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전시

“작게 시작해 크게 된 비밀!”

패션메카 동대문 온 ‘영국 선배’,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개관 5주년 기념 ‘폴 스미스’ 특별전

“작게 시작해 크게 된 비밀!”

2018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중국 베이징 전시에 소개된 폴 스미스 사진. [www.paulsmith.com]

2018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중국 베이징 전시에 소개된 폴 스미스 사진. [www.paulsmith.com]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클래식에 위트를 가미한 가장 영국적인 패션 창시자, 영국 패션산업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인물. 전 세계 73개국에서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는 폴 스미스(73)를 가리키는 대표적인 수식어다. 

‘거장’으로 불려도 손색없을 폴 스미스가 한국 패션업계 후배들 앞에 등장한 방식은 격식 없이 유쾌했다. 4월 8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그는 “헬로”를 연발하면서 긴 다리를 우스꽝스럽게 겅중거리며 무대에 올랐다. 6월에 열리는 DDP 개관 5주년 기념 특별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를 앞두고 이날 DDP에서는 기자간담회와 ‘디자인, 창의성, 그리고 영감’을 주제로 한 특별 강연이 열렸다. 강연에는 카메라와 스케치북을 든 20, 30대 패션피플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유쾌한 영국 패션의 창시자

4월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폴 스미스. [홍태식]

4월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폴 스미스. [홍태식]

영국 소도시 노팅엄에서 태어난 폴 스미스의 어릴 적 꿈은 사이클 선수가 돼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17세 때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꿈이 좌절된다. 그 대신 그는 친구의 옷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패션과 첫 인연을 맺는다. 

24세 때 아내 폴린과 고향 노팅엄에 낸 첫 매장은 가로세로 3m에 불과했다. 강연에서 폴 스미스는 “그 작은 가게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가게는 금·토요일 이틀만 열고 월~목요일엔 사진작가, 스타일리스트, 패브릭디자이너 등으로 일했다. 그는 “‘일이 당신을 변화시키지, 당신이 일을 변화시키지는 못 한다(The job changes you, you never change the job)’는 말을 명심하며, 매장 운영이 나를 변화시키지 못하도록 애썼다”고 했다. 가욋일로 밥벌이를 해결하는 동시에 다양한 경험을 쌓아 패션디자이너로서 역량을 키워나갔다는 것이다. 

‘폴 스미스’ 디자인은 의외성에 기반한 유쾌함이 녹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감색 슈트에 희미한 바둑무늬를 넣거나, 슈트 안감으로 초록, 분홍, 주황 등 원색의 천을 사용하는 식이다. 특히 폴 스미스는 스트라이프 무늬로 유명한데, 다양한 색상을 섞어 밝고 유쾌한 색감을 표현하는 것은 그의 전매특허라 할 만하다. 이러한 영감은 어디에서 올까. 그는 평소 “영감은 어디에나 있다(You can find inspiration in everything)”고 말한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골목길 화단에서, 심지어 고궁과 그곳 문지기의 유니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색을 섞는다. 그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 찍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려서부터 난독증을 앓았고, 15세 때 학교를 떠난 이후 정식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그만의 필살기다. 그는 “요즘에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며 “‘#takenbypaul’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인스타그램에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린다”고 말했다. 




4월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폴 스미스. [홍태식]

4월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폴 스미스. [홍태식]

[www.paulsmith.com]

[www.paulsmith.com]

2018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중국 선전 전시 사진. [www.paulsmith.com]

2018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중국 선전 전시 사진. [www.paulsmith.com]

2013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영국 런던디자인뮤지엄 전시 사진. [designmuseum.org]

2013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영국 런던디자인뮤지엄 전시 사진. [designmuseum.org]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는 그가 걸어온 50년 가까운 패션 인생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10m2도 안 되는 첫 매장과 파리패션위크에 참가했지만 돈이 없어 자신이 묵는 호텔방에 셔츠 몇 벌을 전시해놨던 공간 등을 그대로 재현한다. 무지개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자동차 ‘미니’ 등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비롯해 1500여 점을 선보인다. 그러나 그는 이 전시를 “단순한 회고전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어떻게 일해왔는지, 주변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디자인에 반영했는지, 사람들을 매료시키기 위해 매장을 어떻게 꾸미는지 등을 한국 패션업계 후배들이 보고 힌트를 얻길 희망한다.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위한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작게 시작하더라도 크게 될 수 있는지 영감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시는 2013년 런던에서 첫 개최된 이래 벨기에, 글래스고, 도쿄, 타이베이 등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서울은 11번째 개최 도시다.


작게 시작해 크게 된 ‘비밀’

이날 폴 스미스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강연을 이어갔지만, 그 속에 담긴 ‘선배로서의’ 메시지는 진지했다. 그는 “내가 ‘더 이상 패션디자이너가 필요 없다(Nobody needs another fashion designer)’고 말하는 것은 이 세상에 너무나 비슷한 디자인이 많기 때문”이라며 “사람들이 왜 내 옷을 사야 하는지,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쉬운 것 말고 옳은 일을 하라(Do things that are right, not which are easy)”면서 “좋아 보이는 제안이 들어와도 덥석 ‘오케이’ 하지 말고, 숨 한번 들이쉰 뒤 ‘좋은 말씀이신데 내일 얘기해도 될까요?’라고 말하라”고 당부했다.


폴 스미스는 자전거, 카메라, 가구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선보여왔다. 폴 스미스의 아이콘이라 할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자동차 ‘미니’. [www.paulsmith.com]

폴 스미스는 자전거, 카메라, 가구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선보여왔다. 폴 스미스의 아이콘이라 할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자동차 ‘미니’. [www.paulsmith.com]

2013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런던디자인뮤지엄 전시 사진(왼쪽). 2018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베이징 전시 사진. [designmuseum.org, www.paulsmith.com]

2013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런던디자인뮤지엄 전시 사진(왼쪽). 2018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베이징 전시 사진. [designmuseum.org, www.paulsmith.com]

영국 런던에 있는 폴 스미스의 작업실을 재현한 전시물. 각종 수집품과 팬들이 보내준 선물로 어수선한 이 공간에 대해 폴 스미스는 “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www.paulsmith.com]

영국 런던에 있는 폴 스미스의 작업실을 재현한 전시물. 각종 수집품과 팬들이 보내준 선물로 어수선한 이 공간에 대해 폴 스미스는 “내 영감의 원천”이라고 말한다. [www.paulsmith.com]

● 전시명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 일정 6월 6일~8월 25일
● 장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서울 중구 을지로 281)
● 관람료 어른 1만6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9000원






주간동아 2019.04.12 1184호 (p64~69)

  • sunset8110@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06

제 1206호

2019.09.20

“일방 무장해제로 길 터준 곳, 북이 뒤통수치면 카메라가 막나”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