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42

2018.06.13

특집 | 자연이 준 기적의 물, 식초

나이 들수록 고민인 성인병, 발효식초로 싹~

스트레스·고혈압·당뇨…꾸준히 복용하면 개선

  • 입력2018-06-12 11: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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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한 발효식초 섭취가 각종 성인병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수 나와 있다. [shutterstock]

    꾸준한 발효식초 섭취가 각종 성인병 예방을 돕는다는 연구 결과가 상당수 나와 있다. [shutterstock]

    나이 앞 숫자가 4로 바뀌는 순간부터 몸이 확 꺾이는 걸 느끼는 이가 많다. 40대가 되면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수록 잘 움직이지 않아 허리가 굵어지고 뱃살이 처지며 몸까지 무거워져 몇 발자국 떼기만 해도 헉헉거리기 일쑤다. 몸에도 기승전결이 있다면 40대는 제3구인 전의 끄트머리쯤이 아닐까 싶다. 이에 통상적으로 초로기를 45~54세로 보며 이후 점로기를 55~65세, 노쇠기를 66세 이상으로 구분 짓는다. 

    초로기 이상에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병을 총칭해 성인병이라고 한다. 몸이 노화하면서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해 신체 제어 능력 저하나 조직 결손 등이 생겨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인병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이 있다. 

    성인병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태원 길내과정형외과 원장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불균형한 식단, 고칼로리 섭취, 피로 누적, 스트레스 축적 등이 꼽힌다. 탄수화물 등 한쪽으로 치우친 식단, 과도한 체력 소모와 정신적 고통 등은 성인병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균형 잡힌 식단과 적당한 칼로리 섭취, 꾸준한 운동만이 성인병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성인병 원인인 스트레스, 초산 성분이 해소

    이 밖에 건강식품 섭취를 통해 성인병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 스트레스 및 피로 해소, 고혈압 강하,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골다공증 예방 등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 바로 발효식초다. 발효식초의 주요 성분은 초산으로 탄소를 함유한 식용산이다. 초산 이외에도 아미노산, 호박산, 주석산 등 60여 종류의 유기산이 포함돼 있다. 원재료가 곡물이냐 과일이냐에 따라 비타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 함유량이 달라진다. 

    발효식초의 스트레스 해소 효과는 의학적으로도 밝혀졌다. 1964년 콘라트 블로흐 박사(미국)와 페오도어 리넨 박사(독일)가 공동연구를 통해 식초의 주성분인 초산이 부신피질호르몬을 만드는 것을 발견해 노벨의학생리학상을 수상했다. 식초를 마시면 초산과 구연산, 단백질,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등 식초 성분이 부신피질호르몬을 만들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성인병 발병의 또 다른 대표적 원인으로 잦은 야근, 장시간 고정된 자세 등으로 인한 피로 누적을 들 수 있다. 이 역시 발효식초 섭취를 통해 피로 해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육체적·정신적 일을 장시간 하다 보면 피로물질인 젖산이 생성된다. 식초의 유기산은 젖산을 인체에 무해한 물과 탄산가스로 분해하기 때문에 식초를 섭취하면 피로감이 줄어든다. 

    이 역시 1953년 핸스 애돌프 크레브스 박사(영국)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크레브스 박사는 모든 대사 반응의 중심이자 인간이 음식물로부터 얻는 에너지의 3분의 2를 공급하는 TCA(시트르산)회로를 발견했다. 식초에는 초산을 비롯해 TCA회로에 관여하는 많은 유기산이 있다. 이에 식초를 실험군에 투여했을 때 신진대사 촉진 역할을 해 체력 증진과 면역력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1953년 노벨의학생리학상을 받았다. 

    실제로 발효식초를 꾸준히 섭취해 스트레스 및 피로 해소 효과를 봤다는 이가 상당수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직장인 김용석(44) 씨는 “두 달 전부터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흑초를 하루 세 번 식후 물에 희석해 마시고 있다. 처음에는 아내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서 마셨는데 식사량이 그대로인 탓인지 몸무게에는 큰 변화가 없다. 그 대신 아침에 굳이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정신이 맑고, 야근한 다음 날에도 가뿐하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경우가 늘었다. 30대 후반 정도로 돌아간 느낌이다. 흑초를 마신 것 외에는 생활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아 확실히 흑초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인병이 발병한 후라도 발효식초를 꾸준히 먹으면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에 관한 다양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발효식초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일본 식품업체 미즈칸그룹은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2000년대부터 발효식초의 효능을 꾸준히 연구해왔다. 그 과정에서 2009년 발효식초가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 기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소 측은 고혈압 환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발효식초 15~30㎖를 물에 희석해 매일 마시게 했다. 8주 뒤 혈압을 측정한 결과 섭취 전 최고혈압이 150mmHg 이상이던 환자의 혈압 수치가 평균 11~15mmHg 내려간 사실을 확인했다.

    임상시험 통해 성인병 예방 효과 입증

    과도한 체력 소모와 정신적 스트레스, 탄수화물 위주의 불균형한 식단 등은 성인병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동아DB]

    과도한 체력 소모와 정신적 스트레스, 탄수화물 위주의 불균형한 식단 등은 성인병을 야기하는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동아DB]

    이 연구소는 또 발효식초가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도 기능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소 측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80~260㎎/㎗로 높은 남녀 95명을 대상으로 발효식초를 매일 일정량 섭취하게 했다. 12주 동안 섭취한 결과 실험군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13~14㎎/㎗ 떨어졌다. 초산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하는 데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는 2005년 제59회 일본 영양·식량 학회에서 발표되기도 했다. 

    이 밖에 발효식초는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2014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내놓은 보고서 ‘발효식품 과학과 산업의 종합발전 방향’에 따르면 발효식초는 칼슘 영양보조제와 함께 섭취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칼슘은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지만 식초의 구연산 성분과 결합하면 흡수가 잘된다는 것. 인용된 또 다른 연구 보고서 ‘식초의 생화학적 연구결과’ 내 ‘식초에 칼슘을 전기 투석한 결과’를 보면 발효식초가 합성식초보다 약 3배 많은 칼슘을 투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식 섭취 시 발효식초를 섞어서 먹는 것만으로도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식빵, 감자, 흰쌀밥 등은 인슐린 분비를 급격히 촉진하는 GI(글리세믹 인덱스) 수치가 높은 식품들이다. 2003년 스기야마 미치코 일본 가나가와현립보건복지대 교수팀은 흰쌀밥 한 공기에 오이식초를 첨가해 먹으면 그냥 흰쌀밥을 먹는 것보다 식후 혈당치가 천천히 올라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는 당질 분해를 돕는 소화효소 작용을 식초의 초산 성분이 약화시키면서 소화가 천천히 되게 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는 것이다.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를 보려면 발효식초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40대 초반에 당뇨 진단을 받아 고생했던 김성미 비네코 대표는 자신이 직접 만든 와인식초를 10년 동안 꾸준히 복용한 결과 현재 정상인과 비슷한 혈당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단독으로 섭취할 때는 반드시 1 대 5 비율로 물에 희석해 하루 세 번 식후에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식초는 칼슘과 철분 등이 몸에 흡수되는 것을 돕기 때문에 식사할 때 음식에 섞어 먹으면 더 효과적이다. 매번 요리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우유나 요구르트에 한 숟갈 넣어 먹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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