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78

2019.03.01

남경엽의 부 · 가  · 인(부동산 가치 올리는 인테리어)

인테리어 직영 공사 잘하기 위한 단계별 비밀

현장 하자 확인, 도배 · 장판 우선  …  공사 범위와 순서 결정 중요

  • INC그룹 대표

    tough2415@naver.com

    입력2019-03-04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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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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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도 목적에 따라 방식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임대를 목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계획하고 있다면 비용 절감이 최대 목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급, 직영, 셀프 공사를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급 공사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공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셀프 공사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가격 대비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이 두 방식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직영 공사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공사 범위를 정하는 것이 급선무

    직영 공사를 잘하기 위한 단계별 비밀부터 알아보자. 먼저 공사 범위를 정확히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업자와 협의하다 보면 본인이 기준을 잡지 못한 채 여기 업체에서는 이렇게, 저기 업체에서는 저렇게 견적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럼 아무리 견적을 받아도 비교가 어렵다. 똑같은 기준으로 견적을 받아야 항목을 비교할 수 있고, 어느 업체가 얼마나 싼지 파악할 수 있다. 

    공사 범위가 정해지면 ‘자재(資材) 스펙’을 결정해야 한다. 자재 스펙이란 제품 성능을 말하는 것으로, 마루를 예로 들면 비싸긴 해도 질 좋은 원목 마루로 할지, 아니면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강마루로 할지, 혹은 가장 저렴한 장판으로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기준을 정해야 다음 단계인 예가 산출이 가능하다. 

    예가 산출 단계에서는 기본 자재 및 시공비 단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알아야 할 인테리어 마감재의 단가와 공정별 노임의 종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몇 번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런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얻거나 몇몇 관련 업체에 전화문의를 해보면 파악할 수 있다. 

    예가 산출이 끝나면 예산 내에서 최대한 저렴한 업체를 찾아야 하는데, 이 단계가 견적 접수다. 업체 견적을 받는 데도 노하우가 있다. 공사 지역이 충남 천안인데 경기 안양에 있는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고 싸다며 계약금부터 덜컥 보냈다가는 공사가 끝나는 내내 골치 아플 수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해당 공사 지역에 위치한 업체를 1순위로 알아보는 것이 좋다. 해당 공사 지역에서도 단일 아파트, 빌라 등의 경험이 많은 업체를 고르는 것이 공사를 원만하게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견적 접수 후 업체를 결정하면 마감재 선정 단계로 넘어간다. 해당 업체가 보유한 자재 가운데 본인이 구상하고 있는 콘셉트를 가장 잘 표현해줄 자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직영 공사는 모든 공정을 따로 진행하기 때문에 공정별 업체의 마감재를 일관성 있게 선정해야 한다. 이때 본보기집의 디자인 사례를 접목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공사 진행 시 현장 관리 필수

    막퍼줘 2호집 평면도(59㎡) [네이버 부동산]

    막퍼줘 2호집 평면도(59㎡) [네이버 부동산]

    마감재까지 정하고 나면 공정표를 작성해야 한다. 이때는 공정별 순서가 중요하다. 가령 새시 공사 완료 후 도장이나 도배 공사를 하고, 창호 공사를 마친 뒤 욕실 벽타일 공사를 하는 식이다. 물론 현장 여건에 따라 공정 순서가 바뀌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공사 순서를 제대로 알아야 유사시 대처할 수 있는데, 기준 자체를 모르고 업자가 원하는 날짜대로만 공정표를 작성하다 보면 공정이 엉켜 엉망이 될 때가 많다. 

