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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뉴욕 화가’의 수묵화 닮은 悲歌

로버트 마더월 국내 첫 개인전…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뉴욕 화가’의 수묵화 닮은 悲歌

‘스페인 공화국에의 비가 130번’, 1974-1975, 캔버스 위에 아크릴, 243.8×304.8cm (왼쪽) ‘스페인 공화국에의 비가 163번’, 1979–1982, 합판 위에 아크릴, 콩테, 크레용, 59.1×74.3cm

‘스페인 공화국에의 비가 130번’, 1974-1975, 캔버스 위에 아크릴, 243.8×304.8cm (왼쪽) ‘스페인 공화국에의 비가 163번’, 1979–1982, 합판 위에 아크릴, 콩테, 크레용, 59.1×74.3cm

커다란 화폭에 툭 하고 올라앉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덩어리들. 언뜻 수묵화처럼 보이는 이 그림은 ‘뉴욕 화가’ 로버트 마더월(1915~1991)의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컨템포러리’는 5월 12일까지 마더월의 첫 국내 개인전을 연다. 

마더월은 ‘미국 추상미술의 대변인’으로 불린다. 세계 미술의 패권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던 1940년대 뉴욕에서 화가로서뿐 아니라 저술가, 기획자, 비평가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잭슨 폴록, 마르셀 뒤샹, 마크 로스코 같은 당대 추상화가와 활발하게 교우했고, 대학에서는 로버트 라우션버그, 사이 트웜블리, 조엘 오펜하이머 같은 걸출한 후배 작가들을 가르쳤다. 미국 추상미술주의 1세대를 가리키는 ‘뉴욕 스쿨’이라는 용어를 처음 언급한 인물이기도 하다. 유진상 미술평론가는 “당시 뉴욕에서 마더월이 관여하지 않은 분야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전한다. 

‘스페인 공화국에의 비가(Elegy to the Spanish Republic)’는 마더월이 1948년부터 눈을 감기 1년 전인 1990년까지 모두 250점을 그리며 평생을 바친 연작이다. 스페인 내전, 그리고 이후 프랑코 독재 정권이 들어선 스페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담은 작품이지만, 그 의미가 단지 스페인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스페인 출신 화가 에스테반 비센테가 “잘 알지도 못하는 스페인 비극을 작품에 인용했다”고 비난하자(마더월 집안은 스코틀랜드계로 그는 미국 워싱턴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자신의 스페인 연작이 “삶과 죽음에 대한 일반적 메타포이며 그것은 단순히 ‘스페인’ 이상의 것”이라고 응수한 바 있다. 검은 선과 타원형, 사각형으로 이뤄진 그림을 통해 스페인을 넘어 전 인류가 겪는 보편적 고통을 위로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마더월은 프랑코 정부 시절 스페인을 방문했다 추방 명령을 받을 정도로 박대받았지만, 1986년 민주화된 스페인에서는 최고 문화훈장인 황금예술훈장을 수훈했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 공화국에의 비가’ 연작을 중심으로 회화, 습작, 판화 등 총 23점을 선보인다. 1958년부터 1985년까지 마더월 생애 중기에서 후기에 걸친 시기의 작품들이다.






주간동아 2019.05.03 1187호 (p69~69)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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