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44

2018.06.27

해남 파인비치골프링크스

동양의 페블비치를 꿈꾼다

김맹녕의 golf around the world

  • 입력2018-06-26 1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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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비치골프링크스 시그니처 홀인 비치 코스 6번 홀. 바다를 가로질러 티샷을 해야 하는 파3 홀이다. [사진 제공 · 김맹녕]

    파인비치골프링크스 시그니처 홀인 비치 코스 6번 홀. 바다를 가로질러 티샷을 해야 하는 파3 홀이다. [사진 제공 · 김맹녕]

    형형색색의 수국이 만개한 6월 16~18일 2박 3일 일정으로 전남 해남 파인비치골프링크스(파인비치)에서 추억에 남는 라운드를 했다. 

    가슴이 탁 트이는 다도해의 풍광과 점점이 박힌 아름다운 섬들, 해안을 때리는 파도 소리, 시원하고 상쾌한 바닷바람, 황금빛 저녁 노을 속에 울려 퍼지는 트럼펫의 우렁차면서도 부드러운 선율, 밤하늘에 펼쳐진 별들의 향연, 울긋불긋 지천으로 핀 수국, 남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해산물 요리 등이 이곳을 방문한 골퍼들을 사로잡는다. 

    이 골프장은 파인(9홀) - 비치(9홀) - 오시아노(9홀) 등 27홀로 구성돼 있다. 메인 코스는 파인과 비치 코스다. 

    파인비치는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표고 차 25m 이내의 리아스식 해안에 조성됐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전 홀에서 다도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시사이드 골프장(18홀, 파72, 전장 6724m)이다. 18홀 중 9개 홀(비치 6개 홀, 파인 3개 홀)은 해안과 바로 맞닿아 있어 환상적인 풍광과 도전적인 레이아웃을 제공한다. 

    특히 파인 코스 8번 홀(파3)은 그린 뒤가 바로 바다다. 바다가 일렁일 때면 그린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느낌이다. 붉게 타오르는 서해 낙조에 휩싸일 때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비치 코스 3번 홀과 4번 홀의 수국 군락지를 지나는 골퍼들은 각양각색의 색깔을 띤 수국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비치 코스 6번 파3 홀은 바다 계곡 건너 기암절벽 위에 그린이 있어 바다를 가로질러 티샷을 날려야 하는 파인비치의 시그니처 홀이다. 경치가 아름답지만 난도가 있는 티박스에서 그린까지 거리가 162~200m라 앞바람이 불면 웬만한 아마추어는 드라이버를 잡아야 하는 드라마틱한 홀이다. 

    핸디캡 1번인 7번 파4 홀(369m) 역시 바다 계곡을 넘겨야 하는 우측 도그레그 홀인데, 슬라이스가 나면 공이 절벽 아래 바다로 ‘아듀’를 고하는 ‘눈물’의 홀로 유명하다. 지나가는 여객선의 뱃고동이 골퍼들의 쓰라린 가슴을 어루만질 뿐이다. 

    비치 코스 9번 홀은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볼 때 그린과 바다, 섬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 모두의 탄성을 자아낸다. 

    파인비치의 전체 레이아웃은 게리 로저 베어드, 코스 조형은 데이비드 데일이 설계했다. 국내 골프장 평가기관에서 여러 차례 최고 코스로 선정됐고 3월 17일 첫 방송된 KBS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파인비치에서 위탁 관리하는 오시아노 코스는 숲속 평야에 위치해 바다를 조망할 수는 없지만, 넓은 페어웨이와 긴 홀로 젊은 프로 예비생이나 장타자들이 선호하는 골프장이다. 코스명 ‘오시아노(Oceano · 오체아노)’는 해양(Ocean)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다.

    그린과 바다, 섬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곳

    초여름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 핀 알록달록한 수국(왼쪽). 토요일에는 노을 음악회가 열린다. [사진 제공 · 김맹녕]

    초여름 파인비치골프링크스에 핀 알록달록한 수국(왼쪽). 토요일에는 노을 음악회가 열린다. [사진 제공 · 김맹녕]

    골퍼들의 3대 즐거움 가운데 하나인 먹을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활어회를 비롯해 낙지, 전복, 홍어 등으로 도시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요리를 제공한다. 조식으로 나오는 전복죽, 해장국, 돌미역국은 일품이고 점심에는 성게알 비빔밥이 으뜸이다. 

    또한 매주 토요일에는 노을 음악회가 열린다. 골프장 개장 이후 지금까지 400회 가까이 열려 다른 골프장에서는 접할 수 없는 문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코스에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면 클럽하우스 앞바다는 낙조로 물든다. 붉게 타는 바다와 황혼이 짙어가는 녹색 잔디에 울려 퍼지는 콘트라베이스와 트럼펫, 색소폰, 그리고 통기타와 함께하는 추억의 7080 음악회에서는 다양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골프를 겸한 힐링 투어차 방문한 골퍼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맥주나 음료를 마시면서 흘러간 명곡에 박자를 맞추며 귀 기울인다. 밤하늘 저 멀리 북두칠성과 은하수 사이로 유성이 긴 꼬리를 내리면 음악회는 아쉽게 막을 내린다. 

    음악회가 없는 날은 1km 길이의 ‘천사의 길’을 산책하며 쏟아지는 별들을 볼 수 있는 낭만적인 별빛 걷기를 즐길 수 있다. 

    서형종 대표는 “미국에 페블비치골프링크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파인비치가 있다는 자부심으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며 “누구나 플레이하고 싶어 하고, 세계적 토너먼트를 개최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명품 골프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 대표는 나무 한 그루, 야생화 한 포기 심는 것도 코스 관리인이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의뢰해 코스에 어울리게 조경하고 있다. 

    파인비치는 서울 및 수도권 골퍼들의 편의를 위해 최고급 리무진 셔틀버스를 매일 운행하고 있다. 매일 아침 6시 반 서울 양재시민의숲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클럽하우스에 위치한 골프텔(420실)에서 숙박할 수 있는 1박 2일, 2박 3일 패키지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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