    공정표 작성까지 완료했다면 이제 실전이다. 관리사무실에 공사 신고를 하고 현장 관리를 직접 해야 한다. 해당 공정 작업자가 제때 나왔는지 확인하고, 당일 완료해야 할 작업은 공사 시작 전 작업자에게 제대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장에 상주하면서 작업자가 묻는 질문과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민원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현장 관리까지 끝나면 다음 단계는 준공(입주) 청소다. 그런데 이 단계를 본인이 직접 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되도록 전문업체에 의뢰하길 권한다. 며칠 동안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나면 생각지도 못한 작은 먼지와 이물질이 곳곳에 숨어 있기 마련.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기는 힘들다.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예쁘게 했는데 고작 20만~30만 원 때문에 청소를 엉성하게 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여기까지 완료됐다면 이제 입주하거나 임대를 세팅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때 관심 있게 지켜보던 이웃 세입자가 입주를 의뢰해 공사 완료 시기에 맞춰 임대한 경험이 많다. 그렇지 않더라도 일주일을 채 넘기지 않고 대부분 임대가 나갔다. 경쟁 물건이 많아도 그중에서 가장 돋보인다면 어렵지 않게 1순위로 물건이 빠지게 마련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본인이 인테리어한 집을 부동산중개업소들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상으로 초절감 인테리어를 위한 진행 단계를 알아봤다. 어느 공정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을 정도로 각 단계가 모두 중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을 제대로 거친다면 그동안 두렵고 어렵게만 느껴지던 인테리어 공사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2000만 원짜리 공사를 1000만 원에 할 수 있고, 전용면적 59m²(25평형) 다가구주택의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500만 원에 끝내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부터는 초절감 인테리어 7단계를 실제 사례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해당 사례는 ‘막퍼줘 2호집’ 프로젝트를 진행한 서울 노원구의 30년 된 전용면적 59m²(18평형) 아파트다.

    1단계 공사 범위 선정 위한 현장 점검

    막퍼줘 2호집 공사 전 침실, 주방, 화장실 [사진 제공 · 남경엽]

    막퍼줘 2호집 공사 전 침실, 주방, 화장실 [사진 제공 · 남경엽]

    공사 범위를 정할 때는 집의 용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실제로 거주할 집인지, 세입자를 위한 임대용인지, 혹은 이외에 다른 목적의 집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실거주가 목적이라면 가구나 마감재를 좋은 것으로 하려는 경향이 있고, 임대용이라면 최대한 원가를 줄여 저렴하게 시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자재 스펙은 물론, 공사비도 달라진다. 막퍼줘 2호집은 임대용 인테리어가 목적이었다. 

    공사 범위를 정하기 위해 현장을 점검할 때 집에 하자가 있는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외부 새시의 틈새에서 물이 흘러 들어온다거나, 발코니 천장에 곰팡이가 생겼다거나, 침실 벽체에 결로 현상이 생겼다거나, 보일러를 아무리 돌려도 난방이 되지 않는 경우 등이 하자에 해당한다. 

    새시 쪽에서 물이 샐 경우 새시 프레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새시 주변의 코킹이 낡고 오래돼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때는 새시를 교체할 필요 없이 내·외부 실리콘 코킹만으로 해결 가능하다. 발코니 천장의 곰팡이도 새시의 틈새에서 스며든 빗물이 천장에 지속적으로 맺히면서 발생한 것이라면 실리콘 코킹 작업과 곰팡이 방지 페인트 작업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바닥 배관의 불량으로 난방이 되지 않아 바닥 미장을 철거하고 시공을 다시 해야 하거나, 벽체 단열 공사의 불량으로 단열 공사를 새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심각성과 범위에 따라 인테리어 마감 공사보다 하자 처리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인테리어 마감 공사에 들어가기 전 집의 하자 부분과 원인을 필히 확인해야 하는데, 만약 혼자 점검할 자신이 없거나 처음이라면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연락해 직원과 같이 점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빠듯하게 진행하려면 세입자 혹은 매도자가 이사를 나간 직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미리 발주가 들어가야 되는 공정(새시, 가구, 목창호)은 현장 실측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입자에게 한 번 더 업체와 방문해도 되겠느냐고 양해를 구한 뒤 재차 찾아가면 일정 잡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또 마감재는 무조건 교체하려 하지 말고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살려 공사하는 것이 좋다. 만약 천장지가 전체 콘셉트에 맞고 깨끗하다면 교체할 필요 없이 벽체 도배만 해 비용을 절감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리폼이 가능한 가구, 목창호 등은 도장과 인테리어 필름으로 셀프 리폼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제 막퍼줘 2호집 내부를 살펴보자. 새시 쪽에 물이 새거나 주위로 빗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없고, 천장과 침실에도 우려할 만한 누수 흔적이나 곰팡이가 없었다. 또 난방도 잘 돌아갔다. 공사 하자는 특별히 없어 보였다. 하지만 현관에 제대로 된 신발장이 부족해 신발과 우산이 장 옆으로 수북이 쌓여 있고, 욕실은 입주한 후 한 번도 공사한 흔적이 없는 30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주방은 우중충한 우드 컬러에 스테인리스 상판으로 마감돼 있었으며, 콘센트와 스위치도 너무 낡아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현장 점검 후 공사 범위를 정해야 했다. 돈이 많아 펑펑 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문제될 게 없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1순위는 무조건 집의 하자 처리다. 하자를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리 예쁜 마감재를 붙여봐야 ‘눈 가리고 아웅’밖에 되지 않는다. 다행히 이 집은 하자가 없었다.

