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8

2017.10.04

추석특집 | 가볍게 떠나는 하루 코스

추석 연휴에 ‘무작정’ 떠나도 좋은 경기·인천 가족여행지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 정혜연 기자 garpe06@donga.com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17-10-03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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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유례없는 긴 추석 연휴에 맞춰 해외로 떠나는 사람이 많다고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국내에도 보석 같은 여행지가 즐비하다. 서울에서 차로 1~2시간만 달리면 확 트인 서해와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숲이 우리를 반긴다. 추석 명절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줄 경기·인천지역 당일 가족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인천 강화도 & 석모도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 강화도는 요즘 같은 대하·꽃게철이면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대하구이, 꽃게찜 외에도 서해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재료들로 요리한 조개찜, 물회, 간장게장 등이 명절 음식에 물린 입맛을 되살려준다. 강화도 횟집은 선두5리어시장 등을 비롯해 여러 곳에 있다.

    마니산 참성단 & 강화지석묘


    강화도의 대표 관광 명소로 단군이 하늘에 제를 올렸다고 전해지는 마니산 참성단과 청동기시대 무덤인 강화지석묘(고인돌)를 꼽을 수 있다. 마니산은 해발 472m로 인천 강화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사면이 급경사인 데다 화강암이 넓게 분포해 산행하기 만만한 코스는 아니지만, 선선한 가을바람을 벗 삼아 도전해볼 만하다. 마니산 정상까지 가는 코스는 총 5개다. 그중 상방리 매표소에서 1004개 계단을 올라 정상까지 가는 ‘계단로’, 계단과 등산로가 적절히 섞인 3.6km의 ‘단군로’를 주로 이용한다. 
    단 군로에도 계단 수가 적잖은 ‘웅녀계단’이 있다. 하지만 이 계단을 오르고 나면 꿀맛 같은 보상이 기다린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말끔히 날려줄 시원한 바람과 발아래로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이 그것이다. 물론 이후에도 372개 계단을 거쳐야 비로소 참성단을 만날 수 있다.

    해마다 10월 3일 개천절에는 참성단에서 제천의식이 거행된다. 올해도 강화군은 10월 1~3일 참성단을 비롯해 마니산 일원에서 단기 4350년을 기념하는 강화 개천대축제를 개최한다. 특히 이번에는 추석 연휴와 맞물려 더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강화지석묘는 청동기시대 대표적인 북방식 지석묘로,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고려산 등성이를 중심으로 120여 기 지석묘가 분포하며, 강화지석묘 가운데 가장 큰 것은 높이 2.6m, 개석 길이 7.1m, 너비 5.5m이다. 강화고인돌광장에서는 11월 13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 ‘고인돌로 떠나는 밀(古) 당(氣go) 강화도 체험여행’이 진행된다.
    석모도 보문사·민머루해변·미네랄 온천  예전 같으면 강화군 외포리선착장에서 배를 타야 했던 ‘섬 속의 섬’ 석모도도 이제는 자동차로 단 몇 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석모대교는 길이 1540m, 폭 12m의 왕복 2차선 대교로 양끝이 원형교차로로 돼 있다.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인 보문사. 사찰 마당에서 10분가량 산을 오르면 눈썹바위의 마애석불좌상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내려다보는 서해 경치와 석양은 놓치지 말아야 할 풍광이다.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정족산 삼랑성에는 전등사가 있다. 대웅전 네 모서리 기둥 윗부분에 발가벗은 여인의 모습이 조각돼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사찰에서 하룻밤 묵는 템플스테이도 내·외국인에게 인기다. 나들이 가듯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강화나들길’ 가운데 한 코스를 선택해도 좋다. 총 31만300m의 20개 테마길에서 아름다운 숲길은 물론 바다, 갯벌, 천연기념물 저어새와 두루미 등 다양한 자연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 간조 때 민머루해변에 도착하면 갯벌체험도 할 수 있다. 조개잡이에 필요한 호미와 삽 등은 미리 준비해가는 게 좋다. 민머루해변은 깨끗한 모래로 유명한데, 해변을 걸으며 바다 풍경을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석모도는 지하 460m 화강암에서 용출되는 고온의 미네랄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칼슘, 마그네슘, 염화나트륨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따뜻한 노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바로 눈앞에서 석모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수질 보호차원에서 비누 사용은 금지돼 있으며 오로지 온천수로만 목욕이 가능하다. 이용료는 성인 9000원, 아동 6000원. 문의 032-933-3810




