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6

2017.12.06

정치

이용섭 독주, 민형배 다크호스로 부상하나

2018 지방선거 판세는? 광주광역시장

  • 입력2017-12-05 14: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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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 민주통합당  강기정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 양향자 최고위원,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왼쪽부터).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 민주통합당 강기정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 양향자 최고위원,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왼쪽부터).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광주와 TK(대구·경북)가 대표적이다. 광주는 사회지도층의 여론이 대중 속으로 확산된다. 여론은 다분히 전략적으로 작동한다. 호남 차별이라는 오랜 피해의식이 방어적 여론 형성 과정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비해 TK는 대중의 여론이 사회지도층을 변화시킨다. 주류의식이 일반화돼 굳이 의사를 숨길 필요가 없다. 대중은 자기 의사를 거리낌 없이 표출하고 이는 곧 사회지도층의 여론이 된다. TK의 여론 형성 과정은 공격적이다.

    지난 탄핵정국과 5·9 대선 때도 그랬다. 탄핵정국 초기 TK에서도 탄핵 찬성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사회지도층이 탄핵 찬성 쪽에 섰다. 그러나 대중의 여론은 탄핵 반대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이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상당수 사회지도층은 탄핵 반대로 부랴부랴 회군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한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현 대표)는 광주의 사회지도층을 설득하지 못했다. 누가 뭐래도 광주는 범진보 진영의 핵심 진지다. 쇠락해가는 위상과 지역경제 속에서도 광주의 자존심은 여전히 날이 서 있다. 당시 국민의당과 안 후보는 이런 광주 사회지도층의 여론을 읽는 데 실패했고, 결국 대중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선명한 대결구도, 정치인 시장 vs 민생 시장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광주광역시장 선거. 지금 광주는 촛불민주주의를 일군 성취감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 집권 초기인 만큼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민주당)에게 힘이 실린 상태다. 호남 차별의 보상을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셈이다. 광주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은 갈수록 존재감이 약화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장 선거는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광주광역시장 선거에서 민주당내 경쟁은 선명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정치인 시장과 민생 시장이 맞붙은 것. 선두를 달리는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국회의원 3선 출신인 강기정 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치 경험이 강점이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전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을 지낸 시민사회 대표로 통한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냈다. 윤 시장과 민 구청장은 민생 시장을 표방하고 있다.



    11월 20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자체 조사 결과 차기 광주광역시장 적합도에서 이 부위원장은 23.3%를 획득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표 참조 ·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2010년 당내 경선, 2014년 무소속 단일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 부위원장은 여론조사로 보면 광주광역시장이 목전에 와 있다. 이 부위원장은 풍부한 정치 경험, 높은 인지도, 문재인 대통령과 원만한 관계 등이 장점이다. 단점으로는 실전(경선)에 약하다는 점이 꼽힌다. 민주당 경선은 권리당원의 비중이 크다. 강한 조직력, 끈끈한 유대관계가 승부를 가른다. 이 부위원장 앞에는 두 번 실패의 쓰라린 경험, 약점으로 지적되는 조직력의 보완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놓여 있다.


    시장 선거에서 쟁점은 ‘포스트 광주’ 비전 제시

    KSOI 여론조사에서 깜짝 2위를 기록한 인물은 민형배 구청장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사회조정비서관을 지낸 그는 8.0%를 획득해 윤 시장, 강 전 최고위원을 제치고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민 구청장은 인지도 면에서 한계를 지니지만 2014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83.36%로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민 구청장은 기초단체장으로서 광역에 도전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과 함께 차기 정치 지도자로 부각되고 있다. 많지 않은 정치 경험과 리더십 입증은 민 구청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윤 시장은 KSOI 여론조사에서 7.4%를 획득, 3위에 그쳐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는 지난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의 전략공천 잡음 속에서도 화려하게 등장했다. 정치인 출신인 박광태 전 시장, 관료 출신인 강운태 전 시장에게 실망한 광주의 여론은 시민사회 출신인 윤 시장에게 주목했다. 광주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이라는 기대가 적잖았다. 그러나 윤 시장의 임기 4년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월 국민의당이 창당되면서 탈당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정치 경험 부재와 리더십 혼란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윤 시장은 정치 강자들이 우글거리는 당내 경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강 전 최고위원은 KSOI 여론조사에서 6.1%를 획득해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에게도 밀려 5위에 그쳤다. 그는 전남대 82학번으로 운동권을 대표한다. 젊은 나이에 이룬 국회의원 3선의 관록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광주 여론은 강 전 최고위원에게 ‘3선(12년) 동안 이룬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늘 던진다. 게다가 지방선거는 기존 인물보다 새로운 인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게 형성된다. 강 전 최고위원의 풍부한 정치 경험은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 ‘흘러간 인물’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KSOI 여론조사에서 천정배 의원은 6.5%를 기록해 국민의당 후보로는 적합도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3.0%를 얻었다. 현재 광주에서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선뜻 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인물이 없다. 또한 당에서 바른정당과 통합 의견을 놓고 내홍이 커지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광주의 고민은 ‘포스트(post) 광주’에 있다. ‘5·18 이후 그 무엇’을 찾고 있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금호타이어에 의존하는 지역경제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내년 광주광역시장 선거는 누가 ‘포스트 광주’의 비전을 제시하는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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