2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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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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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는 고양이가 사료를 얼마나 먹었는지 자주 확인하지만, 수분 섭취 양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야옹이가 하루에 얼마나 물을 마시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양이는 사막에서 살던 동물인지라, 습성상 따로 물을 챙겨 마시지 않는다. 실제로 야생 고양이는 쥐나 작은 새 등을 잡아먹는 것만으로도 그 이상의 수분 섭취 없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집고양이는 보통 건식사료를 먹는데, 건식사료는 수분 함량이 10% 미만으로 적은 편이다. 따로 물을 챙겨주지 않으면 탈수 상태가 지속되면서 비뇨기 질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젊은 고양이는 ‘고양이 특발성 방광염’, 하부 비뇨기 질환으로 생기는 결석, 소변을 잘 보지 못하는 질병에 자주 걸린다. 노령묘의 경우 만성신부전이 올 수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은 편이다. 고양이가 건강하게 지내는 데 필요한 하루 수분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 

    건식사료를 먹는 고양이라면 수분 섭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하루 수분 섭취량은 체중 kg당 평균 40~50mℓ이다. 가령 체중이 4kg이라면 하루에 최소 종이컵으로 1컵 이상을 마셔야 한다. 습식사료(캔)를 먹는 고양이의 경우 사료에 수분이 60~70%가량 함유돼 있으므로 수분 공급이 대체로 잘 되는 편이다. 이때는 하루에 10~20mℓ의 물을 마시면 된다. 체중이 4kg인 고양이라면 종이컵으로 반 컵 미만이라도 충분하다. 신장 질환이나 호르몬 질환이 있는 고양이는 수분을 좀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신부전이 있는 경우 하루에 최소 50~60mℓ의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고양이 수분 섭취 높이는 아이디어

    먼저 우리 집 고양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포인트. 고양이는 매우 예민한 동물이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므로 고양이가 좋아하는 음수 형태를 계속 관찰해 그에 맞게 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싱크대에 흐르는 수돗물을 유난히 좋아한다면 싱크대 수도꼭지를 통해 바로 물을 마실 수 있게 해준다. 페르시안고양이처럼 입이 납작한 단두종은 물을 오랫동안 마시는 것처럼 보여도 물을 흘리거나 털이 젖는 경우가 많으므로 세심히 살펴본다. 

    ● 물그릇을 집 안 여러 곳에 놓는다. 최소한 집에 사는 고양이 수보다 더 많은 개수의 물그릇이 필요하다. 



    ● 고양이마다 좋아하는 물그릇 모양이 다를 수 있다. 물그릇 모양을 여러 가지로 한다. 

    ● 고양이는 음식을 먹고 난 뒤 바로 옆에 놓인 물그릇의 물을 마실 때 음식물이 물그릇에 떨어져 있으면 지저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물을 마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밥을 먹고 일정 시간 그루밍을 한 뒤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물그릇과 밥그릇은 따로 배치한다. 

    ● 캔과 습식사료에는 수분이 충분히 함유돼 있으므로 이런 사료를 먹이는 것도 방법이다. 

    ● 고양이는 신선한 물을 좋아하는 만큼 물그릇의 물은 하루에 최소 1번 이상 갈아준다. 

    ● 사람마다 좋아하는 물맛이 다르듯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생수, 정수기물, 수돗물, 얼음물 등 고양이가 즐겨 먹는 물맛을 찾아준다. 

    ● 고양이 정수기를 설치한다. 고양이는 흐르는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수기를 설치하면 물을 더 잘 마실 수 있다. 

    ● 물을 마시면 칭찬하고, 맛있는 간식을 주거나 놀아준다. 

    ● 간혹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하는 집사가 있는데, 이 경우 물을 더 마시지 않거나 거부감을 보일 수 있다. 절대로 물을 억지로 급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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