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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文 정부 검찰 인사도 결국 ‘코드인사’

정치검찰 청산 공염불 그쳐 … 공정한 인사심의 제도 절실

  • 배석준 동아일보 기자 eulius@donga.com

    입력2017-08-04 17: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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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27일 이뤄진 첫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인적쇄신’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하다 좌천된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지검)장을 파격적으로 발탁하고, 이른바 ‘우병우 사단’으로 지목된 고검장 등 간부 10명을 좌천시켰다. 이를 시발점으로 문재인 정부는 ‘정치검찰’ 청산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15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실시된 이번 정기인사에서 파격 인사를 계속 이어가진 않았다. 다만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한 인사들을 복권시키거나 우 전 수석과 가까웠던 검사들을 요직에서 배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한편으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치검찰’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은석 서울고등검찰청(고검)장의 발탁은 상징적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좌천된 검사들의 복귀를 뜻한다. 조 고검장은 2014년 대검찰청(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조 고검장은 세월호 참사에서 해경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지 말라는 청와대 측 주문에 반대하면서 마찰을 빚었다. 이후 청주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밀려났다.



    반(反)우병우 ‘승진’, 친(親)우병우 ‘배제’

    당시 광주지검 부장검사로 해경을 직접 수사한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도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영전했다. 윤 차장검사는 2014년 6월 해경 서버를 압수수색하려 하자 당시 민정비서관이던 우 전 수석이 전화를 걸어 이를 막으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윤 차장검사는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근무했다.



    이처럼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서울고검 검사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파견 근무 중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형사부장에 보임된 이성윤 검사장이 대표적이다. 이 검사장은 2004년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근무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지냈다.

    반면 우 전 수석과 함께 근무했다는 등의 이유로 ‘우병우 라인’으로 찍힌 유상범 광주고검 차장검사와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 이동열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주요 수사파트에서 배제됐다.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으로 좌천된 유 차장검사는 한 달 만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다시 전보됐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검찰 내에서 사실상 무보직 대기발령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2014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있으면서 ‘정윤회 문건’ 수사를 지휘했다. 유 차장검사는 결국 인사가 난 다음 날 사의를 표했다. 그는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의 글에서 ‘저는 3차장으로 수사를 지휘하며 오로지 진실을 밝히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문서의 진위와 유출 경위에 대해 역량이 되는 한 빠짐없이 모든 진상을 밝혔다고 감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부산 혜광고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원전 비리, 방산 비리 등 굵직한 사정수사를 주도했던 김 단장은 조 고검장이 머물렀던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밀려났다. 이 차장은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수사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 임명됐다. 앞서 법무부는 과거 부적절한 사건 처리 등을 이유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과 김진모·전현준·정점식 전 검사장을 대상으로 좌천인사를 단행했다. 이들도 모두 검찰을 떠났다.

    문 정부가 들어서고 잇따라 진행된 검찰 인사를 두고 검찰 내에서는 ‘인적 청산’을 벗어나 검찰의 중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정부가 애초 내걸었던 검찰인사위원회의 실질화를 통해 정치권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전고검에 있던 윤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검찰청법 제35조는 외부인사가 포함된 검찰인사위원회에서 인사안을 심의·의결하게 돼 있다. 특히 법무부에서는 2013년부터 신임 검사장 임명 때 검찰인사위원회를 반드시 열도록 하고 있다.



    머나먼 검찰인사위원회 실질화

    이에 검찰 안팎에서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는지를 두고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고검장급이던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검사장급으로 낮춘 부분 등은 검찰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받아야 한다”며 “정권에 맞는 사람을 주요 자리에 넣을 수는 있지만 그 앞에 마련된 절차는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사법연수원 22, 23기가 대거 사의를 표명하거나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 내 최고 이론가로 정평이 난 이완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도 7월 31일 사의를 표했다. 그는 검찰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검찰인사심의위원회’를 꼽았다. 이 지청장은 “검찰인사심의위원회를 만들어 검사 인사를 실질적으로 심사한 뒤 그 인사안 초안을 제청권자인 법무부 장관이나 의견개진권자인 검찰총장에게 제출하고, 그 인사안을 토대로 제청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실질적으로도, 외형적으로도 공정성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03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검사들의 대화에서 대통령이 인사심의위원회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 했고, 이후 법무부를 통해 자료가 요청될 것에 대비해 관련 자료와 법률 초안을 마련해뒀다”며 “그러나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때 그런 제도가 도입됐다면 검찰이 지금처럼 추락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는 이 지청장의 견해에 동조하는 검사가 많다. 권력 교체기마다 ‘특정 라인 심기’로 ‘정치검찰’ 논란이 불거지는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얘기다.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에 근거해 인사가 진행돼야 정치권력의 외풍을 타지 않는 ‘중립적인 검찰’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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