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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짝퉁 막는 라벨의 세계

“화장품 라벨 QR코드 정품인증으로 신뢰도 높여”

김일훈 비앤에이치코스메틱 이사

“화장품 라벨 QR코드 정품인증으로 신뢰도 높여”

김일훈 비앤에이치코스메틱 이사는 “정품인증 라벨을 제품에 붙인 이후 소비자뿐 아니라 거래처의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홍중식 기자]

김일훈 비앤에이치코스메틱 이사는 “정품인증 라벨을 제품에 붙인 이후 소비자뿐 아니라 거래처의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홍중식 기자]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은 깐깐하게 고르기 마련이다. 생산자가 누구이고, 제조공장은 어디에 있는지, 제조연월은 언제인지 등을 살펴보게 된다. 특히 요즘은 성분까지 면밀히 살펴보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이렇게 현명한 소비자가 많아진 만큼 생산자들은 제품에 더욱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악성 짝퉁 생산업자들은 이러한 화장품업계의 선순환 고리를 끊곤 한다. 인기 화장품의 용기, 포장재, 제품 설명 등 하나부터 열까지 그대로 베끼는 것. 생산자의 지식재산권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탓에 생산자들은 골머리를 썩고 있다.


10년 만에 매출 15배 뛴 강소기업

2009년 설립된 비앤에이치코스메틱은 기초화장 브랜드 ‘아크웰(acwell)’과 색조화장 브랜드 ‘지베르니(Giverny)’를 운영하는 업체다. 설립 초창기부터 ‘올리브영’ ‘왓슨스’ 같은 드러그스토어에 입점해 인지도를 쌓았다.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비앤에이치코스메틱의 전체 매출은 15배가량 뛰었다. 김일훈 비앤에이치코스메틱 이사는 “초창기 매출은 10억 원 정도였는데, 80억 원까지는 매년 2배씩 신장했다. 이후로는 2017년 100억 원, 2018년 13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15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러그스토어의 더모코스메틱(Democosmetic) 제품군은 대체로 유럽산이 장악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아크웰 제품은 국산 화장품으로는 드물게 오랜 기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아크웰의 대표 수분크림인 ‘아쿠아 클리니티 크림’은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제품이다. 



“‘아쿠아 클리니티 크림’은 지금도 한 달에 20만~30만 개가 팔릴 정도로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어요. 대한민국 대표 더모코스메틱 브랜드를 지향하면서 내용물은 한방에 버금가는 성분으로 만들고, 포장재는 모던한 느낌으로 제작한 것이 주효했죠.” 

그런데 2~3년 전부터 국내시장에 모조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비앤에이치코스메틱 측은 즉각 모조품 생산회사와 접촉해 전량 폐기를 지시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걸겠다고 나섰다. 

이후 국내 모조품은 뜸해지는 듯했지만 중국에서 수분크림 모조품이 발견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더 심각했다. 용기와 포장재를 똑같이 만들어 판매한 것. 

“생산자인 우리가 봐도 어떤 게 정품인지 쉽사리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물론 우리는 제품을 만들었으니까 포장의 재질, 포장 캡, 디자인 나사선, 제품 제형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별할 수 있죠. 특히나 제품의 제형은 쉽게 따라 할 수 없고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짜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정품인증 라벨 도입 후 총판에서 환영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크웰 아쿠아 클리니티 크림은 겉으로 보면 차이를 전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왼쪽). 1월부터 생산되는 아크웰 아쿠아 클리니티 크림에는 엔비에스티(NBST)의 정품인증 라벨이 부착돼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찍으면 정품 여부를 알 수 있다. [홍중식 기자]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크웰 아쿠아 클리니티 크림은 겉으로 보면 차이를 전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왼쪽). 1월부터 생산되는 아크웰 아쿠아 클리니티 크림에는 엔비에스티(NBST)의 정품인증 라벨이 부착돼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찍으면 정품 여부를 알 수 있다. [홍중식 기자]

비앤에이치코스메틱 측은 다각도로 고민한 끝에 제품에 정품인증 라벨을 붙이기로 결정했다. 국내의 정품인증 라벨 생산업체 가운데 고심 끝에 엔비에스티(NBST)의 라벨을 선택해 1월부터 부착, 판매하고 있다. 

“모조품 생산업자가 따라 할 수 없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제품 디자인을 수시로 바꾸고 마케팅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비용이 5000만~1억 원가량 듭니다. 부담이 안 된다고는 할 수 없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정품인증 라벨입니다. 자석이나 특별한 기기로 확인하는 정품인증 스티커 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라벨의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증하면 정품 여부를 알려주고, 추가로오프라인에서도 정품인증이 가증한 NBST 라벨이 가장 신뢰가 갔습니다.” 

해당 라벨은 그냥 봐서는 일반 스티커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일단 만져보면 표면이 우둘투둘해 쉽게 따라 만들기 어려운 미세한 차이가 느껴지고 휴대전화 플래시를 비췄을 때 특수한 기능들이 나타났다. 무엇보다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찍으면 정품 확인 페이지로 넘어가면서 ‘정품입니다’라는 글이 뜬다. 사진기자가 촬영을 위해 휴대전화로 재차 QR코드를 찍었는데 다섯 번째가 되자 ‘과도한 정품인증이 시도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모조품 생산자들이 라벨과 QR코드까지 따라 만들 수도 있죠. 그러한 시도를 애초에 막고자 라벨 생산회사인 NBST 측에서 조치를 해놓은 것으로 압니다. 이런 기술력이 생산자 입장에서는 매우 신뢰가 가는 부분이죠.” 

정품인증 라벨을 붙인 지 3개월쯤 되자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구매한 제품이 정품이라는 데 안심한다. 또한 거래처에서도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있다고. 

“소비자를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것 이외에 총판과도 업무협약을 맺고 있어요. 거래처에 ‘이 회사가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려고 이런 노력도 하는구나’ ‘소매 판매자의 지위를 보호하려 애쓰는구나’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정품인증 라벨을 붙인 측면도 있죠. 그런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매우 만족합니다.”






주간동아 2019.04.26 1186호 (p20~21)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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