    붉게 물들수록 빛나는 그곳 경기 광주(廣州)


    정혜연 기자 garpe06@donga.com



    국토의 70%가 산지인 우리나라는 가을이면 온 산천이 붉게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시간을 내 멀리 강원도로 떠나는 것도 좋지만 서울 근교에서 가을을 만끽하는 방법도 있다. 여러 단풍 명소 중에서도 경기 광주시 화담숲은 국립공원과 달리 공들여 가꾼 아름다운 정원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팔당 물안개공원에서 코스모스와 어우러진 팔당호를 바라보노라면 한 폭의 명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넓은 곤지암도자공원도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보기 좋은 가을철 관광 명소로 꼽힌다.

    화담숲

    화담숲은 여느 수목원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여 가꾼 느낌이 들어 산책하는 내내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이곳에서는 신이 내린 선물에 인간의 노력이 더해져 아름답게 빛나는 숲을 만끽할 수 있다.

    화담숲은 2006년 LG상록재단이 공익사업 일환으로 도척면에 만든 수목원이다. 넓이는 135만5372㎡로, 총 17개의 테마 정원에 국내 자생식물과 도입식물 4300여 종을 심어놓았다. 특히 수국, 벚나무, 수련, 진달래, 단풍나무를 많이 보유한 식물원으로 이를 특성화한 산책로(테마원)에 들어서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솔이끼, 들솔이끼 등 이끼 30여 종이 계곡을 따라 어우러진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은 동화 속을 거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산책로 위쪽에 자리한 암석정원은 오랜 세월 굴러내려 쌓인 바위들을 이용해 돌다리를 만드는 등 공들여 가꾼 곳인데, 가을이면 특히 단풍과 바위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화담숲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비스듬한 경사면을 타고 올라가는 모노레일에 탑승하는 것. 모노레일은 전체 1~3구간(순환 8000원)으로 나뉘어 운영되기 때문에 원하는 구간에서만 탑승할 수 있다. 보통 오르막을 힘들어하는 관광객이 1구간(4000원)만 타고 올라갔다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서 관람한다. 가을철 주말에는 예약제로만 운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으니 헛걸음하지 않으려면 예약하는 것이 좋다.
    위치 도척면 도척윗로 278  운영시간 평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주말 오전 8시~오후 5시(11월까지 운영, 12~3월 휴장)  입장료 성인 1만 원, 어린이 6000원  문의 031-8026-6666, www.hwadamsup.com

    팔당 물안개공원

    동틀 무렵 호수에 어스름하게 깔린 물안개는 신비한 느낌을 준다.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면서 왠지 모를 공포가 엄습하기도 하고,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내 해가 뜨면서 호수와 물안개, 빛이 어우러져 장관이 펼쳐지는데, 보는 이의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다. 

    팔당호로 유명한 퇴촌면에서 양평 방면으로 가면 물안개가 자주 피어올라 아예 공원으로 조성된 팔당 물안개공원이 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팔당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으로 들어서는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남종면 분원리에서 귀여리로 가는 길인데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이 길가를 물들인다. 물안개공원은 귀여섬과 연결돼 공원이라기보다 조경이 잘된 섬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은 올해 초 경기도로부터 3억5000만 원을 지원받아 새 단장했다. 공원 진입로 부근에 그네 의자와 파고라 등 쉼터가 조성됐고, 산책로 주변은 수령 30~40년의 우량 수목과 30여 종의 초화를 심어 가꿨다. 공원 곳곳에는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는데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절정을 이뤄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길산, 예봉산 산마루를 마주하고 있어 이를 감상하며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다. 공원 인근에서 클래식 전통카, 삼발이스쿠터, 패밀리카트, 2인용 자전거 등을 대여해줘 가을바람 맞으며 가족과 함께 여가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위치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 일원  문의 031-760-4482

    곤지암도자공원

    경기 광주시는 조선시대 왕실용 백자를 만드는 관요가 운영되던 지역이다. 지금도 광주 곳곳에는 젊은 작가들이 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있다. 곤지암도자공원은 약 66만㎡(20만 평) 땅에 삼리 구석기유적을 시작으로 선사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도자기 관련 역사를 생생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곤지암도자공원 안에는 경기도자박물관이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 도자기의 탄생을 배우고, 주요 유물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작품도 관람할 수 있다. 여러 작가가 참여해 조성한 모자이크 정원도 명물이다. 모자이크 정원은 도예지에서 발원한 물이 수중무대를 돌아 도랑천을 지나고 조선왕조 오백년 설화가 함축된 도문지에 이르는 과정을 작품으로 구성한 대규모 정원이다.