    2단계 공사 범위와 방식 결정

    공사 범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순서

    공사 범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순서

    다음으로 어떤 공사를 선택해야 할까. 예산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도배·장판을 하고, 예산이 남으면 주방 공사를 하며, 그래도 남으면 욕실 공사를 하길 권한다. 주방가구가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도배·장판을 하지 않은 채 주방가구를 해넣거나 욕실 공사만 덜렁 하는 것은 효과적인 인테리어 공사라 할 수 없다. 

    가장 기본은 도배·장판이다. 새로 임차인을 들일 때 가장 많이 오가는 말도 “도배·장판은 제가 해드릴게요” 또는 “도배·장판은 해주시는 거죠”다. 도배·장판만 새것으로 바꿔도 인테리어를 새로 한 듯 집이 달라져 보이기 때문. 그래서 다른 건 몰라도 인테리어 공사를 계획했다면 일단 도배·장판부터 교체해야 한다. 

    장판 대신 마루로 시공한다면 문제가 조금 다르다. 도배·장판을 한다는 얘기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즉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높이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는데 마루는 사실 비용이 싼 공사가 아니다. 만약 마루 공사를 할 계획이라면 그건 별도로 봐야 한다. 

    판상형 주방(위)과 타워형 주방 [사진 제공 · 남경엽]

    판상형 주방(위)과 타워형 주방 [사진 제공 · 남경엽]

    다음은 주방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여성은 주방이 예쁘게 꾸며진 집을 선호한다. 항상 강조하는 말이지만, 집 계약 도장을 찍는 사람은 남성이어도 집을 결정하는 건 여성이다. 반드시 여심을 잡아야 한다. 

    앞 쪽의 사진은 지난해 필자가 매입한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의 주방 모습이다. 필자는 주방이 조금 덜 예쁘더라도 맞통풍이 되는 위의 판상형 구조를 사고 싶었으나, 결국 아내의 뜻대로 주방이 예쁜 타워형을 매입했다. 본인이 직접 살 것도 아닌데도 여성은 주방을 이렇게 중요하게 여긴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욕실 공사다. 사람의 심리상 욕실 공사까지 하면 나머지가 조금 미흡해도 전체 수리된 집이라고 인식해 임대나 매매가 빨리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욕실 공사는 인테리어의 화룡점정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하루에 시공이 가능한 조립식 욕실인 ‘유닛 바스 룸’(Unit Bath Room·UBR)의 경우 전체를 철거하고 설비 배관 및 방수까지 완전히 새로 해야 해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 UBR 욕실까지는 아니어도 기존 화장실 벽체 위에 덧대 타일시공을 하는 덧방 시공이 어려워 욕실을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덧방 시공보다 비용이 더 비싸진다. 따라서 욕실 공사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은 예산으로 추가 공사 결정

    막퍼줘 2호집의 공사 전현관, 발코니, 다용도실 [사진 제공 · 남경엽]

    막퍼줘 2호집의 공사 전현관, 발코니, 다용도실 [사진 제공 · 남경엽]

    이렇게 기본적으로 3가지 공사를 확정하고, 나머지 공정은 현장 여건에 맞춰 결정하면 된다. 이 집의 경우 특히 발코니 새시가 눈에 띄었는데, 단열 효과가 거의 없는 옛날 알루미늄 새시에 유리도 5mm 단판이었다. 발코니 천장에 곰팡이가 없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향후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새시는 교체하기로 하고, 추가로 방문(목창호)과 발코니, 다용도실 내부 벽, 천장 도장을 새로 하기로 결정했으며, 전체 조명을 LED(발광다이오드)로 교체하기로 했다. 아쉽지만 예산 문제로 현관, 발코니, 다용도실 바닥의 타일 공사는 진행하지 못했다. 

    막퍼줘 2호집의 공사 범위

    막퍼줘 2호집의 공사 범위

    결론적으로 수장 공사(도배·장판 공사를 현장에선 ‘수장 공사’라고 한다)를 비롯해 주방가구 및 신발장 제작을 위한 가구 공사, 욕실 공사, PL 창호(새시) 공사, 도장 공사, 조명 공사 등 총 6개 공정을 진행하기로 공사 범위를 결정했다. 

    ※ 다음 연재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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