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56

2018.09.19

특집 | 주식투자, 연말까지 어떻게?

반도체는 박스권 매매 전략, 디스플레이는 ‘폴더블폰’에 기대

① 반도체 · 디스플레이

  • 입력2018-09-18 1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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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DB]

    [동아DB]

    최근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논란이 뜨겁다. 특히 사이클 전환에 대한 경고로 볼 수 있을 만한 단서가 계속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단서들이 과연 우려할 만한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내용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자료 | 유진투자증권, OECD, WSTS, 관세청]

    [자료 | 유진투자증권, OECD, WSTS, 관세청]

    첫째, 반도체 재고일수의 증가다(그래프1 참조). 재고일수 증가는 반도체 경기의 경고 신호로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반도체 재고일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최근 갑자기 감지된 변화는 아니다. 2015년 이후 이미 추세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변화일 뿐이다. 재고일수 증가는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안전재고 레벨이 올라간 것에 따른 구조적 변화로 보인다. 이것을 업황 하락의 경고등으로 보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해석이다.

    반도체 업황 하락 근거, 아직은 약해

    둘째,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인터넷 빅4’의 이사분기 설비투자가 일사분기 대비 증가하지 못하고 정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5G 산업의 잠재적 성장 여력을 감안하면 데이터센터 확장과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 분기의 결과를 놓고 추세적 변화의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가 따른 해석으로 판단된다. 

    셋째,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가능성이다.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려 가격 하락을 유도해 중국 등 후발 주자를 압박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다. 메모리 설비투자는 둔화되고 있다. 실제 해외 메이저 장비 업체들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반도체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 예견했고, 국내 반도체 장비 수입 금액도 7월부터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정황을 볼 때 당분간 메모리 가격은 하락세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에 대비해 투자와 공급을 안정화하려는 반도체 업체들의 대응도 개시됐다. 따라서 가격 조정은 단기적이고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반도체 재고, 수요, 공급의 경고로 제시되는 위 단서들은 그 해석이 단편적이거나 논리적으로 비약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것들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2018년을 지배하는 테마가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2년여에 걸친 랠리 이후 반도체 산업이 마주한 현실은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환율 불안 등이다. 세계경제는 현재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갯속에 놓였다. 과거 경험을 보자. 반도체 랠리가 2년 넘게 지속된 경우가 흔치 않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금은 투자심리가 흔들릴 만한 시점일 수밖에 없다. 

    [자료 | 유진투자증권, OECD, WSTS, 관세청]

    [자료 | 유진투자증권, OECD, WSTS, 관세청]

    글로벌 매크로 지표는 확실히 좋지 않은 흐름을 보여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들어 뚜렷하게 하향 추세로 접어들었다(그래프2 참조). 이 지수는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의 반도체 추세뿐 아니라,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주가와도 비교적 연관성이 높다. 따라서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할 때는 정보기술(IT)/반도체 섹터에 대해 기본적으로 경계심을 갖고 바라볼 필요가 있긴 하다.

    LCD는 여전히 ‘공급 과잉’

    실적은 기대 이상이고, 밸류에이션(Valuation·주식의 현 가치를 해당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성장률 등 여러 데이터를 수식에 넣어 평가하는 것)은 낮기 때문에 반도체 주식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는 게 맞다고 판단된다. 다만 반도체 주가는 그 어떤 섹터보다 글로벌 매크로 변수의 변동과 국제 정세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매크로 변수가 좋지 않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반도체 섹터 투자는 방향성을 갖고 베팅하기보다 박스권 매매 전략이 더 유리해 보인다. 

    한편 디스플레이 섹터는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반기 들어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일정 부분 반등세를 보이는 등 희망의 빛이 비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 BOE와 CSOT, 일본 샤프 등이 10.5세대 라인을 가동한다면 LCD 수급은 구조적 공급 과잉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수요 성장은 긍정적 상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실적을 결정하는 변수가 여전히 LCD 업황인 것은사실이다. 단기 반등은 가능하다 해도, 기본적으로는 보수적 시각에서 접근하길 권한다. 

    소형 OLED 패널도 구조적 공급 과잉 상태에 빠졌다. 애플의 OLED 수요가 기대를 밑돌고 있는 탓이다. 이를 반전할 만한 변수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내년 초에 대한 기대감은 하반기 관련주들을 들썩이게 할 만한 요소다. 투자자에게는 괜찮은 투자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은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는 점은 염두에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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