    ‘세계도자기엑스포 2001 경기도’ 개최를 기념하고자 설치된 도자기엑스포조각공원은 국내 작가를 대상으로 열린 공모전을 통해 선정한 작품 97점이 넓은 잔디밭 곳곳에 설치돼 휴일을 맞은 가족이나 연인이 산책하며 작품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이 밖에 전통공예원, 도자기 체험교실, 도자쇼핑몰, 조각공원, 갤러리카페 등이 상시 운영돼 전통을 배우고 예술을 느끼며 쉬어갈 수 있는 복합 문화체험단지로 손꼽힌다.
    위치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경충대로 727  운영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문의 031-799-1500, www.kocef.org





    임진각 중심으로 하루 여행 경기 파주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파주(坡州)는 ‘둑 위 마을’ 또는 ‘둑과 제방이 많은 마을’로 풀이된다. 경기 파주가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건 북서쪽의 임진강 때문이다. 수량이 풍부하고 경관이 아름다워 조선시대 도성 근처 물류와 관광의 중심지였던 임진강은 지금도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품고 흐른다. 파주는 이 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개성과 맞닿아 있어 평화와 안보의 가치를 되새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올 추석에는 임진강변에 있는 남북 분단의 상징적 장소 ‘임진각’을 중심으로 삼색 가족여행을 계획해보자.




    임진강변 옛길 걷기

    선유삼거리-화석정-임진나루터 앞-임진리 오토캠핑장-장산1리 마을회관-임진강역-임진각
    경기문화재단이 2013년 복원한 경기옛길 중 ‘의주길’ 제5길인 ‘임진나루길’은 조선을 대표하는 유학자 율곡 이이(1536~1584)의 삶이 깃든 유적지에서부터 임진각까지 이어진다. 너른 들판과 야트막한 언덕, 푸른 임진강이 어우러진 파주의 가을 풍경을 감상하며 가족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율곡은 파주 임진강변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관직에서 물러난 뒤 이곳으로 돌아와 시를 짓고 지역 유림들과 학문을 논하며 여생을 보내기도 했다. 이 지역에서 특히 율곡의 향취가 짙게 밴 곳은 경기도유형문화재 제61호 화석정이다. 당초 이 일대는 고려 말 유학자 야은 길재가 살던 곳으로, 1443년 율곡의 5대 조부가 이를 기념해 처음 이 자리에 정자를 지었다고 한다. 이후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1673년 율곡의 후손이 다시 세웠고, 6·25전쟁 때 다시 화마를 입었으나 1966년 복원됐다.

    선유삼거리 출발점에서 화석정에 이르기 전 만나게 되는 ‘이세화 선생 묘’(경기도 기념물 제60호)도 가벼이 지나칠 곳이 아니다. 쌍백당 이세화(1630~1701)는 조선 숙종 때 이조·예조·병조판서 등을 두루 지낸 문신으로 청백리 표창을 받았다. 인현왕후 폐위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 고초를 겪고 유배되는 등 이야깃거리도 풍부하다.

    우리 역사와 문화를 헤아리며 옛길을 걷다 보면 만나는 ‘임진각’은 군사분계선에서 7km 떨어진 안보 관광지다. 이곳에 있는 ‘자유의 다리’(경기도 기념물 제162호)는 임진강 건너편 북쪽과 파주를 잇는 유일한 통로로, 1953년 휴전협정 이후 한국군과 유엔군 포로 1만2773명이 이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돌아왔다.

    선유삼거리에서 임진각에 이르는 12.7km 걷기 여행 구간 가운데 화석정, 장산1리 마을회관, 마정3리 마을회관, 임진각 등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
    문의  ggoldroad.ggcf.or.kr

    임진각 & 헤이리 100배 즐기기

    남북 접경지에 자리한 임진각은 명절 연휴 고향이 그리운 실향민과 여느 가족이 즐겨 찾는 장소다. 임진각 전망대에서 남과 북의 풍경을 조망한 뒤 바람개비 3000개가 도는 푸른 잔디밭 ‘평화누리’와 ‘도라산평화공원’ 등을 둘러보자. DMZ(비무장지대)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다양한 조각품이 어우러져 있어 산책 코스로 일품이다. 임진각 관광안내소에선 매일 오전 9시 20분 ‘비무장지대 연계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순환버스를 타고 DMZ 지역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임진각→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통일촌→임진각(약 3시간) △임진각→도라전망대→제3땅굴→허준 선생 묘→해마루촌→임진각(약 3시간 30분) 두 종류가 있다. 이용 시 신분증이 필요하다. 문의 031-954-0303(DMZ 매표소) 또는 031-940-8523(파주시 관광진흥센터) 임진각 일대를 둘러본 뒤엔 20km가량 떨어진 헤이리 예술마을로 이동하자. 산등성이를 방해하지 않도록 나지막이 지은 건물이 파주의 자연과 조화를 이룬다. 광장 보도블록 하나까지 공들여 제작한 흔적이 엿보인다. 문의 www.heyri.net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차로 10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프로방스마을’도 약 2만m²의 터에 아이비가 넝쿨진 파스텔톤 건물, 아름다운 분수와 키 큰 나무 등이 어우러져 가족이나 연인들 사이에서 산책 코스로 인기가 높다. 문의 provence.town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임진각에서 북서쪽으로 3.5km만 더 가면 지난해 화제를 모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 ‘캠프그리브스’가 있다. 드라마에서 가상의 공간 ‘우르크 기지’로 등장한 이곳은 사실 6·25전쟁 정전협정 후 미2사단 506보병대대가 장기 주둔하던 곳이다. 2007년 8월 우리 정부에 반환됐고, 지금까지도 장교 숙소, 생활관, 체육관 등 미군이 사용한 시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단, 민간인 출입통제선 안에 있어 방문이 자유롭지는 않다.

    ‘태양의 후예’ 방송 후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자 경기도는 이곳을 ‘민간인을 위한 평화안보 체험시설’로 꾸미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북·대남 방송이 생생히 들리는 현장에서 특수 제작된 군복을 입고 관련 시설을 관람하는 내용이다. 군번줄 만들기 등 어린이를 위한 체험활동 프로그램도 있다. 11월 30일까지는 ‘DMZ, 영화로 세상과 소통하다’라는 제목으로 현장 체험과 영화 관람 등을 묶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참가비는 인당 1만 원으로 예약 후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문의 dmzcamp131.or.kr




    꽃과 숲, 물이 어우러진 경기 가평 & 양평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서울 근교에 위치한 경기 가평과 양평은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가평 남이섬과 제이드가든을 둘러본 뒤 양평으로 넘어가 세미원, 두물머리에서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다. 닭갈비에 잣막걸리 한잔이면 여행 피로도 단박에 날아간다.   

    낭만 가득, 남이섬

    북한강에 떠 있는 반달 모양의 남이섬은 ‘가평 하면 남이섬’이 공식처럼 떠오를 만큼 사시사철 언제 찾아도 좋은 곳이다. TV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해외에 널리 알려져 해마다 외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남이섬은 1944년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강원 춘천시와 경기 가평군 사이 섬이 됐다.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가평 남이섬종합휴양지선착장에서 오전 7시 30분부터 운항하는 배를 타면 5분 만에 섬에 도착한다. 또 다른 방법은 짚와이어를 타고 가는 것으로, 하늘을 나는 짜릿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패밀리와 어드벤처 등 2개 코스가 있으며 가격은 각각 인당 3만8000원이다. 패밀리 코스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시속 30~40km로 총 940m를 날아간다. 소요 시간은 약 1분 30초. 어드벤처 코스는 시속 80km로 훨씬 빠르다. 짚와이어에서 내리는 곳은 자라섬으로, 그곳에서 다시 배를 타고 남이섬으로 들어간다.
    문의 031-582-8091

    남이섬에 도착하면 울창한 숲이 반긴다. 섬 가운데를 관통하는 중앙잣나무길, 남이섬의 상징이 된 메타세쿼이아길, 그림책놀이터, 호텔 정관루 등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자전거로 1시간가량이면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투어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섬을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인기. 가격은 인당 5000원으로 20분가량 소요된다.


    제이드가든

    한화호텔&리조트가 운영하는 제이드가든은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을 주제로 한 수목원으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넘쳐난다.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빌라 양식을 본떴으며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풀하우스 테이크 2’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16만㎡ 대지에 들어선 분원은 모두 24개로 만병초류와 단풍나무류, 붓꽃류, 블루베리 등 식물 2622종이 자생한다. 이국적인 풍광으로 유명한 ‘로도덴드론가든’에는 고산지대에서만 자라는 200여 종의 만병초와 양치식물, 노루오줌류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국내 처음으로 은행나무로만 조성한 ‘미로원’은 나무가 자라면서 터널식 미로가 만들어져 분위기를 잡는 데 그만이다. 계곡을 따라 넓게 펼쳐진 ‘워터폴가든’은 시원한 폭포수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블루베리원’과 ‘고층습지’를 빼놓지 말자. 아이와 직접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물론, 개구리 알과 도롱뇽 알 등도 직접 만져볼 수 있다. 내려오는 길에는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피크닉가든’도 마련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 8500원, 청소년 6500원, 아동 5500원. 문의 033-260-8300
    양평 세미원 & 두물머리

    연꽃 정원으로 유명한 ‘세미원’은 10월 31일까지 ‘수련문화제’를 진행한다. 세미원 입구에 들어서면 시원하게 물줄기를 내뿜는 장독대 분수 옆으로 많은 수련이 관람객을 반긴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빅토리아 연못에 ‘꽃의 여왕’이라 부르는 빅토리아 수련이 한가득 피어 있다. 수련 가운데 가장 큰 잎과 꽃을 자랑하며 밤에 완전하게 꽃을 피우는 귀한 수련이다. 그 외에도 수련문화제 기간에는 열대수련 연못과 세계 수련관에서 세계 각지의 다양한 연꽃을 만나볼 수 있다. 문의 031-775-1834.

    세미원 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입장 무료)를 빼놓을 수 없다. 세미원에서 ‘배다리’를 건너 두물머리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걸어서 20분 남짓. 배다리는 이름 그대로 배를 연결해 만든 다리로, 물살에 따라 출렁거려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두물머리에는 소원쉼터, 물안개쉼터, 갈대쉼터, 다온광장 등 잔잔하게 흐르는 강을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두물머리를 둘러보다 출출할 때 즐기는 연잎핫도그도 별미. 주변 카페 옥상에서 두물머리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노을이 물들 때쯤이면 다시 배다리 인근으로 향한다. 배다리 조명과 세미원 해질녘 풍경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양평·가평 여행의 또 다른 재미는 다양한 먹을거리다. 닭갈비에 막국수는 기본이고, 잣으로 만든 잣국수, 잣막걸리 등도 유명하다. 남한강이나 북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인 칼칼한 매운탕도 입맛을 돋운다.




    진한 가을 향내 날리는 고을 경기 포천



     정혜연 기자  garpe06@donga.com

    이야기를 자주 들어 익숙해진 명작은 읽지 않고도 내용을 다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경기 포천시는 명작과도 같다. 서울 근교 여행지로 빠짐없이 이름이 오를 만큼 유명하지만 막상 꼼꼼히 둘러본 기억이 없어 늘 새로운 곳이다. 명성산 등 여러 산이 에워싸고 있어 가을철 관광명소로 꼽히는 산정호수, 진한 허브향이 머릿속을 맑게 해주는 허브아일랜드, 피로를 푸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신북온천 등 긴 연휴 가족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포천 여행지를 소개한다.

    산정호수 명성산

    포천 하면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대표적인 관광지다. ‘산속에 있는 우물’이란 뜻의 산정호수는 특히 호수를 한 바퀴 에워싸고 있는 3.2km 길이의 둘레길이 유명하다. 호수를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둘레길은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마력을 지녔다. 둘레길과 함께 조성된 산정호수 수변데크는 편히 쉴 수 있는 데다 호수와 한 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매력적이다.
     
    둘레길은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앞 하동주차장에서 시작되는데, 입구에 자리한 포천갤러리에 들러 포천의 유래를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또 인근 산정호수조각공원에는 각기 다른 주제의 조각작품 17점이 전시돼 있어 산정호수와 함께 둘러보기에 좋은 코스다.

    산정호수를 감싸고 있는 명성산은 한자로 ‘울 명(鳴)’ ‘소리 성(聲)’으로, 궁예가 태조 왕건에게 패한 후 산에 숨어들어 크게 울었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10월이면 명성산 일대를 빼곡히 수놓는 억새꽃을 보려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억새꽃밭은 멀리서 보면 새하얀 눈송이 같다. 바람이 불 때마다 이리저리 물결쳐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매년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10월 13~15일이다. 추석 연휴에도 억새꽃밭을 미리 즐길 수 있다.

    억새꽃밭까지 가는 등산로 역시 장관이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빨갛게 물드는 웅장한 자태의 등룡폭포도 시원스럽다. 등산로는 자인사 코스, 등룡폭포 코스, 신안고개 코스 등 3개로 나뉘는데 볼거리가 많고 길도 완만한 등룡폭포 코스를 찾는 이가 많다.
    위치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로411번길 104  문의 031-531-4114

    허브아일랜드

    일 년 내내 다양한 허브를 감상하며 매력적인 향내에 취할 수 있는 곳이다. 연인의 당일치기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지만 가족 나들이 명소로도 늘 이름이 오른다. 허브 말고도 산타마을, 미니동물원, 베네치아 마을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어 여느 식물원처럼 단조로울 것이란 선입견을 무색하게 만든다.

    필수 코스인 허브식물박물관은 20년 전 약 9917㎡(3000평) 대지에 조성됐다. 우리나라에서 국공립식물원을 제외한 단일종 식물원으로는 최대 규모다. 이곳에서는 허브 250여 종은 물론, 다양한 식물이 사계절 내내 푸름을 간직한 채 생명력을 발산한다. 3개의 실내 전시관과 플라워가든, 폭포수 정원 등 야외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다.

    박물관 뒤편으로는 잣나무숲에 조성된 산타마을이 기다리고 있다. 봄·여름·가을에는 보랏빛 라벤더와 바질, 바늘꽃, 레몬버베나 등 허브가 관람객을 반긴다. 곳곳에 조명이 설치되는 겨울철에는 불빛동화축제가 열리는데, 300m 길이의 불빛터널이 특히 유명하다. 산타마을 아래편에서는 미니동물원이 꼬마 손님들을 맞이한다. 미니돼지 복이와 꿈이, 울음소리가 매력적인 산양 산이와 양이, 찬란한 깃털의 공작새 딜리 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밖에도 닭, 오골계, 토끼, 칠면조 등 작은 동물들이 오순도순 모여 살고 있다. 동물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시관뿐 아니라 허브아일랜드 내부에 펜션도 있어 하루 정도 쉬어갈 수 있다. 여느 펜션과 달리 이곳은 동화를 모티프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공주의 핑크빛 방을 연상케 하는 마드모아젤, 프랑스 승리의 여신 잔 다르크를 테마로 꾸민 잔다르크, 빨간 모자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빨간모자 등 객실 이름도 독특하다. 동화를 사랑하는 아이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
    위치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947번길 35  운영시간 평일 · 일요일 오전 9시~오후 10시, 토요일  ·  공휴일 오전 9시~오후 11시  입장료 어른 6000원, 어린이 4000원  문의 031-535-6494, herbisland.co.kr

    신북온천 스프링폴

    환절기만 되면 큰 일교차에 몸이 으슬으슬하다.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가 피로를 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서울 근교에서 특히 포천은 중탄산나트륨(탄산수소나트륨) 성분이 함유된 온천으로 유명하다. 신북온천은 물 좋고 자연경관이 수려하기로 유명한 포천의 열두개울이 인근에 자리해 온천과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스프링폴은 추석 연휴 오랜만에 한데 모인 3대가 다 함께 찾기에 좋다. 어른은 온천탕에 삼삼오오 모여 피로를 풀고, 아이들은 쾌적하고 안전한 파도풀, 유수풀, 바데풀 등 물놀이 시설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밖에 자연 정취를 만끽하면서 온천욕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스파 시설과 노천탕, 사우나, 황토방, 아이스방이 있어 피로를 풀고 삶의 활력을 충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온천욕을 끝내고 근교를 산책하며 가을 정취에 취해보자. 스프링폴 뒤편에 자리한 종현산은 해발 588m로 야트막해 쉬엄쉬엄 오르기 좋다. 종현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는 피서지로 손꼽히는 열두개울이 흐른다. 열두개울은 이름대로 큰 굽이가 열두 곳이란 뜻인데, 계곡이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종현산 기슭에는 삼정골이라는 마을이 있다. 조선 초기 세 정승이 난을 피해 이곳에 은거하며 외부와 접촉을 끊고 산수를 벗 삼아 여생을 보냈다는 뜻에서 삼정골이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종현산은 포천 잣의 주산지이기도 하다. 6·25전쟁 때 잣나무가 많이 훼손됐지만 이후 잣나무를 다시 심어 예전처럼 많은 양의 잣이 나오고 있다. 온 가족이 산을 오르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이야기꽃을 피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위치 포천시 신북면 청신로 571  운영시간 오전 7시~오후 7시  입장료 어른 평일 2만4000원 ·  주말 2만7000원, 어린이 평일 1만7000원  ·  주말 1만9000원  문의 031-536-5025, www.sinbukres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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